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銅스크랩 납품車가 고속도로휴게소에 무정차 통과하는 이유 … 유통가격 1만원(kg) 시대
銅스크랩 납품車가 고속도로휴게소에 무정차 통과하는 이유 … 유통가격 1만원(kg) 시대
  • 박준영 기자
  • 승인 2021.04.2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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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9,900원 출발 작년 평균比 60% 급등
25톤車 한대 납품 결제대금 2억5천만원 넘어
유통업계 자금부담 커지고 수익성 악화
도난 손실 리스크까지 … 보안관리 비상 

27일 LME 전기동 가격이 톤당 9,888.5달러로 마감돼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 2월7일의 10,145달러에 성급 다가왔다. 이날 마감가격은 작년 평균 6,180.6달러에서 무려 60% 급등한 것이다.

세계경제흐름을 반영한다는 뜻에서 ‘Dr 카파’라는 별칭이 주어진 전기동 급등의 주원인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요 시장의 빠른 회복세가 꼽힌다. 미국, 중국, 유로존에 이르는 주요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3월 마킷 서비스업 지수(60.2)와 ISM 서비스업 지수(63.7)는 역대 최고 수준치이고 중국의 3월 신차판매 역시 전년동월대비 66.8% 급증한 238만대를 기록했다(1분기 누적 634만대 72.8% 증가). 특히 친환경차 판매는 28만대로 전년동월대비 420% 급증했다. 

수요 개선과 함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 상승압력이 증폭됐다. 최대 구리정광 생산국 칠레와 페루에서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국경폐쇄와 유지보수 관련 이슈가 발생해 공급차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 유통가격 kg당 1만원 … 보안관리 최고수준 격상

LME 전기동(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동(銅)스크랩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동스크랩 시세는 LME 가격의 98%에 환율을 적용해 산출된다. 이번주 동스크랩 유통가격은 28일 기준 9,900원(kg, 고급동, 大商 현금매입 도착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가장 최근 저점이던 2020년 3월5주 5,650원에서 75%(+4,250원) 급등한 것이다. 이변이 없는 이상 이번주 사상 처음 1만원 돌파가 예상되며 실수요 납품가격은 이미 1만원대를 넘었다.

연간 120만톤으로 추정되는 국내 동(銅)시장에서 동스크랩 규모는 약 40만톤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40만톤 소비량 가운데 45%가 국내 자급물량이다. 

동스크랩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를 취급하는 유통업계는 이득보다 손실과 위험부담이 커졌다고 한다. 우선 매출규모와 자금부담이 거의 두 배 늘어났다. 동스크랩 가격이 kg당 1만원인 현재 시점에서 6천원이었던 1년전(2020년 4월)과 비교해 매출과 자금부담이 67% 급증했다. 반대로 수익성은 나빠졌는데, 동스크랩 유통마진이 정률이 아닌 50~100원 떼기 정액 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즉 판매단가가 6,000원이고 마진이 100원이라면 수익률이 1.7%지만 판매단가가 1만원으로 높아졌고 마진은 그대로 100원 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1%로 내려간다.

보안관리, 도난 리스크도 커졌다. 유통시세 1만원(kg)을 기준으로 25톤 차량 한대 분의 거래가액은 2억5천만원으로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高價) 원자재 특성상 평상 시에도 도난방지, 재고손실 리스크가 큰 데 지금은 보안 관리수준을 최고단계로 끌어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가급적 창고보관 재고를 최소화 하고 납품과정에서 도난방지를 위해 이중 삼중 관리와 체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납품차량은 웬만해선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지 않는다”며 “납품차량에 직원이 동석하거나 (사장이) 직접 뒤를 따라가는 것도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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