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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철근시황] 기로에 선 6월, 진검승부
[스틸in 철근시황] 기로에 선 6월, 진검승부
  • 정호근 스틸in 기자
  • 승인 2020.06.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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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렸던 5월 하순..’마지노선 방어’

5월 철근 시장이 마지노선 방어에 성공했다. 월초 연휴로 영업일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요란했던 우천과 예상치 못한 레미콘 파업 등이 견고했던 시장을 흔들었다. 봄 성수기를 지나는 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불안심리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균열을 막은 것은 시세붕괴에 대한 경각심이었다. 5월 하순 철근 유통시장은 마진폭을 반납하는 수준에서 추가 하락을 막았다. 대형 유통점은 톤당 64만원의 판매가격에서 조정을 멈춰 섰고, 중소형 유통점들 역시 톤당 63만5,000원의 마지노선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크게 세 가지 경각심이 작용했다. 첫번째는 저가판매로 매출과 수익 어느 것도 위안을 찾을 수 없다는 뼈아픈 경험이다. 두번째는 힘겹게 벗어난 적자마감 구조로 다시 돌아갈 경우,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다. 세번째는 마지노선 가격이 무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시세붕괴가 연출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다.

수입산 철근의 경우, 5월 하순의 하향기류가 좀 더 강했다. 월말을 앞두고 신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해당 물량이 넉넉한 원가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긴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랜만에 등장했던 ‘입항 전·선판매’가 수입업계의 취약한 거래심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주 수입산 철근 시장은 톤당 60만5,000원을 기준으로 5,000원 범위의 최고가와 최저가를 형성했다. 다행히 무분별한 저가경쟁으로 확전 되지 않으면서, 달라진 인식과 선방을 평가할 만 했다.

5월 시장에 대한 평가가 중요해 졌다. 고점인식의 부담 속에, 우호적이지 않은 변수들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와 유통 거래가 함께 둔화되는 부담이 컸다.

꿋꿋하게 버텨오던 시중가격의 후퇴를 부인할 수 없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만,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마지노선에 대한 저항감이 강했다. 무엇보다, 유통시장 스스로 조절 가능한 범위에서 하향압박을 방어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는 결과다.
 

◇ “밀리면 적자”, 마지노선 승부 ‘연장’

비수기 문턱을 넘는 6월의 진검승부 부담이 커졌다. 휴일 등 거래흐름의 왜곡 없는 온전한 한 달 동안, 계절적인 시황변화를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상반기 동안 지켜온 수익 중심 판매정책이 ‘여유 없는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철근 제강사는 6월 가격방침을 동결했다. 큰 폭으로 오른 철스크랩 가격의 부담을 끌어 안는 대신, 6월 시장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선택이다. 5월과 동일한 가격방침으로 6월 시장을 묶고, 6월 시장에서 차기 가격방침의 새로운 설득력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유통시장도 당분간 변화를 선택할 수 없다. 5월 하순을 방어하는 동안 유통업계의 원가여력을 소진한 상황이다. 마지노선에서 6월 시장을 출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 6월 동안 연출될 수 있는 변수를 감당해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5월을 마무리했던 톤당 64만원이 6월의 출발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인 첫 주의 관망도 의미가 크지 않다. 선택지가 없는 유통 업계 입장에서는 ‘버티거나’ vs ‘무너지거나’ 양단의 선택 뿐인 사투를 벌여야 하는 형편이다.

계절적인 수요흐름과 기상악화 등의 변수 탓에, 6월은 하순의 부담이 크다. 그런 이유로, 가장 경계해야 할 구간은 월초~중순, 즉 6월 상순이다. ‘시황악화 부담이 덜한 중순 이전에, 선제적인 매출확보 승부에 나서야 한다’는 동일한 생각 때문이다. 5월 중순 이전의 시세와 거래심리 조절이 6월을 판가름 할 중요한 관건인 셈이다.

성수기→비수기로 넘어가는 6월 시장에서 실수요의 변수 또한 커진다. 가공 턴키 수주중단의 예민한 실랑이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실수요의 추세 변화 부담이 예년의 6월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시장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수입산 철근에 대한 긴장감도 높여야 한다. 6월 시장의 시세변화나 변수에 대한 부담은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에게 동일하다. 반대로 국내산이나 수입산 어느 쪽의 변수이든,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황변화에 대한 부담은 동일하지만, 수입산 철근의 원가여력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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