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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국내외 경제 성장률 지난해보다 하락"
LG경제硏 "국내외 경제 성장률 지난해보다 하락"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6.04.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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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경제전망]

올해 세계경기는 하향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국가간 성장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세계경제를 번갈아가며 떠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최근 대부분 주요국가들의 성장세가 약해지면서 성장을 주도할만한 국가가 부재한 상황이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불확실한 가운데 국가부채 우려로 재정확대도 어려워 정책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다. 지난 수년간 3%대를 유지해오던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하향 흐름 속에서 취약한 국가들의 위기리스크가 수시로 재개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전망이다. 30달러대의 낮은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생산국의 국가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며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위기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연초 유가급락과 세계금융시장 불안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경제심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국내경제 지표들이 일부 호전되고 있지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계경기 부진과 우리 주력제품의 산업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경기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이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물량 둔화, 단가하락으로 통관수출은 마이너스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저유가가 기업수익성 개선, 가계 구매력 증대로 이어져 설비투자, 소비 증대에 기여했지만 이러한 효과는 점차 축소될 것이다. 수출부진으로 기업수익성이 떨어지고 고용과 임금상승세도 둔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경기의 활력도 점차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경기의 상승세가 멈추면서 건설투자 증가세도 꺾일 전망이다. 연간 경제성장률은 2.4%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서비스 산업의 고용수요 둔화로 취업자 증가수가 20만명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낮은 성장과 저유가 기조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1%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저유가로 수입도 위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는 1,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180원 수준의 약세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달러 표시 1인당 국민소득은 27,200 달러에 머물러 지난해(27,340달러)보다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 세계경제 전망
 

세계경기 하향흐름 예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뚜렷해진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이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주요국가들의 경제활력이 대부분 더 낮아지거나 회복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전세계적으로 투자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던 소비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1> 참조). 더욱이 교역 위축은 지난해 말 이후 더욱 가속되고 있다. 세계교역은 금액기준 두자리수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물량기준으로도 성장세가 계속 낮아지는 모습이다(<그림 2> 참조).

최근 수년간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성장모멘텀은 전통 서비스 부문의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고용확대였지만 주요 국가들에서 이러한 성장흐름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미국은 실업률이 4%대까지 낮아지는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하면서 추가적인 고용확대 속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중국은 그동안 빠른 고용확대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기업부담을 높이고 노동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일본 역시 수요부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해지는 모습이다.

당분간 세계경기는 하향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경기 위축으로 생산성의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투입이 둔화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환율변화의 차이 등으로 국가간 성장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세계경제를 번갈아가며 떠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성장을 주도할만한 국가가 부재한 상황이다. 선진국의 수요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세계교역의 위축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신흥국들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적 대응 수단도 마땅치 않다. 미국은 임금 및 물가상승 우려로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계속되겠지만 정책효과가 아직 불확실하며 은행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주요국 경기부진으로 그동안 긴축기조를 보였던 재정정책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부채 리스크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재정지출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 수년간 3%대를 유지해오던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의 하향 흐름 속에서 취약 국가들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위기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연초 불안했던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었지만 금년중 이러한 불안상황이 수시로 재개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세계 수요부진에 따른 초과공급 지속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라 산유국의 국가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연초 일본과 유럽 금융시장 불안은 금융시장 리스크가 산유국뿐 아니라 선진국 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성장률 1%대로

미국은 고용 및 소비 등 주요 지표들이 전기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전반적인 성장활력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위기 이후 고용확대가 소비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실업률이 4%대까지 낮아지면서 추가적인 노동투입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제조업 성장세 저하로 노동생산성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3> 참조). 과거에도 미국은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까지 낮아지게 되면 경기과열과 함께 성장세가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된 바 있다(<그림 4> 참조).

실질소득 증가가 미진한 가운데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둔화되고, 임금상승 압력 증가로 기업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어 설비투자의 제약요인이 될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속도가 낮아지면서 지난해 빠르게 늘어난 건설투자 역시 점차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바뀌고 재정긴축이 강화되는 등 정책방향도 경기흐름에 부정적이다.

미국경제의 성장률은 지난해 2.4%에서 올해에는 1%대 후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간 지속되어온 경기상승국면을 마감하고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저유가 효과 줄어들며 경기흐름 꺾일 전망
 
지난해 유로존은 1.6% 성장하며 비교적 견실한 회복세를 보였다.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저유가로 가계와 기업 수지가 개선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회복된 바 있다.
 
유로존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은 실업률의 추가 하락 여지가 남아 있어 올해에도 고용증대와 이에 따른 가계소득 및 소비증가 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긍정적 효과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유로존 성장세는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추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이너스인 정책금리가 더 낮아질 예정이지만 은행권의 수익성 저하에 따른 부실위험 등 정책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가하락폭도 지난해만큼 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가계소비 진작 효과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유로화의 약세기조가 멈춘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중동 등 주요 수출국의 성장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출의 성장주도력이 뚜렷하게 약화될 전망이다(<그림 5> 참조).

정치적 불확실성도 잠재해 있다. 올해 6월 예정된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는 잔류로 결론 날 가능성이 좀더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까지는 지속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는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협약 체결로 기존의 통합 지향성이 후퇴할 가능성이 커 난민 문제와 함께 유럽 통합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게 될 것이다. 지난해 말의 파리, 지난 달의 브뤼셀 등 계속되는 테러 위협도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유로존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둔화되어 연간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엔저효과 줄어들며 회복 모멘텀 찾기 어려울 듯
 
지난해 일본은 1, 3분기에는 플러스, 2,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롤러코스터 경기를 보인 가운데 연간 0.5% 성장에 그쳤다. 저유가라는 훈풍을 만났지만 소비세율 인상 후 소비 침체가 계속되었으며 수출과 설비투자도 둔화되었다.

올해에도 경기 회복의 모멘텀은 약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작동했던 경로는 엔저로 인한 기업 실적 개선이 설비투자 확대와 고용 및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까지 파급되는 것이었다. 기업실적은 좋아졌지만 임금상승세가 미미하게 이루어지면서 가계소득이 충분히 늘지 못하고 있다(<그림 6> 참조). 더욱이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 저하와 경기 불확실성 증대로 소비성향도 하락하면서 가계의 소비지출은 소비세율 인상 이전 수준으로 좀처럼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엔저 현상이 멈추면서 기업 및 수출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올들어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는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연내 추가 금융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 연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가 미미했던 데에서 드러나듯이 반등의 불씨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 올해 제로성장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성장목표 하단에 턱걸이

중국은 올 들어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소비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등 경제지표들이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경제연관성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동반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어 중국의 수출위축 현상은 금년중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지난 수년간 빠르게 높아진 토지가격 및 임금, 중국정부의 가공무역 억제정책 등으로 중국을 생산기지로 하는 외자기업들의 이탈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정부가 소비주도 경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올해에는 소비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그림 7> 참조). 수출부진에 따른 제조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추가적인 임금상승 여력이 높지 않으며 정부도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계획하고 있어 1인당 가처분소득 둔화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도 회복되기 어려워 올해 1~2월에 나타난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년 중에는 중국의 성장세가 급락하기보다 완만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연착륙을 위해 중국정부는 지준율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과 더불어, 인프라 투자 확대, 기업 감세 등 수요 진작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전망이다. 1~2월 정부 신규 프로젝트 건수, 정부 관련 중장기 대출 등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터 인프라 투자의 반등이 예상된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호황도 당분간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그림 8> 참조). 인테리어와 내구재 등의 소비증가와 함께 지방정부 재정수입 증대로 정부지출 여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중국 전체가 아니라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올해 내내 지속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중국정부가 부동산 부양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상승폭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선별적인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금융권 신용위험이 설비과잉 제조업의 부실 가시화로 이어질 리스크가 존재한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정부 목표구간 하단인 6.5% 수준에 턱걸이할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러시아, 경기 후퇴 지속

지난해 -3.8% 성장하며 25년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브라질은 올해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위기 가능성도 계속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9> 참조). 낮은 원자재 가격으로 수출회복이 어려운 데다 헤알화 약세에 따른 고금리 정책으로 부채 부담이 높은 가계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가 GDP 대비 8%까지 확대된 데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된 정치불안정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정책적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러시아 역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다. 루블화 약세로 소비여력이 축소되고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투자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서방제재도 금년 중 해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차입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도 상승했다. 다만 높은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적자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저유가와 모디정부 개혁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와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해 세계 제조업 교역 위축의 영향을 적게 받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규제개혁을 위한 법안통과가 계속 지연되고 정부의 선심성 정책으로 개혁의지가 후퇴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점은 인도경제의 리스크 요인이다. 저유가 효과가 점차 줄어드는 점을 고려할 때 인도의 성장세는 지난해보다는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0달러대 저유가 당분간 지속

연초 2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유가는 주요 산유국간 생산동결 합의 등 수급개선 기대로 최근 30달러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과잉공급으로 원유재고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공급조정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저유가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4월 카타르 회의에서 생산 동결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적극적인 감산에까지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이란은 제재 이전 수준이 될 때까지 증산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며,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들이 재정 악화로 감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유재고가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올해에도 원유 초과공급이 하루 백만배럴(b/d)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저유가 기조는 금년중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0> 참조).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30달러대 후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저유가 지속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될 미국 셰일업체들의 생산중단으로 공급조정이 좀더 이루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유가가 완만하게 높아질 여지가 있다.

글로벌 금융불안 재현 가능성 상존

2016년 들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 국제유가 반등 및 중국리스크 감소로 2월 중순 이후 비교적 안정세를 되찾은 모습이다(<그림 11> 참조). 특히 중국으로부터 자본유출이 완화되면서 중국 주가의 급락세가 멈추고 위안화의 약세가 멈춘 것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잠복해 있어 금년 중 본격적인 금융안정을 낙관하기 어렵다. 세계 실물경기의 하향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펀더멘탈이 취약한 국가들의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 불거지고 이에 따라 지난해 여름과 올해 초반에 나타났던 글로벌 금융불안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여전히 크다. 저유가 지속으로 재정여력이 떨어지고 있는 산유국들의 외환시장 리스크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중국경제가 경착륙은 아니더라도 구조조정과 안정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신흥국 기업의 과다부채가 국가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유럽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국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될 전망

미연준(Fed)은 올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인상 횟수는 금년 중 두 차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 및 금융불안, 달러화 강세 등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월 및 하반기중 한 차례씩 금리 인상 기대가 높지만 미국 경제지표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에 따라 시기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6월에 있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에 대한 국민투표와 관련하여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금리인상이 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은 그 동안 자국의 경기, 물가 상황에 맞추어 차별화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통화완화에 나서는 경향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예상을 뛰어넘는 종합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당분간 추가 통화완화에 나서기보다 통화완화의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를 처음으로 도입한 데 이어 향후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하거나 양적완화 규모 및 매입대상 채권을 확대할 전망이다. 다만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 금융시장의 거부감을 완화시킬 방안을 찾는 노력들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 중국은 자본유출이 완화되고 위안화 절하세가 멈추면서 3월초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선바 있으며, 향후 경기상황에 따라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추가적 달러화 강세폭 크지 않을 듯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데다 저유가, 중국 성장세 급락, 취약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과 같은 글로벌 리스크로 인해 주요 환율의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점차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의 속도가 당초 기대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달러화 강세가 미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계심리도 높아 추가적인 달러화 강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통화가치가 높아진 유로화 및 엔화는 추가적인 완화정책 시행으로 인해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그림 12> 참조). 다만 과거에 비해 유럽 및 일본의 통화완화가 자국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든 데다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 커질 것으로 보여 향후 유로화 및 엔화 가치는 최근의 높은 수준에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칠 전망이다. 연평균 유로 환율은 유로당 1.1달러,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6엔 수준이 예상된다.

중국의 통화완화 기조로 위안화는 추가 절하 가능성이 높다. 장기성장세 저하 우려로 자본유출 압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경제가 경착륙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위안화가 대폭 절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위안화의 급속한 절하는 중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어서 중국 정책당국이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2. 국내경제 전망
 

실물경기 회복되기 어려울 듯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경기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흐름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자동차 등 소비세 인하가 연장되고 신제품 출시 효과도 나타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수출은 유가하락으로 단가가 크게 떨어지는 가운데 물량증가세도 둔화되면서 부진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수출의 부진과 내수의 상대적 선전으로 경기지표들의 방향성이 혼재되어 경기판단을 어렵게 하는 상황이다.
 
연초 유가급락과 세계금융시장 불안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경제심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지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내경기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경기가 호전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내구재 수요 둔화, 중국 및 자원수출 신흥국들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내구재와 부품, 자본재의 세계 수요 부진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수요둔화와 전세계적인 과잉공급 현상이 맞물리면서 주력제품의 단가인하 추세도 지속되어 올해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이 예상된다.

내수경기의 활력도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질 것이다. 그동안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이 기업수익성 개선, 실질임금 상승 및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로 이어져 설비투자, 소비 등 내수 확대에 기여했다. 향후에도 저유가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지난해와 같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어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그림 13> 참조). 수출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개선되었던 기업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고용 및 가계 근로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택경기 상승세도 멈추면서 민간주택 분양 및 이에 따른 건설투자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경기 하향 흐름 속에서 취약한 국가들의 금융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면서 기업과 가계의 투자 및 소비심리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3% 가까이 높아졌던 국내경제 성장률은 올해 다시 낮아져서 연간으로 2.4%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민간소비 활력 점차 낮아질 전망

소비는 올해 들어서도 상대적으로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경,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수요가 급등했던 지난해 말보다는 성장세가 낮아졌지만 내구재 소비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우려했던 소비절벽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저유가에 따른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와 지난해 하반기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효과가 시차를 두고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등 비용감소로 기업수익성이 높아지고 실질임금도 상승흐름을 보인 바 있다.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위축되었던 소비심리도 최근 소폭 호전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향후 수출부진이 심화되면서 임금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고용증가세도 낮아지면서 가계구매력이 지난해만큼 늘어나지 못할 것이다(<그림 14> 참조). 더욱이 주택가격도 상승흐름을 멈추면서 자산효과에 의한 소비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 대출이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뀌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어 소비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크게 낮아진 평균소비성향 역시 다시 높아지기 어려울 것이다. 노후대비 불안으로 고령층의 저축하는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2%대 성장이 고착되는 과정에서 젊은 층도 미래 소득감소 우려로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연초에 나타났던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수시로 재개되면서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민간소비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연간 2%대 초반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조정 받으면서 건설투자 증가세 둔화
 
지난해 주택가격 상승으로 분양이 늘면서 건설투자는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주택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서고 미분양 물량도 크게 확대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되는 저성장으로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저하되고 대출요건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도 낮아지면서 금년중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향후 신규 분양물량이 줄어들면서 주택 건설투자 증가세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지난해 분양 물량이 기성 진척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지난해 말 이후의 수주물량 감소를 감안할 때 올 하반기부터는 건설투자 증가속도가 낮아질 것이다(<그림 15> 참조).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기업형 임대주택 건설 등 공급확대 정책이 예상되지만 금년 중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건설도 올해는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소비활력이 점차 낮아지면서 지난해 하반기중 크게 늘었던 상업용 건물 건설이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혁신도시 등 공공기관 청사 건설도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평창올림픽 관련 기반시설 등 대규모 공공사업들이 예정되어 있지만 SOC 예산이 전년 대비 9.2%나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토목건설은 올해에도 감소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건설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4%에서 올해 3% 내외로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기업경기 부진으로 설비투자 여력 축소
 
설비투자는 지난해 5% 이상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활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수출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제조업 가동률 역시 수년째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년중 국내외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금융시장 불안도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렵다. 기업들은 신규설비 증설에 나서기보다는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유인이 높다.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기업들의 신규투자 계획은 지난해 대비 1%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다. 자동차와 기계장비, 석유정제 산업 등이 설비 증설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그 외 대부분 산업에서 투자규모를 줄일 계획이다(<그림 16> 참조). 특히 철강, 조선, 해운 등 구조조정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산업 부문에서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대형 장치산업 특성상 매각 대상자를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크고 관련 신규법안 처리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체되면서 설비 증설이 제한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불리해진 자금조달 여건도 기업투자 부담을 높일 것이다.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이자보상배율 1 이하인 기업이 매년 증가해 현재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차입금 비중이 29.5%로 세계 평균을 넘어서는 높은 수준이다. 또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기관들이 기업대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으로 1%를 밑도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 주력 산업 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

1분기 우리 수출은 13% 감소해 지난해보다 부진이 심화되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까지 낮아져 수출 단가가 크게 하락했으며 세계교역 부진으로 수출 물량 역시 둔화되었다. 유가 하락이 멈추면서 향후 수출단가는 다소 높아질 여지가 있지만 수출물량은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그림 17> 참조).

세계경제 성장세가 하향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세계교역은 더 큰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수입수요 증가세가 뚜렷하게 낮아지는 가운데 신흥국에서도 경기부진으로 자동차 및 무선통신기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둔화되고 있다(<그림 18> 참조). 신흥국으로 향하던 직접투자가 위축되면서 자본재 교역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로 세계적인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자본재의 단가하락 추세 역시 지속될 것이다. 지난 3월 국제 철강 가격이 40% 이상 급등하기도 했으나 이는 중국 탕산시의 한시적 생산중단 발표 등에 따른 현상이며 하반기 공급이 확대되면서 단가 하락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세계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올해 우리 수출은 마이너스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주력제품의 세계수요가 위축되는 데다 중국이 기술력 격차 축소와 위안화 약세를 배경으로 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경향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여 수출물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유가가 소폭 상승하면서 통관수출이 연초의 두자리 수 감소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연간으로 6% 내외의 마이너스 증가세가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부분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분업관계가 높은 아시아국, 저유가 대응력이 낮아지는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유가하락폭이 줄면서 석유제품, 화학 등의 감소추세가 완화될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부문에서 세계 생산능력 증가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수출의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는 생산능력이 확대된 가운데 세계 수요 위축으로 단가가 지난해 대비 절반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디스플레이도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물량을 늘려 단가가 40% 이상 급락했다. 저유가로 러시아, 브라질 등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위축되는 가운데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심한 수주 감소를 겪고 있는 선박 역시 수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저유가로 수입 역시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확대된 1,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에는 수출가격 하락과 함께 물량 둔화도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어 불황형 흑자 경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동지역에서의 신규수주가 거의 중단되는 등 해외수주가 급감하면서 해외건설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서비스수지 적자는 다소 확대될 전망이다.

고용확대 여력 축소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증가수가 지난해에도 연 30만명을 넘는 등 고용은 양적 측면에서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2%대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 부문의 고용흡수력이 낮아지고 고령층 취업자의 은퇴현상도 점차 본격화되면서 올해에는 고용증가 추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소비부진으로 도소매업 취업자수가 이미 감소추세로 돌아선 가운데 음식숙박업도 추가적인 고용흡수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이다(<그림 19> 참조). 향후 소비활력이 점차 낮아지면서 전통 서비스 부문의 업황부진과 이에 따른 고용둔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추경효과 등으로 늘었던 공공부문과 복지부문 신규 일자리도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부진으로 제조업에서도 추가적인 고용흡수가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부문에서의 고용감소 추세는 멈추었지만 조선, 건설, 철강 등 부진이 장기화되는 산업에서는 지속적인 고용인력 이탈이 예상된다. 올해 취업자 증가수는 20만명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도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진 3.7%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연령층이 고용증가를 주도하는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다소 진정되던 청년실업률은 올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청년고용 흡수가 빨랐던 도소매, 음식숙박 부문의 고용둔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대의 낮은 성장세 지속으로 경제주체들의 장기적인 성장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청년들을 고용하는 데 부담이 커질 것이다.

저유가 지속으로 소비자물가 1% 내외 상승률에 그칠 전망

올들어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물가는 지난해보다 불안한 모습이다. 담배세 인상효과가 사라지면서 0%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1%대로 올라섰다. 다만 물가불안이 지속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아지기보다는 1%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농산물 가격 상승은 한파 등 일시적 측면이 크며, 4월 이후 작물들이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0> 참조).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을 고려할 때 배럴당 30달러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생산비 부담에 따른 가격인상 유인이 높지 않을 것이다. 국내경제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소비활력도 떨어지면서 총수요 측면의 물가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상하수도료, 대중교통요금 등 그동안 요금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항목들을 중심으로 공공요금은 다소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빠르게 오른 전세가격도 시차를 두고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외경기 부진으로 저금리 기조 이어질 듯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향후에도 세계경제 하향흐름 가운데 취약국들의 금융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시중금리는 하향흐름을 보이고 있다(<그림 21> 참조). 실물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저유가로 물가도 안정되면서 시중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수익성 저하로 설비투자가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도 상승흐름이 꺾이면서 자금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국내 정책금리도 낮게 유지될 전망이다. 금년중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질 경우 추가적인 인하 여지도 있다.

6월경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에는 국내금리도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연말 미국 정책금리 인상시점을 앞두고 국내 시중금리도 동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바 있다. 다만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금리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국고채 금리(3년 만기)는 올해 평균 1.6% 수준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해운업, 조선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 불안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어 우량, 비우량 기업간의 신용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 변동성 확대되며 약세 흐름
 
2014년 이후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절하추세를 지속해 왔다. 올 들어서도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커지면서 원화가 달러당 1,2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기되면서 다시 절상흐름으로 돌아섰다(<그림 22> 참조).

향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빠르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일방적인 달러 강세 요인은 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유가하락으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적인 원화약세 압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원화가 다시 절상기조로 돌아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하향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유가도 이어지면서 자원보유국 등 취약한 국가의 위기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시기에 선진국 안전통화로 자금이 몰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위안화와의 동조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착륙 리스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달러당 1,18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정책방향
 

우리 경제의 저성장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순환상의 하강국면이라면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현재의 어려움은 우리나라의 잠재적인 성장능력 저하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위한 재정확장은 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우며 재정건전성 악화와 국가신뢰도 하락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고려해 실행가능한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고 재정준칙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단기부양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재정지출이 너무 집중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세계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간의 구조적 변화를 고려해 좀더 신축적인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세계적인 고령화, 장치산업 퇴조 등의 흐름을 고려할 때 균형 실질이자율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해 각국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대응하고 있다. 물가목표에 못 미치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필요시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시중금리가 선진국 금리와 동조화되면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 방향을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외국인 자금유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적극적인 안정화 대책으로 과도한 쏠림 현상을 막아야 할 것이다. 최근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에 따라 방향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특성을 감안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올해 주택경기가 꺾이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부채의 질을 높이는 정책방향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부채구조의 취약점으로 항상 지적되어온 높은 변동금리 및 일시상환 대출 비중을 낮추기 위해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으로 전환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집단대출도 입주후 대출 전환시점에서 과다채무자를 낳을 수 있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방향은 단기부양보다는 장기 성장잠재력 제고에 더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내수산업 육성 등 방향은 제시되었지만 구체적인 실행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부문에서 훨씬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고 좀더 치열하게 개혁에 나서야 한다. 특히 구조적 부실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의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미래산업의 성장기반을 갖추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제조 및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중국 등 신흥국들이 점차 비교우위를 갖추어 가는 반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문화, 기술 등 보다 소프트한 영역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로, 철도,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이 기존 SOC 위주의 인프라 구축만으로는 우리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할 것이다. 신성장 산업분야나 고령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인프라 구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거 당연시 되어오던 제도들을 재점검하고, 규제 개혁 등 제도개선 노력을 강화해 기업 창업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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