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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의 주부사원들 “집안 일과 회사 일, 두 마리토끼 잡았어요.”
제철소의 주부사원들 “집안 일과 회사 일, 두 마리토끼 잡았어요.”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3.05.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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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주부 직업훈련생 공채 입사
4조 2교대 활용하면 시간관리 가능
경력 단절된 여성에게 일자리 창출

포스코가 5월 7일부터 16일까지 주부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생 채용을 실시한다. 합격자는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3개월간 훈련과정을 거친 후, 포항 및 광양 제철소 현장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사진은 2008년에 해당 공채로 입사한 윤은주 주무(포항제철소 품질기술부 재질시험과)가 기계장치로 강판의 인장강도를 시험하는 모습. <사진제공>

12세와 8세, 4세 등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수진 씨(37세)는 2013년 3월 포스코 생산직 주부 직업훈련생 공채로 입사해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 제품 출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씨는 여상을 졸업하고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10년간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며 학생 관리와 강의를 도왔다.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컴퓨터강사로도 8년 간 일하며 틈틈이 노후를 위해 보육교사 등 각종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소규모 자영업 운영으로 인한 생활의 불안정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노후준비는커녕 세 자녀 교육까지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포스코 직업훈련생 모집공고를 발견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김 씨가 모집공고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교대근무가 가능한 자’라는 문구였다.

“저는 교대근무 아니면 뽑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남편 일을 도우면서 아이 셋을 4년 터울로 낳아 기르다보니 10년 넘게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했죠. 이런 제가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상주 근무를 한다면 오히려 더 기진맥진할 것 같았어요.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 보내고 부랴부랴 출근하고 나서 회사 가서 일하고 또 돌아와서는 가족들 밥해 먹이고 청소에 빨래까지… 저에게는 안 맞는 것 같았어요.”

김 씨는 포스코가 2011년 10월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들의 휴무여건 개선을 위해 도입한 4조2교대 근무 제도를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4조2교대는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가 각각 주간조(7~19시), 야간조(19~7시)로 나뉘어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교대근무 형태다.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휴무일수가 80일 이상 대폭 많아진다.

“4조2교대를 하면, 한 달은 주중에 많이 쉬고 다음 한 달은 주말에 많이 쉴 수 있어요. 주중에 쉴 때는 9시 30분쯤 애들 학교 보내놓고 나서 한숨 잘 때도 있고, 책 한권 들고 카페에 가서 혼자 놀 때도 있어요. 혼자서 영화도 보고, 차타고 해변도로 드라이브도 하고요. 근무 사이의 휴무일에 휴가를 내면 최대 12일까지도 놀 수 있죠. 실제로 휴무일에 이틀 휴가를 보태서 6박7일 동안 온 가족이 남해일주를 했을 때는 말할 수 없이 행복했어요.”

김 씨가 하는 일은 제철소에서 생산한 선재 제품의 출하업무다.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를 통해 제품들이 뒤죽박죽 섞이지 않고 주문받은 대로 나가도록 관리 감독한다. 주간근무를 할 때에는 화물 트럭에 선재제품을 실어서 내보내는 일을 하고, 야간근무를 할 때에는 내일의 원활한 출하작업을 위해 제품을 임항 창고에 미리 챙겨놓는 일을 한다. 야간에 트럭운전사분들과 통화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고 한다. “기사님들께 새벽 2~3시쯤 하이톤으로 ‘선재출하 김수진’이라고 하면 처음엔 다들 제철소에 여자가 있냐고 놀라시죠. 하지만 덕분에 분위기가 금방 부드러워지고, 업무도 잘되는 것 같아요. 재미있죠.”

남성들의 공간이라 여겨지던 제철소 현장에서 당찬 주부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수진 씨는“애가 셋이나 딸린 아줌마가 이렇게 큰 회사에 정규직이 돼서 남자들과 똑같이 대우받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근무한다는 것은 정말 회사에 감사한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출산 및 육아로 경력이 단절 되는 일 없이 기혼 여성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주부 대상 직업훈련생 채용 실시

2007년부터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된 여성들에 일자리 제공
제철소 근무 생산기술직 모집, 다자녀가정 및 사회배려계층 우대
지역별 어린이집 운영으로 일과 자녀양육 병행 지원

포스코가 주부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생 채용을 실시한다.

포스코는 2007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생산직 주부사원을 채용한 이후, 매년 기혼 여성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힘써왔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이유로 퇴직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력단절 주부들에게 직업훈련을 통한 사회 재진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회사로서는 품질검사, 시험분석 등 꼼꼼하고 섬세한 업무 처리능력이 요구되는 직무에 주부사원을 배치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여 상호 윈윈(win-win)이 되고 있다.
이번 생산기술직 주부 직훈생 모집은 고교 혹은 전문대 졸업자로서 포항/광양에서 상주 또는 교대근무가 가능한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하며, 모집분야는 시험분석, 품질검사, 설비운전, 정비지원 등 생산기술직군이다.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회배려계층의 취업지원을 위해 다자녀(3자녀) 양육자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지원시 우대한다.

합격자는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3개월간 철강생산공정, 화학분석, 재질시험, 제품출하, 기초 정비실무 등의 훈련과정을 거친 후, 포항 및 광양 제철소 현장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포스코 측은 합격자들이 경력 공백에 관계없이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개개인에 맞춤형 직업훈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여성들이 현장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철소 내에 각종 여성편의시설을 마련해두고 있으며,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1년10월 4조2교대 제도를 도입해 휴무일수를 종전보다 80일 이상 늘린 덕분에, 교대근무를 하는 주부 사원들도 계획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일과 육아 병행이 용이하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주부 직훈생 채용을 포함해, 군 전역 장교, 脫스펙 국내외 인턴 채용 등 그동안 인재 선발에서 학벌이나 획일화된 스펙보다는 보유역량과 열정, 국가관 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지역, 성별, 경험 등에서 다양한 인재를 선발해 오고 있다.

이번 채용서류 마감은 5월 16일이며, 상세 채용정보는 포스코 채용 홈페이지(http://gorecruit.posc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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