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개방 3년여 만에 완전 개방? … 중국철강업계 철스크랩 수입확대 논의

2019년 수입봉쇄 후 내수가격 급등 부작용 2021년 1월 조건부 수입개방해 응급 조치 최근 2년간 수입량 55만톤대로 기대 이하 脫탄소 · 전기로 사용비중 확대 트렌드 변화 전향적인 스크랩 수입정책 필요성 제기돼 중국철강업계 스크랩 수입확대 논의 들어가 중량 이상 ‘고급’만 고수하다 저급 눈 돌리나 수입시장 추가 개방되면 亞 수급지형 바꿔

2023-05-23     박준영 기자

중국철강업계가 철스크랩 수입을 늘리기 위한 논의에 들어가,  실제 정책 개정과 수입증가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 스크랩시장의 수급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뤄티에쥔

22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다수의 협회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관련 회의를 열어 철스크랩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지나치게 높은 현행 수입기준이 수입확대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뤄티에쥔(骆铁军) 중국강철공업협회 부회장은 “스크랩 수입을 확대하려면 수입기준을 하루 빨리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철스크랩 선물거래 초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철강업계가 철스크랩 수입을 다시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2030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스크랩 소비와 공급망을 대폭 늘려야 하는 한편 현재 70% 이상에 달하는 지나치게 높은 철광석 수입 의존도로 투기세력에 의한 가격변동성에 자주 노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강철공업협회는 지난 3월 현재 10% 수준인 조강생산대비 전기로 생산비중을 오는 2030년 4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입규제 → 일부 개방, 다시 확대추진 … ‘카멜레온’ 정책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 1일부로 철스크랩을 비롯한 8종의 금속스크랩을 수입규제 품목으로 신규 지정해 사실상 스크랩 수입시장을 봉쇄했다. 저급 혼합금속 스크랩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아 환경보호를 강화하겠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100억톤에 이르는 거대한 철강축적량을 활용하려면 수입을 막고 국내 발생 스크랩의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중국내 스크랩유통-가공프로세스를 선진화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영향으로 연간 200~300만톤 수준이었던 중국의 철스크랩 수입량이 2020년 2만7천톤으로 곤두박질쳤다.

시장논리를 거스르는 강제적인 수입규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작용을 낳으면서 중국 내수 스크랩가격을 국제 가격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밀어 올렸다. 철강업계는 수입봉쇄로 촉발한 스크랩시장의 비정상적인 가격구조를 지적하면서 수입개방을 촉구해, 결국 2021년 1월 당국의 조건부 수입개방을 이끌었다. 중국 관련당국은 새롭게 품질기준을 제정해 기준치를 넘는 스크랩에 한해 수입을 허용했는데, 사실상 중량 생철 등 고급 스크랩만 수입하고 경량급 이하 저급은 막겠다는 의도였다. 

결과적으로 2021년과 2022년 중국의 철스크랩 수입량은 2년 연속 55만톤 수준(2021년 55만3000톤, 2022년 55만8900톤)에 그쳐,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부동산 경기침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주요국들의 고급 스크랩 수요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국은 2009년 1370만톤의 철스크랩을 수입해 세계 최대 수입국 튀르키예를 위협했지만 이후 수입규모가 줄어 2013년부터 수입규제 이전인 2018년까지 연간 200~300만톤을 꾸준히 유지했다. 올해 중국 당국이 조건부 수입개방에서 완전 수입개방으로 또 다시 정책변화를 꾀하면서 중국의 스크랩 수입규모가 늘어나고 아시아 시장의 무역지형에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