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라마단 … 금년에는 튀르키예發 상승세 막을까 패싱할까

최근 4년째 라마단 패턴 유지 라마단 시작 전 상승場 펼쳐져 금년에는 강진사태 후폭풍 변수 라마단 기간 및 이후 강세가능성 튀르키예 최대 공급처 美동부 시장 철강활황도 강세분위기 뒷받침 앞서가는 용선원가 40달러 격차 벌어져 스크랩시장에 상승압력

2023-03-15     박준영 기자

이슬람 최대 연례 종교행사 라마단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 스크랩시세방향의 선행지표로 작동하는 세계 최대 스크랩 수입시장 튀르키예에 시장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라마단은 3월 22일부터 4월 21일까지 한달간이다. 금년에는 지난 2월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대지진사태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긴 만큼 예년과 달리 라마단 기간과 직후까지 강세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라마단 효과

튀르키예 스크랩 시장은 전 세계 주요국 스크랩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출발선이라는 점에서 세계 스크랩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슬람국가 특성상 라마단 기간에는 직간접적으로 경제활동이 영향 받고 이것이 스크랩시장에도 미친다. 경험적으로 라마단 시작 전에는 튀르키예 수입시장 스크랩가격이 올랐다가 라마단 기간에는 약세 혹은 소강상태로 전환한 뒤 라마단이 끝나면서 다시 오르는 패턴을 자주 보여줬다. 라마단 기간에도 튀르키예 철강업계는 정상 조업을 하는데, 주원료인 스크랩은 아무래도 국내 공급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라마단 기간에 소비할 수입 스크랩을 평상 시보다 더 많이 구매하기 때문에 수급논리에 따라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가격이 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튀르키예는 총 스크랩소비량 대비 수입비중이 70%, 국내비중은 30%로 추정된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튀르키예 시장은 총 5회 상승장(場)을 기록했는데 2020년부터 금년까지 4연속 라마단 직전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다. 라마단 시작 전 하락장을 보였던 세 차례의 경우 중국의 빌레트 수출공세로 전 세계 스크랩시장이 2년간 사상 초유 장기 하락장에 있었던 2016년(-14.2%)을 제외하면 2017년(-0.4%)과 2019년(-1.0%)의 직전 기간대비 하락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반면 라마단이 시작되면 튀르키예 스크랩시장은 사실상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하락하거나 약세로 전환하고 라마단이 끝나면 재고비축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2016~2022년 사이 7년간 라마단 기간 중 가격은 5회 하락했고 라마단 직후에는 4회 반등했다.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강진사태 변수 등장

금년에는 라마단 ‘패턴’이 예년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 공산이 높아 보인다. 2월 6일 강진사태 이후 인명구조와 사고수습단계를 거쳐 3월 중순부터는 피해지역 철강사들이 가동을 재개하는 등 본격적인 재건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조기 복구를 추진하면서 철강업계에게 재건에 필요한 철강재 공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재건 복구용 철강재 수요가 철근 300만톤을 포함해 총 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튀르키예 철강업계가 2개월간 생산해야 하는 엄청난 양이다. 게다가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프로젝트에 튀르키예 대형 철강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피해 복구수요와 겹쳐 2분기부터 가동률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상황이다. 

◇튀르키예向 최대 수출국 미국도 철강활황

미국 최대 판재류 생산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이번주 열연강판 판매가격을 톤당 100달러 인상해 올해 들어서만 6연속 인상을 감행했다. 현재 미국 열연강판 판매가격은 톤당 1200달러 수준으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부터 미국 인프라법에 따른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교량과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최대 200만톤 철근이 추가로 발생되는 등 미국 철강시장이 활황국면에 들어갔다. 이 여파로 미국내 스크랩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가격이 크게 올라 튀르키예向 수출여력은 감소하고 있다. 미국 동부시장은 튀르키예 전체 수출물량의 20%를 담당하는 단일국가 최대 수출선으로 미국發 철강활황이 튀르키예 수입시장의 상승압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또 다른 공급선인 네덜란드 영국 러시아 등 유럽의 주요 공급사들은 미국의 튀르키예向 수출 오퍼가격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추가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發 고로 용선원가도 고공행진

튀르키예 시장가격이 적정 수준인지 평가하는 비교지표로 활용되는 용선원가는 이번주 톤당 466달러 수준으로 9개월래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과 봄 성수기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대해 14일 현재 튀르키예 시황단가 463달러(HMS No1&2 80대20, CFR)로 용선원가와 비슷해 보인다. 용선원가대비 튀르키예 스크랩가격의 상대지수는 99.4인데, 이는 지난 3년간 평균치 108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용선원가대비 스크랩가격의 상대지수가 지난 3년 평균치인 108까지 오르려면 용선원가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가정 아래 튀르키예 시장가격이 500달러 수준까지, 현재보다 40달러 상승해야 한다. 저평가된 글로벌 스크랩가격이 용선원가와 적정 수준까지 거리를 좁힌다고 본다면 라마단 기간과 그 이후에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