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의 블루칩 ‘스크랩’을 잡아라 … 철강업계가 추진하는 4가지

2023-01-03     이종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신년트렌드]

①인수합병을 통한 공급망 확충
②스크랩의 품질한계를 극복하라
③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라
④설비혁신과 전동화를 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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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후 전세계 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탄소중립(Net zero) 이슈로 철스크랩의 중요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높아진 위상만큼 최근 글로벌 철강산업에서 나타난 관련 특징들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그린 딜(Green Deal)이다. M&A를 통해 철스크랩 공급능력 및 전기로 생산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 인디애나주를 기반으로 한 대형 전기로제강사 스틸 다이나믹스(Steel Dynamics)는 옴니소스(OmniSource, 2007년), 짐머(Zimmer, 2021년) 등을 인수해 스크랩 공급능력을 증대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도 지난 12월 초 네덜란드의 스크랩기업 리발트 리사이클링(Riwald recycling)사를 인수하였다. 실질적인 인수절차는 새해 1월말 마무리 될 예정인데 리발트 리사이클링의 경우 2021년 기준 스크랩 처리량이 33만톤에 이르는 대형기업이다. 

아르셀로미탈은 2022년에 독일의 알바 인터내셔널 리사이클링(ALBA International Recycling)과 스코틀랜드의 존 로리 메탈스(John Lawrie Metals)를 인수했는데, 이 세 기업은 2021년 기준 100만 톤 이상 철스크랩 처리했었다. 아르셀로미탈 유럽 CEO 게르트 판 포엘부르데(Geert Van Poelboorde)는 스크랩기업의 인수는 유럽내 사업장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35%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하였다. 

미국 고로업체 유에스스틸(US Steel)은 스크랩 및 전기로 생산기술 확보를 위해 미니밀 업체 BRS(Big River Steel)를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4억달러에 인수했다. 향후 고로 중심 생산체제에서 전기로 비율을 적극 상향 시키려는 대전환의 초석 작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전기로 철강재의 품질 제고를 위한 철스크랩 품질제고 활동이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미야모토 고로(宮本吾郎) 준교수 연구실에서는 스크랩으로 고품질 강재를 생산하기 위해 품질(강도)에 영향을 끼치는 '순환성 원소(Tramp Elements, 구리·주석 등 불순물)' 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미야모토 교수는 '구리, 주석 등의 불순물은 강철을 이루는 입자들이 그레인 바운더리(Grain boundary)에 달라붙어 입자 간 응집력을 약하게 한다'며, '탄소 등 응집력을 강화하는 원소를 먼저 채움으로써 순환성 원소의 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독일의 티센크룹은 철스크랩 가공업체 등과 공동으로 가공설비를 통한 저급 철스크랩의 고급화 연구를 수행하여 자사 제철소에 개발된 고급화 기술을 적용하는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이다. 카메라 및 레이저 스캐너를 통한 스크랩 관리의 디지털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사용 효율성을 증대하는 매니지먼트(Management) 기술의 개발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품질 변동성이 심하고 규격화하기 어려운 문제와 한계를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여 표준화된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개발 초기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없지 않았으나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괄목한 만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지막 특징은 스크랩업체의 그린(Green) 공급체계 전환 움직임이다. 철강업체의 탄소중립 전략과 같이 스크랩을 취급·공급하는 업체들도 그린 전력,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하여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한 전기 지게차, 전기 굴착기 등을 활용하는 등 설비의 전동화를 꾀하는 것이다. 여기에 GHG(Green House Gas) Emission accounting을 도입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잔여 배출량을 상쇄하는 한편 혁신적인 재활용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설비의 다운사이징(Downsizing) 혹은 스마트 플래닝(Smart planning)을 통해 설비 효율을 증대하여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움직임이 선도기업들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