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규제가 낳은 연쇄효과 … 세계 최대 古鐵수출시장 유럽 門 닫히나

2022-12-08     박준영 기자

EU 2026년부터 탄소배출권 무상할당비율 매년 10%씩 삭감돼
오는 2032년엔 완전 폐지 유럽철강社 탄소배출비용 눈덩이 증가
脫탈소 프로젝트 진행하지만 결국 전기로 치환 가속화로 방향 가닥
유럽내 전기로 사용비중 높아질수록 스크랩 수출여력은 급격히 떨어져
EU 의회 최근 운송규칙 개정 등 규제 만들어 자원국가주의 부활시켜


 

'유럽연합(EU) 의회가 예정대로 역내 국가들의 탄소배출규제를 강화하면 수년 내 철강기업들은 전기로 치환을 가속화해 세계 최대 스크랩 수출시장 유럽의 수출문(門)이 결국에 닫힐 것이다'

일본 스크랩산업 전문분석기관 철리사이클리서치(SRR· 대표 하야시 세이치)는 5일 발표한 71번째 보고서 <유럽연합의 전기로 확대와 스크랩수출 전망>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유럽은 연간 철스크랩 수출량이 전 세계 무역량의 절반에 상당한 5천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수출시장이다. 

유럽연합은 2026년부터 매년 10%씩 탄소배출권 무상할당비율을 삭감해 오는 2032년 완전 폐지할 예정이다. 결국 역내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무상할당량이 줄어듦에 따라 탄소배출 비용부담이 2026년부터 매년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조강생산 규모 연간 1억6천만톤(세계 조강생산의 10%) 수준인 유럽 철강업계는 수소 DRI(직접환원철), CCUS(탄소포집 · 활용 · 저장) 기술, 철광석 전기분해 같은 탄소중립(Net zero) 혁신 철강생산 프로젝트에 착수해 脫탄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상업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탈탄소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유럽 철강업체들은 전기로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결과 역내 스크랩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수출여력은 그만큼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은 2021년 조강생산 1억 5,990만톤(영국 포함 28개국 기준) 가운데 전기로 생산분이 6,700만톤으로, 조강생산대비 전기로 비중이 42%다.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튀르키예(약 70%) 수준에 못 미치지만 세계 평균 수준이다. 탄소배출규제가 강화되면 유럽의 전기로 생산비중이 상승하면서 스크랩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역외 수출 줄면 튀르키예 타격 후 연쇄 파장

유럽은 2021년 철스크랩 수출량이 5,620만톤으로 전년대비 16.0% 증가했다. 작년도 수출이 급증한 것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가 한 몫을 했다. 이 가운데 EU 역외 수출량은 2,380만톤으로 단일국가이긴 하지만 세계 최대 수출시장 미국(1,790만톤)보다 훨씬 크다. 유럽의 역외 수출지역 가운데 최대는 튀르키예로 1,130만톤을 기록했다. 유럽 역외 수출물량의 48%에 해당한다. 다음으로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등 서남아시아(390만톤). 아프리카(374만톤) 기타 유럽 등이다. 

유럽의 수출 문(門)이 좁아지면 세계 최대 스크랩수입시장인 튀르키예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서남아시아, 아프리카로 연쇄 파장이 일어나면서 각국의 스크랩 국가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유럽연합 의회는 12월 1일 철스크랩을 포함한 폐기물의 非OECD 국가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폐기물 운송규칙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 개정안은 2023년 1월 시행된다. 궁극적으로 철·비철스크랩과 희유금속 등 리사이클 자원의 EU 역외 유출을 막겠다는 의도여서 EU發 자원 국가주의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