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철강수요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 … 내년 반등도 장담 못해

2022-11-03     추지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2022~23 세계철강수요전망

인플레이션과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제둔화까지 트리플 악재
올 철강수요 마이너스 성장전망
내년에도 선진국 수요회복 더뎌
인도·아세안5은 견조한 성장세

 

세계철강협회는 지난 9월 14~15일 체코 프라하에서 추계 정기분과위원회(ECON)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오프라인 회의로, 각국 철강관련기관 대표들이 오랜만에 인사하는 반가움도 잠시, 글로벌 경제악화와 산재한 불확실성들로 인해 회의 내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2022~2023년 철강수요를 예측하기 위해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현안은 인플레이션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였다. 각국이 초기에 제시한 철강수요 전망치는 토의 끝에 유럽, 중국 등에서 하향조정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유럽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러시아의 천연가스 중단사태에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대체 에너지에 대해 긴 시간에 걸쳐 논의했다. 

세계철강협회의 단기수요전망(Short Range Outlook, SRO)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철강수요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각국의 긴축, 중국 경제둔화 등 영향으로 2.3% 감소하여 2015년 이후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었다. 또 2023년에도 세계 수요는 인플레이션의 지속과 긴축 충격,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제 향방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 1% 내외 미약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2022년 철강수요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4% 줄어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2023년 정부의 코로나 방역정책이 완화된다는 가정하에 수요는 전년수준인 9억 1천만톤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부문의 경우 인프라투자의 지속 확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지원책의 부재로 단기간내 빠른 회복이 어려워 철강수요에 부정적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산업은 구매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으로 2022년 7월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한시적 지원으로 인해 2023년에 본격적인 생산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미국의 금융긴축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 충격으로 2022년 1.7% 감소하고 2023년에도 0.2%의 미증에 그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미국 철강수요는 인프라투자 확대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고강도 금리인상이 경제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키면서 2022년 2.1%, 2023년 1.6%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EU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중단 우려 등이 산업계의 생산차질을 초래해 2022~2023년에 각각 3.5%, 1.3% 줄어 수요규모가 2019년 수준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신흥국·개도국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충격과 그로 인한 CIS, 튀르키예 등의 부진으로 0.6%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2023년에는 인도, ASEAN-5 등의 수요 호조로 3.5% 회복이 기대된다. 인도 철강수요는 철도 등 인프라투자 확대와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 증가에 힘입어 2022년 6.1%, 2023년 6.7%의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되고, ASEAN-5도 인프라투자 등 정부지원에 따라 2022년 수요가 5.8% 늘어나고 2023년에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수요 호조로 6.0%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튀르키예는 고물가와 리라화 가치하락에 따른 건설부진으로 2022년 4.1% 감소하고 2023년에도 4.0%의 제한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CIS는 러-우 전쟁 충격으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철강수요가 각각 6.0%, 5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3년에도 경제제재 영향이 지속되면서 러시아 수요는 10% 추가 감소가 우려된다.

2023년 세계 철강수요는 글로벌 경제침체 우려로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여건이 악화되어 러-우 전쟁 장기화와 유럽 에너지 위기 고조 등 지정학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중국 경기부양책이 미흡할 경우 세계철강협회보다 부정적으로 수요 전망치를 제시한 WSD의 2.1% 감소 흐름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