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로업체의 특명 … 프라임 스크랩 구하기 힘들 바엔 직접 만든다

2022-05-18     이종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 경제학 박사

脫탄소 선언 이후 고급스크랩 쟁탈戰 
저급 스크랩의 이용기술도 탄력 받아
스크랩內 구리(Cu)제거하는 게 핵심
2차 선별프로세스 가동 활발해져
美 SDI t당 10달러 추가 비용 들지만 
프라임스크랩 비중 최대 25%p 낮춰
Cu농축, 강종 생산 제약과도 직결
스크랩가격 양극화로 설비투자 속도 


미국 전기로제강업체들은 현재 스크랩 사용을 늘리기 위해, 저급 스크랩에서 Cu(구리) 함량을 낮추는 기술투자에 역량을 쏟고 있다. 스크랩에서 구리를 제거하려는 노력은 탄소중립선언 이후 전기로 투자가 확대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급과 저급 스크랩의 가격스프레드가 넓어지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스크랩 등급별로 구리함량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고품질 스크랩이 되기 위해서는 Cu 함량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스크랩에 포함된 Cu 등 불순물은 함량에 따라 야금학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강종을 제한한다. 철강 품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량원소를 통틀어 순환성 원소(Tramp element)라고 하는데 Cu(구리), Sn(주석), Cr(크롬), Zn(아연), P(인), S(황), Ni(니켈), Mo(몰리브덴) 등이 있다. 이러한 미량원소 중에 Cr(크롬), Al(알루미늄) 등은 산화 정련 과정에서 슬래그로 제거되지만, 철보다 산소 친화력이 낮은 Cu, Sn, Ni 등은 용탕 속에 안정적으로 존재하여 산화 정련으로는 제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는 스크랩을 다시 녹여 새로운 철강재를 만드는 전기로 공정의 특성상 제거되지 않은 Cu, Sn 등이 계속해서 농축된다는 것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심가공용(Deep drawing) 철강재를 생산하는데 있어 스크랩을 주원료로 쓰기가 어려워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로업체 누코어(Nucor)와 스틸다이나믹스(Steel Dynamics)는 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를 통해 스크랩을 1차 분류한 뒤 2차 선별 프로세스를 통해 Cu 성분을 제어하고 있다. 2차 선별프로세스를 가동하지 않을 경우 통상적인 Cu 함량비율은 0.3~0.5wt% 수준으로 프리미엄급 스크랩의 Cu 성분비인 0.17~0.2wt%보다 훨씬 높아진다.

에너지·원자재시장 정보분석 서비스업체 Argus 미디어에 따르면 스틸다이나믹스의 인디애나주 버틀러(Butler)제철소의 경우 판재류 생산 시 프라임 스크랩(Prime scrap) 사용비중이 65%였는데 2차 선별 프로세스를 통해 Cu 성분을 제어하면서 40~45%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때 스크랩의 업그레이드 비용은 톤당 10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스크랩에서 Cu 성분을 제어하는 것은 Cu 농축 및 생산 강종제약과 맞물려 매우 중요한 기술적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급과 저급 스크랩 사이 가격스프레드가 확대되면 될수록 다양한 스크랩 가공기술의 개발과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