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印 사상 최대 조강생산 불구하고 스크랩수입이 감소한 구조적 이유

2022-02-18     박준영 기자

작년 조강생산량 1억 2천만톤 중국 이어 세계 2위
생산증가율 18% 기록해 미국 이어 세계 두 번째
전기로 생산비중 높은 수준이지만 스크랩 거의 안 써
조강생산대비 전기로 비중 55% > 고로 45%
주력 철강원료는 철광석과 DRI … 스크랩소비율 15% 불과


2021년 인도의 조강생산량은 1억 1,810만톤으로 전년대비 17.8%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조강생산규모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굳건히 지켰고 증가율로는 조강생산규모 4위의 미국(+18.3%)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인도의 스크랩 수입규모는 513만톤에 그쳐 전년대비 6.3% 감소해 엇박자를 냈다. 통상 조강생산이 증가하면 주원료 가운데 하나인 스크랩 소비량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또 스크랩 수입국가의 경우 수입량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이 사상 최대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 가파르게 증가했는데도 거꾸로 스크랩 수입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얼핏 이해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인도는 전체 조강생산량에서 전기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로, 고로-전로(45%) 비중보다 훨씬 높고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이 엇박자 통계가 나온 이유는, 인도의 독특한 철강원료 수급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는 전기로 의존도가 꽤 높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스크랩에 의존하지 않는다. 일본의 스크랩산업분석기관 SR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 전기로(유도로 포함)업계의 스크랩소비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나머지 85%는 선철(67%)과 DRI(직접환원철·18%)가 매꿨다. 인도는 세계 4위 철광석 생산국이자 세계 1위 DRI 생산국이기 때문에 철광석과 DRI의 공급능력이 풍부하다. 

SRR은 철광석과 DRI 중심의 철원 수급구조로 인해 인도의 스크랩 소비는 상대적으로 크게 늘지 않는다며, 인도는 2010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철강축적량이 노폐스크랩으로 대량 회수되는 2040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스크랩 수출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추진 중인 탄소중립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모든 국가들이 스크랩을 자원무기화 할 경우 인도의 철원 수급구조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인도의 스크랩산업 육성정책이 본궤도에 오른 것도 수입이 감소한 이유로 추정된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0년 자국 스크랩산업을 육성해 수집 유통 가공체계를 선진화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그 결과물이 1년만에 가시화 됐다. 2021년 하반기 세계 12위 철강사 인도의 타타스틸(Tata Steel)은 슈레더와 압축기, 대형 상하차용 크레인을 갖춘 연간 50만톤 공급능력의 인도 최초 현대식 스크랩 가공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인도 스크랩시장의 수집·유통·가공체계가 철강대기업의 자본투자로 정비되기 시작하면서 노폐스크랩의 유용화가 탄력받고 있다. 스크랩 공급의 플랫품이라고 할 수 있는 철강축적량은 인도의 경우 14억5천만톤(2020년 말)으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