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맡고 7개월간 전국 누벼 … 부지 확보·의제매입 꼭 풀것”

2022-01-05     윤연순 기자

[­인터뷰] 이창연 韓자원재활용협회장

개인 아닌 협회라 가능한 일
부지, 의제매입 업계 현안
협회 전면 나서 풀어갈 것
“회장, 자리만 지키면 안 돼
시·도지부 7개월간 순회“ 

지난해 11월초 요소수 품귀사태로 물류대란 우려가 확산됐다. 재활용업계는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포크레인과 집게차가 멈출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긴박한 상황에서 협회 회장과 임원들은 환경부와 긴밀한 소통을 나눴다. 혹시 모를 요소수 부족 사태에 미리 대비해 회원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물밑 협상에 나선 것이다  한국자원재활용협회 이창연 회장은 “협회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해 낸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협회의 중요성과 역할을 회원사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이창연 회장을 만났다. 

 

한국자원재활용협회는

요소수 대란에 협회 중요성 절실히 느껴

요소수 품귀 사태로 우리 업계의 불안감이 한창 고조될 무렵, 협회 임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야 했다. 가장 먼저 관련 부처인 환경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는데 그쪽 상황도 심각하게 돌아감을 직감했다. 재활용 단체에서 보낸 공문을 해당 공무원들은 엄중하게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었다. 행여나 재활용업계에 문제가 생기면 폐기물 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공감했던 모양이다. 다행히 요소수 대란은 피할 수 있었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활용산업의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협회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앞으로 우리 업계에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협회는 문제의 전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부지, 의제매입 등 풀어야할 현안 산적

재활용업계에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중에서도 중소 재활용업체들이 가입된 우리협회 회원사들의 가장 큰 고충은 부지 문제다. 현행법상 주거지나 상업지역에서 합법적으로 고물상을 운영할 수 없다. 재활용품이 발생되는 곳에서 영업을 할 수 없게 해놨으니 답답할 일이다. 이 때문에 현재 이 지역에서 운영 중인 고물상들은 불법이거나 영세한 규모로 오히려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관련 제도를 새롭게 정비해 업계가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제도권으로 유도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현행 재활용 관련 규정은 폐기물관리법 체계 하에 머물고 있어 재활용가능한 자원도 광범위하게 폐기물로 취급받고 있는 만큼 자원순환의 개념을 좀 더 섬세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의제매입을 위한 신분증(주민등록증) 요청에도 곤란할 때가 많다. 물건을 정상적으로 사고팔면서 신분증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개인정보 보호법 취지에도 어긋난다. 

회원사 적극 참여가 일하는 협회 만들어

재활용산업의 위상은 높아진 반면 협회의 재정은 좋지 않다. 작년까지 마이너스였던 협회 재정을 플러스로 돌려놓긴 했지만 늘 부족한 재정에 아쉬움이 많다. 협회는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된다.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일하는 협회를 만들 수 있다. 회장 취임과 동시에 전국 순회를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장이라고 자리만 지키면 안 된다. 7개월간 전국의 협회 시·도지부를 모두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었다. 공석이었던 경기도와 대구시 지부장도 새롭게 선임했다. 올해는 각 지부에서 보고 들은 모든 사항들을 꼼꼼히 실행해 옮길 계획이다.
  
제도 법률이 산업 지배...협회 역할 커져

40년을 재활용업에 종사했다. 다른 건 해본적도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힘든 시절, 살기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세월이 흘러 업(業)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고 책임감도 커졌다. 한 번도 목소리를 높여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않았다. 그냥 밑지고 손해 보면 그만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든 게 협회였다. 오래전 협회는 그만큼의 역할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고 제도와 법률이 산업을 지배하면서 협회의 역할도 달라졌다. 예전처럼 참고 침묵한다고 해서 더 이상 아무 일 없이 지나가지 않는다. 우리의 경험과 논리를 내세워 잘못된 제도는 바꾸고 더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개인은 할 수 없고 협회라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올 한해 참여와 희생으로 우리 협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