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상승세 이끌 세 가지 카드

2021-12-10     윤성칠 브이아이 금융투자 Commodity 애널리스트

[LME워치]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
중국 정부 유동성 확대
오미크론의 반전 가능성

비철금속시장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에도 펀더멘탈과 상관없는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다. 우선 코로나 재확산세가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아프리카 보츠나와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가 남아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미국내 오미크론 확산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될 경우 감기와 같은 수준의 치사율로 인해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소멸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확진자 급증과 치사율간 시차가 평균 3~4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2주가 지나야 정확한 치사율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다. 만약 기대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치사율이 높고 백신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결론이 나는 경우 시장에 대혼란이 예상된다. 또 지역별 확산 상황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선진국 중심으로 확산될 경우 수요둔화가, 신흥국 중심으로 확산될 경우 공급차질 우려가 각각 심화될 것이다.

두 번째는 달러강세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 발언으로 달러강세 분위기가 심화되었다. 12월 3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자넷 옐런 재무장관과 美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 리스크 증가로 오는 12월 FOMC 회의(14~15일)에서 테이퍼링을 예정보다 몇달 일찍 끝내는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높은 인플레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인플레에 대해 기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버려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미 11월 FOMC 회의에서 월 1,200억달러의 채권 매입을 11월부터 축소(매월 150억달러어치씩 매입차감)해 내년 6월에는 채권매입을 끝낼 계획이었는데, 차감 규모를 늘려 테이퍼링을 조기 종료 하겠다는 것이다.

 

◇ 마지막 남은 카드 세 가지

불확실성에 비철금속 시장이 흔들리긴 했지만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다. 대부분의 비철금속 가격은 박스권 하단에서 반등해 올라오고 있다. 첫번째 호재는 산타 랠리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12월 ‘산타 랠리’를 기대한다. 비철금속 시장도 마찬가지다. 연말 대부분의 위험자산들이 같은 행보를 보이기 때문인데 올 연말에는 오미크론 악재와 달러강세로 산타 랠리 가능성이 낮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막판 긍정적 이슈에 포커스를 맞출 경우 산타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 

두번째 호재는 중국의 양적완화다. 어수선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중국 당국이 움직이고 있다. 12월 6일 중국 인민은행이 올 들어 두 번째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해 오는 15일부터 지준율 50bp 내려 1조2천억위안(1,880억달러)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7일부터 농업분야와 소규모 기업에 대한 재대출금리를 25bp 인하했다. 상황이 더 나빠지는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부동산 기업 헝다(에버그란데)의 디폴트 우려가 고조되면서 당국이 움직인 배경이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헝다가 2억6,000만달러의 채무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상환이 힘들어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 100’이 유동성 문제로 1억7천만달러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점도 우려를 키웠다. 한편 중국의 11월 무역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경기둔화 우려를 제한한 것도 비철금속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오미크론 변이의 반전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시장의 기대처럼 전파율만 높고 치사율은 낮은 것으로 판명 날 경우 연말 폭탄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바뀌며 산타 랠리를 자극할 수 있다. WHO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경우 연말 산타 랠리 ‘트리거(Triger)’로 작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