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중단 2개월 예상" … 2년前 한철 사고 땐 55원(kg) 폭락 도화선

2021-10-06     박준영 기자

한국특강 전기로 폭발사고

누수 의한 전기로內 폭발로 추정
회사 측 “12월 1일 정상화 예정”
전문가들 “기초 손상여부가 관건”
15만톤 스크랩소비공백 생길 듯
시장동요 가격급락 가능성 제한적 

 

한국특강은 5일 칠서제강소 전기로 폭발사고와 관련 복구하는데 2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고는 냉각수 파이프 손상에 의한 누수로 알려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여파로 제강공장내 주요 시설이 파손돼 복구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고가 난 공장은 정기 대보수공사(9/13~23)를 끝낸지 10여일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1월 당시 한국특수형강(2021년 3월 한국특강으로 사명변경)의 법정관리신청 이후 6년만의 최대 위기다. 회사 측은 사고가 난 해당설비에 의한 매출비중은 46%라고 밝혔다.

복구시점에 대해 한국특강은 오는 12월 1일 생산재개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전기로 몸체를 고정하는 콘크리트 기초의 이상여부와 주요 핵심부품의 적기 조달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폭발사고로 전기로 몸체를 잡고 있는 베이스(콘크리트 기초)가 흔들렸다면 대형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기로 콘크리트 기초의 손상여부는 앞으로 3~4일 정밀점검을 받아봐야 알 수 있다. 또 시설은 복구했더라도 핵심 부품을 빠르게 공수하지 못하면 가동재개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 한국철강이 지난 2019년 4월 11일 변압기 화재사고 직후 핵심설비인 변압제어장치 판넬을 구하지 못해 2주 가량 손을 놓고 있었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한국철강은 수소문 끝에 현대제철로부터 옛 한보철강 시절 사용하다 유휴상태로 보관 중인 150톤 전기로용 판넬을 받고서야 4월말 복구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나머지 부품들은 일본 등지로부터 급히 주문제작에 들어갔다. 전소된 전기변압제어장치 판넬을 똑같은 모델로 새로 제작할 경우 7~8개월이 더 소요될 뻔했다.

이번 폭발사고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화재로도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폭발에 이어 화재가 났다면 케이블 및 전기시설 소실이 불가피해 복구하는데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전기로의 베이스에 이상이 없고 핵심부품 조달이 빠르게 이뤄진다면 조기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 인명피해, 화재사고 없어 조기 정상화 가능성

회사 측이 밝힌 대로 오는 11월말까지 약 2개월간 전기로 및 압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하루 평균(평일 기준) 3천톤, 50일 기준 총 15만톤의 스크랩소비차질이 생겨 영남권 지역 수급에 커다란 완화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남권에는 총 10개 전기로 제강사(연간 50만톤 이상 스크랩소비 기준)가 하루 평균 3만톤의 스크랩을 시중 구매하고 있다. 영남권 스크랩시장에서 한국특강의 지배력은 약 10%다. 
 
2개월간 한국특강의 생산중단에 따라 시중 물동량이 타제강사로 분산되면 역내 수급완화와 함께 가격상승기대감이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지역 납품대상 관계자는 “한특에 들어갈 물동량이 한철 대한 등에 흡수되면 단가인상 압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추석 연휴 이후 타이트한 수급상황에다 글로벌 시황이 상승국면으로 진입한 상황이어서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가격변동성에도 제한적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 2년前 한국철강 전기로 사고 데자뷰 

영남권에서는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국철강 창원공장이 2019년 4월 11일 제강공장내 변압기 화재사고로 120톤 전기로 가동이 멈춰, 4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78일간 스크랩 입고가 중단됐었다. 이 영향으로 21만톤의 스크랩 소비공백이 생겼고 사고 직후 시장이 동요하면서 3주간 시장가격은 55원(kg) 급락했다. 당시에는 한국철강 사고 전날 세아베스틸 군산공장내 인명사고로 작업중지명령(4/10~13)까지 내려, 시장의 충격과 파장이 증폭된 측면이 있다. 장기 구매중단과 관련해 가장 최근에는 2020년 4월 13일부터 6월 22일까지 2개월간(광양제철소), 4월 13일부터 8월 11일까지 4개월간(포항제철소 사외야드) 포스코가 시중 스크랩 구매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포스코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제품수요가 급감하자 감산에 돌입하면서 외부 스크랩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 기간에 약 20만톤의 소비공백이 생겼지만 시장가격은 4월(2020년) 한달간 10원 하락에 그쳤을 뿐, 한국철강 전기로 사고 때와 달리 포스코 구매중단사태는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