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in 철근시장프리뷰] 충분한 유통시장 재고 … 가격반등은 수급개선 먼저돼야

2021-10-05     정호근 스틸in 기자

또 한번 월말 진통…’마지노선 고민’

추석연휴 이후 지지부진한 수요체감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철근 시장 전반에 충분한 철근 재고가 쌓여 있다 보니, 신규 구매의 적극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강한 관망세의 직접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관망’을 ‘불안’으로 바꾼 것이 월말의 매도세였다. 지난 8월 말에 이어, 9월 말에도 제강사 출하가 유통시장에 집중됐다. 유통 대리점은 최소마진이라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제강사의 출하물량을 시장에 넘겼다. 추석연휴 이후 실망감이 커진 재유통 시장 또한 매물을 쏟아내며 가세했다.

수요처들의 가격인하 요구도 강했다. 시세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최대한 낮은 가격의 철근을 확보해야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곧바로 되파는 재유통 판매의 마진확보를 위해서라도, 최저가 요구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자연히 시중가격의 낙폭은 커졌다. 객관적인 시세에 대한 공감대보다 개별거래의 흥정이 늘어나면서, 실거래 가격대가 크게 넓어진 것도 지난 월말 시장의 특징이다.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모든 강종과 규격에서 110만원 선을 내려섰다. SD400·10mm는 107만원~108만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굵은 SD400과 SD500은 103만원~105만원을 오갔다. SD600강종은 유통원가의 마지노선까지 밀렸다.

수입 철근 시장의 압박감도 컸다. 20만톤을 웃도는 보유재고가 지속된 데다, 국내산의 저가판매까지 수입 철근의 판매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중 거래가격이 내려갈수록 수입업계의 적자판매 부담이 커지는 것 또한 거래판단의 갈등을 부추겼다.

주요 수입업체들은 108만원 선에서 판매를 보류했다. 가격만 떨어지고 실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데다, 스스로 적자판매 부담까지 키우는, 무의미한 하락장에 가세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규모 수입업체를 중심으로 손절매 판매가 이어지면서, 105만원 안팎까지 최저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거래조절 어려운 연휴 포진, “10월 갈등 커질 것”

철근 시장은 강한 경계심으로 10월의 문을 열었다. 곧바로 이어진 3일 연휴가 향배를 계산하는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여전히 많은 시중재고’와 ‘2주 연속 포진한 대체휴일 연휴’다. 10월의 연휴가 많다는 것은, 크게 세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번째, 재고소진이 늦어진다는 것. 두번째, 출하 없는 생산일이 많다는 것. 세번째, 시장흐름에 대한 관망세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10월의 연휴가 중순 이전에 몰려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10월 시장은 첫번째 연휴를 보내고 5일(월)부터 시작된다. 관망세가 풀리기 어려운 4일간의 영업일을 보내면, 또 다시 3일간의 연휴다. 두번째 연휴를 보내고 나면, 10월 중순이다. 10월 철근 시장이 중순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10월 중순까지 재고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수급개선의 체감이 강하다면, 시장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별다른 수급개선 체감 없이 10월 중순을 맞는다면, 철근 시장은 또 다시 불편한 갈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거래가 10월 하순에 몰리는 데다, 그로 인한 불확실성의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거래조절이 어려운 10월 중순까지의 수급체감이 중요한 관건이다. 가격 반등은 시장의 수급개선 신뢰가 형성된 이후에나 논할 수 있는 문제가 됐다. 막연한 기대를 키울 수도,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수도 없는, 10월 시장의 함정이 많다. 거래조절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