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등급이 500원 이상 … 高단가 부담에 상인들 14개월만에 태세전환

2021-09-01     박준영 기자

9월 스크랩시장의 향방은

지난달 25~30일 실시한 스크랩워치 온라인 설문조사 <9월 스크랩가격 전망·281명 참여) 결과, 응답자의 35.2%가 ‘가격하락’을 전망했다. 상승과 횡보도 각각 34.9%, 29.9%로 박빙이지만 ‘하락’ 전망치가 ‘상승’ 전망치를 앞선 것은 2020년 7월 조사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하락’ 전망(응답자 38.2%)은 실제 가격하락(-20원·영남권 기준)으로 적중했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듯 시장심리가 1년여 만에 보수적으로 바꿨다는 점이 중요 포인트다. 9월은 원래 계절적 약세장인 데다 13년만의 고(高)단가 시황과 추석 연휴, 글로벌 약세지속에 의해 무거운 전개가 예상된다. 

◇ 전통적 하락장에 추석연휴 高단가 시황 복합 작용

2009~2020년 12년간 9월 하락장은 총 7회, 보합(상승-하락 ±제로시황 포함) 4회, 상승 1회로 상승확률이 거의 없다. 히트맵 분석상으로도 12년간 총 205원 등락 가운데 145원 하락해 하락률 70.7%를 기록했다. 이는 10월(하락률 89.7%)에 이어 연중 두 번째 높은 하락장이다. 

추석효과와 13년만의 高단가 시황도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명절 전후 자금수요증가와 생철부터 선반설까지 전 등급 500원(kg) 이상 고단가 시황에 따른 자금부담이 겹쳐, 9월 내내 매물심리가 비축심리를 압도할 전망이다. 이는 시중에 꾸준한 공급으로 이어져 가격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글로벌 약세시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반등의 걸림돌이다. 세계 스크랩가격 풍향계로 통하는 터키 수입 시장은 8월말, 4개월래 최저치인 446달러(HMS No1&2 80대20, CFR)로 마감해 10주째 하락-약세장이 전개 중이다. 최근 7년간 터키 시장은 11주 연속 하락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점에서 ‘바닥’에 거의 온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터키 철강시황과 스크랩가격 등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국 철강시황이 정부의 감산기조, 경제지표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을 보여 터키 시장의 ‘바닥’ 확인 이후에도 확실한 반등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타이트한 수급·사상 최대 철근마진, 반등가능성

9월 스크랩시장에 약세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사상 최대 물동량에 따른 시중 재고감소와 타이트한 수급감, 기록적인 철근-스크랩 마진 스프레드, 생철 중량 등 고급 스크랩 중심의 강세현상이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시중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130만톤 늘어난 950만톤으로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작년에 비해 월평균 20만톤씩 물동량이 더 쏟아져 나와 시중 가용재고가 대부분 소진됐고 이는 공급여력 저하로 하반기 내내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철근-스크랩 마진스프레드는 9월 철근 기준단가 추가 인상(+50원/kg)에 따라 1일 현재 435원(철근 유통 1,010원 – 중량A 영남권 575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금년 1~8월 평균 340원보다 95원이나 높다.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제강사 쪽에 쏠려 있어 스크랩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생철 중량 등 고급스크랩 중심의 수요증가와 가격강세가 저급 스크랩의 가격하락을 막는 ‘방지턱’이 되면서 동반 강세를 이끌 전망이다. 일본산 스크랩의 한국행 수출가격 기준 신다찌(생철)-H2(경량A) 가격차이는 8월 들어 톤당 1만8,500엔(원화 195원/kg)을 기록해 평상 시 3~4천엔의 4~5배로 확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