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前 가격상승이 오히려 毒?

2021-08-31     박준영 기자

2009년 이후 추석 시세방향 분석

12년간 추석 前 하락확률 58%
추석 연휴 이후엔 67%로 높아져 
추석前 상승 땐 연휴 뒤 100%↓
금년엔 高단가-양극화 시황 변수

추석연휴(9/20~23)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스크랩가격은 명절 전후(前後) 하락한다’는 시장 격언이 금년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2009년부터 2020년 사이 12년간 추석연휴 전(3주간) 국내 스크랩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총 7회, 연휴 후(3주간) 하락은 총 8회로 각각 58%, 67% 확률을 기록 중이다. 확률 통계상 관련 시장 격언이 대체로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추석 전 가격이 상승한 경우인데, 4번의 추석前 상승장은 추석 이후 100% 하락장으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추석 연휴 전 가격상승이 매물타이밍을 연휴 이후로 늦추면서 연휴 직후 늘어난 물동량이 가격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상인들 입장에서 추석前 상승장을 반드시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통계상 추석 전 상승은 추석 후 하락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추석 전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추석 후(後)에도 하락할 확률(총 7회 중 4회, 57%)이 반등 또는 횡보할 확률(각각 14%, 29%)보다 월등히 높았다.

 

◇ 올 추석, 高마진스프레드-등급양극화 시황 변수

금년에는 하락장으로 추석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8월말 현재 시장가격이 2008년 여름이후 13년래 최고 수준으로 자금부담과 압박이 커진 데다 글로벌 스크랩시장의 하락세로 시세차익을 노려 볼 호재가 없다는 점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매물심리가 꾸준히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31일 현재 국내 최대 스크랩소비자 현대제철이 9월 7일 단가인하(8월 27일 이어 두 번째, -10원/kg, 인천·당진공장)를 예고했고 영남권에서는 한국철강이 9월 2일부터 단가 인하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말까지 단기고점 매물이 대량 쏟아지면서 재고비축에 성공한 주요 제강사들이 추석 연휴 전 단가인하로 매물심리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전기로제강사 주력제품인 철근의 마진스프레드가 사상 최고 수준이고 생철-경량 수급 및 가격이 역대급 양극화를 보이고 있는 점은 추석 전후 시황의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철근 마진스프레드는 8월 평균이 430원(kg)으로 최근 3년(2018~2020년) 평균인 310원보다 120원 높고, 한계치로 알려진 260원의 1.6배에 달한다.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장의 조정작용이 마진 스프레드의 추가 확대를 막기 위해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생철-경량시장의 양극화도 추석 전후 가격방향성의 변수다. 8월말 현재 일본산 수입스크랩 가격 대비 생철(B)은 60원 저평가 돼 있고, 경량(A)은 45원 고평가 된 만큼 생철시장에는 비축심리가, 경량시장에는 매물심리가 각각 우세해, 추석 전후 시세방향과 수급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