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in 철근시장 프리뷰] t당 120만원 공방전 … 시세분수령

2021-08-17     정호근 스틸in 기자

지난주 : 눈치 보고 버티다 8월 중순..’편치 않은 시장’

8월 철근 시장의 본선이 미뤄지고 있다. 집중휴가 이후 시동이 늦게 걸린 실수요와 유통의 강한 경계심 때문이다. ‘아직 비수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합리화와 ‘아직 성수기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긴장감이 공존한다. 하지만 철근 시장 곳곳에서 불안한 시세를 점치는 혼선이 뚜렷했다.

지난 주 실수요 시장은 순차적인 복귀가 이뤄졌지만, 활황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일선에 있는 가공업계는 납품현장별 공사재개 체감이 제 각각 이었다. 조금씩 달랐던 공사현장 휴가와 막바지 폭염 등으로 현장 정비가 길어진 상황으로 판단된다. 일부 중소형 공사현장은 불안한 철근 시세를 의식해 공사재개 시점을 미루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유통시장의 정체도 늦어진 실수요 복귀와 무관치 않다. 실수요가 활발해지면서, 유통시장의 수급긴장감이 높아지고, 그것이 유통 시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7월 하순 가격급등 이후 집중휴가를 보낸 8월 1주차의 정체는 당연했다. 하지만 8월 2주차까지 정체가 길어지면서 유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시세불안 리스크를 감당하기 싫은 유통업체들은 톤당 1만원~2만원 낮은 가격의 하향 판매에 나섰다. 경계심 많은 시장에서, SD500·SD600강종·SD400 굵은 철근이 우선적인 매도 대상이 됐다. 이들 강종과 규격의 선제적인 매도가 유통가격의 하락 체감을 키웠다. 반대로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SD400 10·13mm 철근에만 매수가 몰리면서, 종전 고점 수준의 가격을 버티는 온도차가 뚜렷했다.

8월 2주차 철근 유통시장은 엇박자 거래가 정체감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시중가격 또한 객관적인 대세를 확인하기 어려운 불균형 상태가 지속됐다. 지난 주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SD400 10mm기준 톤당 122만원~123만원(현금)의 최고가를 형성했다. SD400을 바짝 뒤쫓던 SD500·600강종은 저가판매가 늘어나면서 톤당 120만원 밑으로 내려섰다.

수입 철근 시세도 비슷했다. 귀한 SD400·10mm 철근만 사고 파는 것은 불가능한 시장이었다. 수입 철근 재고의 강종·규격 불균형 문제도 원인이지만, 이보다 SD400·10mm만 골라 사는 핀셋구매 패턴에 대응하지 않는 판매조절 의지도 강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수입 철근 1차 유통가격은 강종과 규격, 원산지별로 톤당 120만원 선을 넘나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주 : 사지 않고 팔지 않은 3주..’부담스런 시장’

8월 3주차 철근 시장은 ‘분수령’이라는 표현이 적합한 기점이다. 실수요의 회복이 본격화되는 출발점인 데다, 유통시장도 더 이상 사고 파는 거래판단을 미루기 어려운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분수령이자 곧 승부처인 셈이다. 광복절 연휴로 영업일이 짧아졌지만, 이번 한 주의 판단을 기반으로 남은 8월 하순의 시세가 가닥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큰 흐름을 거스르기 힘든 실수요와 달리, 유통시장은 ‘이번 한 주를 통해 향배가 바뀔 수 있다’는 긴장감이 크다. 적어도 8월 한 달의 승부수를 고민했던 유통세력은 마지막 한 주(8월 4주차)를 남겨둔 상황에서 여유로운 고민이 어려워졌다. 경계심은 여전히 강하지만, 이번 한 주의 시세체감에 따라 남은 8월 거래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연출될 수 있다.

유통시장은 매도와 매수 어느 쪽도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지난 7월 마지막 주부터 최근 3주 동안 ‘사지 않고, 팔지 않은’ 거래정체의 부담이 크다. 판매처 입장에서는, 매도를 미루다 단기고점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수요처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물량확보 기회와 단기저점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다.

경계심이 큰 이번 한 주 유통가격의 등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제대로 시작도 하기전에 후반전이 시작된 8월 시장의 무게중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