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고 갈까 버틸까 … 분주해진 상인들

2021-03-05     박준영 기자

영남권 65원(kg) 뺀 뒤 65원 인상
두 달 만에 10년來 고점 다시 회복
터키 일본 등 글로벌 시장 고공비행  
1~2회 추가 상승여력 남아 있지만
단기고점 놓칠까 불안심리 고개 들어


5일(금) 영남권 주요 제강사 네 번째 인상으로 누적 인상폭이 평균 65원(kg)으로 확대된 가운데 지역 시장가격이 2개월 만에 다시 10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하자 단기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물동량 증가로 방통차(車) 수배도 힘들어졌다고 한다. 한 시장관계자는 “어제(4일) 오후부터 방통차 배차경쟁이 심해졌다”며 “차(車)를 못 잡아 불안심리가 발동하면 시장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권 제강사들은 단기고점 매물이 몰려, 입고량이 사나흘 연속 적정 수준을 웃돌 경우 추가 인상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현재의 단가가 단기고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철근-제강업계는 수익성지표인 철근 메탈스프레드가 이번 단가인상으로 한계원가로 알려진 260원 아래까지 떨어져, 인상여력이 바닥 난 상태다. 5일 현재 영남권 철근계 제강사들의 추정 메탈스프레드는 255원(1분기 철근 유통기준단가 705원 – 영남권 중량A 중심 값 450원, 추정)이다. 

 

◇ 최대 변수는 글로벌 상승세

그러나 바닥 유통시장의 공급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글로벌 시장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향후 시세방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말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도 다음주에 공급여력이 조기 소진된다면, 4월 성수기 도래와 제품 값 인상(전분기 대비 +80원 이상 예상)을 앞두고 풀가동에 들어간 제강업계의 소비증가와 맞물려 중순 이후 수급은 다시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시장의 상승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 시세방향 풍향계로 불리는 터키 시장은 4일 시황단가가 460달러(HMS No1&2 80대20, CFR)를 돌파해 올 1월 셋째 주 이후 8주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10년래 최고 수준인 490달러까지 30달러 남았다. 터키 460달러대를 기준으로 일본 H2 FOB 수출가격은 4만5천엔 돌파를 시도할 것이다. 4일 현대제철이 주간 입찰에서 직전 성약가격대비 3천엔 인상한 43,500엔(H2 FOB)에 비드해 상승 포지션이 확인된 가운데 오는 10일 개최되는 일본 국내외 단기 시세방향 선행지표 관동철원협동조합 공동 수출입찰에 이목이 집중된다. H2 FOB 43,500엔을 기준 했을 때 현 시점에서 영남권 기준 국내 가격은 약 50원의 추가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 동행지표인 철광석 스팟가격은 4일 현재 178달러(Fe 62%, 분광, 중국 도착도)로 2011년 9월 이후 9년 6개월래 최고 수준을 3주째 이어가고 있다. 중국 양회(11일 폐막) 직후 발표될 정책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경인·충청권 시장은 이번 네번째 영남권 인상으로 상승압력이 가중되고 있지만 실제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역간 스프레드 구조상 영남권의 이번 인상(+15원)으로 영남권 중량A 중심 값은 경인·충청권보다 순간 25원 높아졌지만 경인·충청권 물동량의 역내 이탈을 유도하기에는 애매한 격차다. 경인·충청권 제강사 입장에서는 외부요인에 의해 시장이 잠기지만 않는다면 역내 수급여건은 충분하기 때문에 추가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단가수준으로 판단된다. 특히 현대제철은 넉넉한 재고와 납품협력사 및 패밀리 중상들의 충분한 공급여력을 바탕으로 지역 인상경쟁을 피하면서 시장의 과열을 억제하는 과속방지턱 역할을 하고 있어 지역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무겁게 끌고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