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도심 가속화, 스크랩 산업지형 바꾼다

2020-07-09     유정수 日도후쿠대학대학원 교수

창간11주년 특집칼럼 : 트렌드

코로나가 몰고 온 脫도심 현상
근무형태 교통 주거문화 바꿔
低출산 고령화 부작용 해소 열쇠
지역의 균형 발전에도 긍정적 
리사이클 정맥산업에 새로운 기회

일본내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정부의 긴급사태 해제 이후 다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백신개발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고 치료약 개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면서 경제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대부분 사람들이 수 개월 째 계속되고 있는 재택 근무와 온라인 교육, 화상 회의 및 비지니스 미팅에 익숙해져 있다. 재택 근무와 대면 업무의 장점을 살려가면서 각 분야에서 사회,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고도 경제성장기 정원 초과 초만원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파김치가 되어 출근하면서, 비싼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언젠가는 서울 시내의 고층 아파트에 살아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지금도 서울이나 동경 주변 베드 타운에 거주하면서 만원 버스와 지하철로 2시간 이상 거리를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부동산 업체가 조사한 여론 조사 결과, 지금부터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젊은 세대들은 도심의 고층 맨션을 선호하기 보다 교외 단독 주택을 선호한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직주근접(職住近接), 역세권 중심의 주거 인식이, 요즘에는 직주융합(職住融合)을 고려한 형태로 선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택 안에 텔레워크 공간을 갖추고 있고 업무의 절반 이상을 재택 근무로 처리할 수 있으며, 자녀 교육과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주거 형태가 향후 10년 안에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됐다. 교외의 단독 주택이라면 주변 자연 환경이 좋을 뿐 아니라 땅값이 싸기 때문에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 저출산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고령의 부모님을 가까운 거리에서 돌볼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도 해결될 것이다. 

실제로 산업계에서는 부업(副業) 해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주택 검색과 소개 건수를 보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 물건의 인기가 높다. 자연 재해 방재 대책과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지방 도시라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교외의 단독 주택 거주를 선호하게 될 것이고, 지방 도시로의 분산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환경오염, 각종 재해 리스크, 교통 혼잡, 지가 상승 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토의 균형개발과 발전,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소득 감소 경향이 뚜렷해지고 중간 소득층이 급격히 무너지는 반면 빈곤층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주지와 생활 패턴의 변화도 눈에 띄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억 엔을 호가하는 동경 시내 초고층 맨션에 살 필요성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거주지와 함께 대기업의 본사 기능도 지방 도시로 분산될 것이다. 

인구와 건물, 자동차가 각 지방도시에 분산되면, 각종 폐기물의 발생도 각 지역에서 발생하게 된다. 초고층 건축은 감소할 지 모르지만 경량 철도나 도로망 정비가 활발해 질 것이고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마이카 붐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급격한 전력 수요의 집중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재생가능 에너지의 보급이 늘어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조업이나 건설, 에너지 산업에 투입되는 자원의 종류나 양 뿐만 아니라 폐기물과 재생자원의 발생 지역과 발생량, 종류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수십년 동안 서울과 동경은 어떻게 하면 도심 집중과 확산을 막을까 하는 고민을 해 왔다. 아무리 땅값이 올라도 부동산 투기가 멈추지 않았고, 부도심을 만들어 베드 타운을 개발하고 그린 벨트를 지정해도 수도권 집중과 도시 확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주지 선택은 개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개인행동을 규제하기란 한계가 있다.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대규모 재해에 의한 거주지의 집단 이주 외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방 이주를 유도 할 수 있다면 철스크랩은 물론 모든 폐기물의 발생 구조가 달라지게 된다. 

몇년 전 지방의 한 대형 리사이클기업 대표가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지방에 있는 폐기물 재활용업체의 장래는 너무 어둡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돌파구는 생활 폐기물 처리의 민간참여나 해외 진출 밖에는 없다고 했는데 코로나 이후 비즈니스 및 근무형태, 거주지 선택 변화로 사회시스템의 변화가 시작되면 가까운 장래에는 동맥산업 뿐만 아니라 정맥산업에도 커다란 연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