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多 40~50원 인하가능 vs ‘공급절벽’ 시작될 것

2020-07-01     박준영 기자

제강社, 서너 차례 인하 가능할까

하반기 시작과 함께 주요 제강사 두 번째 단가인하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2주간 시중 물동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자 오랜 만에 입고통제를 실시했던 제강업계는 넉넉한 재고와 7월 감산 확대에 따른 스크랩 소비감소, 해외시장 약세를 앞세워 후속 인하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6월 하순 인하를 포함해 7월 중 40~50원(kg) 인하(누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른 만큼 내리고 내린 만큼 오르는 시장 특성에 근거한 것이다. 시장가격이 금년 4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 두 달간 최대 70원(kg) 올라, 2017년 8~9월(+75원) 이후 2년 9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만큼 반대급부 성격의 하방 압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70원(kg) 이상 시장가격이 오르거나 내린 대형 등락장(場) 직후에는 이전 등락폭의 70~80%가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패턴을 고려한다면 70원 오른 뒤 40~50원 하락 예측이 터무니 없지는 않다.

 

반면 제강사의 인하기조가 예상 외로 길게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시중 물동량 증가는 코로나발 경제위기 와중에 시장가격이 의외로 크게 오르면서 고(高)단가 악성재고들까지 전부 빠져 나온 결과로, 지금부터는 가용·불용 재고 구분 없이 공급여력이 바닥 난 상태라는 것이다.

□ ‘바닥 고철 진짜 바닥났나’ 시험대

영남권의 한 대형 납품회사 영업관계자는 “최근 매물 중에는 최근 고점이던 작년 가을 350~360원(중량A) 하던 고단가 물건들이 많았고, 현재는 재고가 거의 다 빠진 상태"라며 "코로나 여파로 발생량이 그만큼 빨리 못 따라주고 있어 곧 공급절벽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분위기도 추가 하락보다는 버팀목 역할에 가깝다. 국제 시세방향의 트리거로 작용하는 터키 시장은 최근 2주간 하락하며 조정에 들어갔다가 3주차부터 ‘바닥’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터키 가격은 2주전 270달러(HMS No1&2 80대20, CFR)를 고점으로 지난 주말 255달러로 6% 하락했지만 이번주 들어 소폭 반등해 하락세가 멈출 조짐이다. 현지에서는 미국 유럽의 수집활동이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 여의치 않아 250달러대에서 저항선이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터키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면, 일본의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국내 시세방향성도 리부팅될 것이다. 

국내 시세방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본 수출가격은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했지만 막상 단순 비교평가를 해보면 추가 하방 압력이 크지는 않다. 이번 주 일본 H2 FOB 오퍼가격은 2만3천엔 내외로 파악돼 2주 전 최고가 대비 4천엔 가량 폭락한 상태다. H2 FOB 2만3천엔을 기준으로 영남권 실제 도착단가를 환산하면 환율과 부대비용을 적용해 300원(kg)쯤 된다. 이 가격의 영남권 경량A 적정단가는 선임만큼 공제한 280원으로 판단되는데, 이번 주 영남권 제강사 두 번째 단가인하를 적용한 경량A 단가가 280원이므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 수출가격이 폭락한 것을 감안해도 국내 가격의 추가 인하 명분은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일반적으로 약세장에서는 일본산 대비 국내 가격이 10~20원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어 제강업계의 세 번째 인하여력이 없지는 않다.

한편 8월은 전통의 상승장(場)이라는 사실이 7월 후반부로 갈수록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국내 시장가격과 디커플링 경향이 강한 수입동향도 주목거리다. 수입이 축소되면 국내 시장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제강업계가 수입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지난 5월 수입량(34만톤)이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6개월 연속 감소해 5월 누적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33% 급감한 206만톤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