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침체 요인이 공급부족 요인 앞설 것"

2020-04-28     아마노 히로야스(天野 弘康) 日텍스리포트 기자

日 5월 스크랩시장 향방

코로나 이후 엎치락뒤치락 가격흐름
공급부족 이슈의 글로벌 시장과 달리
일본에선 건설 수요침체로 약세 지속
황금연휴 앞뒤 대형 건설현장 도미노 중단 
발생·공급감소 보다 수요감소 영향 커 
6월까지 내수 스크랩가격 약세 전망

 

일본 국내외 철스크랩 시장이 혼조양상을 띄고 있다. 수출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동경항만 부두도착도(FAS) 가격도 따라 올랐다. 반면 국내는 다시 하락했다. 동경제철은 4월 24일 다하라(田原) 오카야마(岡山) 다카마쓰(高松) 철강센터 등 3개 거점의 구매단가를 인하했다. 코로나 확산세로 단기 시세방향을 예측하기란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현황을 짚어보고 가격방향성을 전망해 본다.

시장을 전망하기 앞서 지난 번 칼럼<3월 31일 보도, 4월 日스크랩시장 향방>에서 언급했던 내용에 대해 셀프 채점을 하고 넘어가겠다. 다음 4가지로 전망했었다.

① 코로나19 사태는 동경 주변을 중심으로 4월에 심각해질 것 같다. 여행, 레저, 항공, 철도, 외식업 등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② 미국 내수시장은 4월 중 50달러 넘게 폭락할 전망이다. 터키행 미국 유럽 스크랩 성약 가격은 200달러(HMS No1&2 80대20 CFR)대가 붕괴되며, 글로벌 시장은 4월에도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일본 신규 수출시장도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이다.

③ 수출기업들은 발생량 저조를 배경으로 저가 신규 성약에 난색을 표하는 시점이 올 것이고, 이 때가 시황의 전환점이 된다. 빠르면 4월 중 올 것으로 예상한다.

④ 다만 그것이 본격적인 ‘바닥’ 확인으로 이어질지, 일시적으로 하락세가 멈췄다가 다시 하락할지 코로나 사태의 경과와 각국 경기부양대책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 글로벌 공급부족감, 日 수출가격 상승세

우선 ①은 예상대로 됐다. 동그라미(○)로 체크하겠다. 지금도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4월 27일 현재 주민기본대장(住民基本台帳)에 기재돼 있는 국민 1인당 10만엔씩 지급하기로 했다. 4인 가족 시 40만엔을 받는다.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②의 앞 부분도 거의 맞췄다. △로 체크하겠다. 미국 컴포지트프라이스 기준 4월 중 46.67달러 하락했기 때문에 언급했던 50달러 하락에 거의 근접했다. 그러나 뒷부분의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로 체크하겠다. 결과적으로 200달러 붕괴 직전까지 갔다가 급반등 후 단기 250달러대를 회복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 영국 등 주요 수출국 오퍼가 급감하면서 공급이 제한된 것이다. 반등요인으로서 이 점을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

③은 대만 수출상담가격이 상승세에 있으므로 〇으로 체크하고 싶다. 대만행 성약가격은 H1·H2 믹스 톤당 235달러(CFR)로 엔화 환산 H2 FOB 기준 2만2천엔 수준이다. 한국행 수출가격도 저점 대비 1,500엔 상승했지만 2만엔 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대만 단가와 2천엔 격차를 보인다. 

대만행 수출 상담가격이 상승세라고 해서 수출시장이 활기있다고 하긴 어렵다. 제한된 물량으로 오퍼 자체가 적다. 이는 터키시장의 최근 움직임과 유사하다. 

일본 수출기업 관계자들은 대만시장에 미국 컨테이너 스크랩 신규 오퍼물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전까지 일본의 대만 수출가격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수출물량이 베트남보다 대만에 몰리는 배경 역시 타이트한 수급사정에서 찾을 수 있다. 베트남행은 선적물량이 적어도 5~6천톤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만큼 부두에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다. 3천톤 단위 성약 가능한 대만행이 매력적인 이유다. 

끝으로 ④는 진행형이다.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전망치를 업데이트 하자면 국내외 모두 재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 입고흐름 안 좋지만 수요는 더 침체

4월말 현재 일본 국내 시장은 수출 시장을 역행하고 있다. 동경제철이 가격을 인하했다. 이는 입고가 쇄도해서가 아니다. 관동지구 우츠노미야(宇都宮) 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도치기현(栃木県)의 한 시장관계자는 “입고흐름은 좋지 않다. 그래도 단가인하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입고가 원활하지 않는데도 구매단가를 인하한다는 것은 제품시황이 나쁘다는 뜻이다. 5월초 황금연휴는 물론 6월까지 일본 전기로업계는 대폭적인 감산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스크랩시장이 다시 강력한 하락 압력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예상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는 제네콘(General Contractor·종합건설업체를 지칭하는 말)들의 공사중단 발표다. 제네콘 중에서도 연 매출 1조엔이 넘는 빅5(大林組, 鹿島, 清水建設, 大成建設, 竹中工務店)를 일컬어 슈퍼 제네콘이라고 하는데, 鹿島와 大林組 등 2사는 4월 17일 긴급사태선언이 전국으로 확대되자, 5월 6일 해제 시점까지 전국 현장에 공사중단을 발표했다. 大成建設도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발주자와 협의해 가능한 공사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미 동경 등 7도부현(都府県) 공사를 원칙적으로 중지한다고 발표했던 清水建設은 이후 중지대상을 13시도부현으로 확대했다.

슈퍼 제네콘의 공사중단 파장은 크다. 鹿島는 전국 700개 건설현장에서 4만3천명이 일하고 있으며 大林組는 전국 600개 공사장에 근로자가 수만 명 규모다. 清水建設 역시 630개 현장에 2만5천명이 일하고 있다. 

슈퍼 제너콘의 선제적 조치는 중소 제네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건설용 강재 출하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전기로 제강업계는 어느 시점부터 한 단계 더 강화된 감산을 해야 할지 모른다. 

한편에선 발생량 감소에 따른 제한적 공급여력이 스크랩시장을 강세로 이끌 요인이라고 지적하지만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공급부족 이상으로 수요침체 우려를 다시 부각시킬 것이다. 기자가 향후 일본 국내 스크랩시장을 약세로 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