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유난히 힘들었던 재고장사型 商人들 … 더 자주, 많이 가격 떨어졌다

2020-01-15     박준영 기자

평균단가대비 최고·최저價 등락률 비교

2019년 평균값 대비 최고가 17% 올랐고 최저가 22% 내려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격 떨어져 재고차익 노릴 기회 적어져
2016~2018년엔 최저가 하락률 보다 최고가 상승률 더 커


지난해 상당수 스크랩기업들이 적자를 냈다고 한다. 업종 특성상 전방시장인 철강산업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철강시황이 침체에 빠지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스크랩기업의 경영실적을 좌우하는 요소로는 판매량, 단가 등락횟수와 함께 등락폭이 있다. 판매량은 외형을 결정하고 단가부문은 수익과 연결된다. 2019년은 스크랩기업에게 판매량과 단가변동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제강사의 시중 구매량을 스크랩기업들의 판매량으로 간주했을 때 2019년 판매량은 1,690만톤(철강통계 1~10월 실적을 근거로 추정)으로 전년의 1,760만톤보다 3.8% 감소했다. 2018년 -0.1%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단가가 몇 번 올랐고 몇 번 떨어졌는지, 어느 쪽에 횟수가 많았느냐에 따라 상승장(場)과 하락장이 결정되는데, 2019년에는 총 37회(영남권 기준) 단가변동 횟수 가운데 상승 12회, 하락 25회로 확률 68%의 압도적인 하락장이었다. 2018년 역시 27회 단가변동 횟수 중 상승 10회, 하락 17회로 확실한 하락장이었지만 하락비율은 63%로 2019년에 비해 덜 높았다.

이미 매출감소폭과 많은 하락횟수로도 2019년 스크랩기업들의 실적악화를 짐작할 수 있지만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평균단가 대비 최고가의 상승률과 최저가의 하락률 비교다. 평균단가 대비 최고가의 상승률이, 평균단가 대비 최저가의 하락률보다 크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의미고, 반대의 경우 시세차익 기회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 판매감소에 하락장 이중고

2019년 최고가는 400원(kg, 영남권 중A 제강사 구매단가 기준), 최저가는 280원이고, 평균 단가는 342원이었다.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최고가는 17.0% 올랐고, 최저가는 22.1% 내렸다. 이는 지난해 상승폭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2016년에는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최고가가 53% 올랐고 최저가는 13.6% 내렸다. 2017년과 2018년 역시 +18.5 / -12.1%, 10.8% / -7.2% 등으로 상승폭이 하락폭보다 컸다.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더 많이 오르고 덜 떨어졌다는 의미다.

2019년에만 유독 평균단가 대비 더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스크랩기업들이 재고차익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재고비축과 매물 타이밍을 통해 마진을 극대화하는, 재고장사형 기업들에게 2019년은 쓰린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한편 한국은 일본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대비 최고가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일본은 지난 4년간 77.4%(‘16년), 53.2%(‘17년), 20.6%(‘18년), 55.6%(‘19년) 등 추이를 보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36.2%, 32.8%, 18.8%, 42.9% 등으로 일본 시장에 비해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일본 시장이 한국보다 더 역동적으로 움직인 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