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향상조직 만들고 허용치보다 20센티 더 짧게 잘라줘 … 생존경쟁에 몸 낮춘 일본 스크랩업계

2020-01-14     아마노히로야스(天野弘康) 日텍스리포트 기자

일본스크랩시장 2019년 리뷰와 2020년 트렌드

수요 주는데 … 수급격차 갈수록 벌어져 생존경쟁 내몰려
작년 잡품 중국 수출 막혀 제강사와 2년째 품질갈등 
일본철리사이클공업회, 7개 지부에 품질향상위원회 신설
품질개선대책 모아 현실 가능한 방안부터 추진하기로
수출단체 관동철원조합 규격허용치 보다 짧은 베트남 수출용 단척 서비스 시행
개별 업체 합종연횡, 신사업 모색 … 드론 띄우고 퇴역항공기 사와 재활용, 소각재서 귀금속 회수까지 


요즘 신년회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신년회에 참석해 기업과 업계단체 대표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다 보면 화제가 대동소이하다. 우선은 「지난해 美中 무역갈등으로 일본 철스크랩 가격이 최대 1만3천엔 하락한 힘든 상황」이었음을 돌아본다. 그리고 「금년은 연초 미국-이란 갈등과 긴박한 중동정세로 주식과 환율이 날뛰면서 파란만장하게 막이 올랐으며, 경제도 철강산업의 앞날도 불투명하다」며 우려한다. 하지만 「올림픽이 있어 좋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마무리한다.

일련의 신년사를 들으며 다시금 느낀 것은, 스크랩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공통된 인식이다. 그것은 「철강시황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나쁘다」,「수요환경은 상반기보다 올림픽 이후 하반기에 더 좋을 것 같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올 상반기 전기로의 생산 저조, 특히 1~3월 건설용 수요는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의 예상처럼 지금이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일까. 그리고 하반기에는 밝은 「일출(日出) 」을 볼 수 있을까. 

지난 2019년 스크랩가격은 봄 이후 장기 하락하며 가을에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철금속류와 더스트 혼입에 의한 품질갈등 이슈는 계속해서 화제가 됐다. 기자가 생각하는 2019년 일본의 토픽은 ① 국내시황이 2년 연속 하락해 한때 3년만의 최저가로 하락한 것 ② 잡품스크랩의 국내 체류로 품질문제가 이어진 것 ③ 철스크랩-전기로 업계 모두 성장과 생존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 국내 가격 3년만에 최저가 하락

2019년 철스크랩 시장은 「하락」의 해였다. 2년 연속 하락으로 10월 가격이 2016년 가을 이후 3년만에 최저가로 후퇴했다. 동경제철 우츠노미야 공장 특급가격은 2019년 연초 31,500엔, 연말 25,000엔으로 연초 대비 연말 6,500엔 떨어졌다. 이 공장의 지난해 최고가는 3월 35,000엔, 최저가는 10월 22,500엔으로 최고대비 최저가 격차가 12,500엔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동경제철은 작년 6월과 7월 계약분 강재판매가격을 전 품목 톤당 3,000~5,000엔 인하했는데 전 품목 가격인하는 2016년 10월 계약분 이래 33개월만이었다. 美中 무역갈등이라는 외부 요인에다 전기로 생산부진이 인하의 배경이다. 전기로 조강생산은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였다. 여전히 내수시장에는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업계 리더들의 올 1~3월 국내 철스크랩의 수요여건을 불투명하게 보는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지난해 철스크랩 수출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150만톤 이상 추정되는 중국행 잡품 스크랩 수출이 중단됨에 따라 2019년 수출감소가 거의 확실해 보였는데, 결과는 1~11월 누적 수출량이 689만2천톤으로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했다. 연간 추정치는 752만톤이다. 

11월 누계 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5.6% 감소한 4만1천톤에 불과했고, 주력인 한국행도 2.4% 줄어든 363만1천톤에 그쳤는데도 전체 수출량이 증가했다는 것에 주목할 만 하다. 베트남과 대만행이 늘었고 특히 방글라데시가 제4의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방글라데시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고 11월에는 5만7천톤이나 기록했다. 2020년에는 수출물량이 한층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원거리 수출에 적합한 대형선박 수요가 금년에도 증가할 것이다.

◇ 2020년에도 품질문제는 계속

잡품스크랩의 국내 체류와 철스크랩 품질문제는 더스트 처리장 부족과 함께 금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일본철리사이클공업회는 7개 지부별로 품질향상위원회를 설치해 관련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품질 品質」은 2020년에도 계속해서 업계의 중요과제가 될 것 같다. 일본철리사이클공업회 측은 품질문제는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대응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각 지부별로 품질향상위원회가 논의한 내용을 본부가 종합해 실현 가능한 방안부터 검토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일본산 스크랩에 대한 평가개선 노력은 「品質」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출기업단체 관동철원협동조합은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금까지 실시해온 방사선량 검사를 강화하고, 더스트 비율 저감 등 독자적인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020년부터는 베트남 유도로 메이커를 겨냥한「세단화細断化」서비스를 시행한다. 최장(最長) 1,200mm까지 허용되는 국내 전기로 검수규격보다 짧은 1,000mm로 규격을 강화해, 소비자 편리성을 소구하고 있다. 2020년은 「細断化」가 품질과 함께 새로운 키워드로서 주목될 가능성이 있다.

◇ 철스크랩· 전기로업계의 새로운 생존 움직임

지난해 전기로와 철스크랩 업계는 생존을 위한 재편에 들어갔다. 전기로업계의 경우 합동제철(合同製鉄)이 3월 아시히공업(朝日工業)을 계열화했고, JFE조강은  카시마제조소(鹿島製造所)의 철근봉강생산을 2020년 1월 중단하면서 관동에 처음으로 봉형강제조거점을 두는 계획을 밝혔다. YK스틸의 모회사인 야마토공업은 지난 12월 포스코SS비나 주식 49%를 취득했다. 취득가액은 1억달러이며 사명은 포스코 야마토 비나 스틸로 변경된다. 

전기로업계는 수요감소와 원가상승이 겹쳐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지만 2019년 4~9월 결산만큼은 보통강전기로메이커 10개 가운데 7개사의 경상이익이 증가해 오히려 실적이 호전됐다. 전극과 내화 같은 부자재가격과 운반비 상승이 발목을 잡은 반면에 스크랩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져 메탈스프레드가 확대되었기 대문이다. 하지만 금년 1~3월기에는 스크랩가격 하락이라는 재료가 없어져, 실적은 다시 부진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발생량은 증가하는 데 양적인 수요확대가 어렵게 되면서 스크랩업계 내부에서도 생존모색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관공동출자 투자기관인 산업혁신기구(産業革新機構·INCJ)는 2019년 9월 리버홀딩스 보유주식 전량을 베스테라, 동경철강, 이보킨, 리버홀딩스에 매각했다. 또 리버홀딩스는 베스테라, 이보킨 두 회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리버홀딩스는 2015년 6월 이보킨을 포함한 재생자원제조업체 6개사와 「정맥산업의 메이저」실현을 목표로 하는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고, 그것을 발전시킨 형태가 되었다.

훗카이도 거점의 스즈키상회(鈴木商会)는 11월, 태국의 일고양행(日高洋行) 홍콩의 치호·인바이론메탈그룹과 합병해, HIDAKA-CHIHO METAL RECYCLING(Thailand) Co.,limited을 설립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모터스크랩 등을 수집하고, 태국 보세구역에서 선별·해체해 중국, 인도, 태국 등 수요가 많은 국가로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는 것이다. 엔비프로홀딩스는 2월, 그룹 관계사 에코네콜이 2016년 2월 출원한 「소각재로부터의 귀금속 회수방법 및 장치」가 특허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소각재로부터의 금(金) 은(銀) 플라티나, 팔라듐 같은 귀금속을 고품질 회수하는 기술·장치를 활용함으로써 귀금속 자원의 재자원화와 폐기물 재자원화율 향상, 매립처분량 삭감을 목표한다. 이 회사는 경쟁입찰에서 퇴역한 정부전용기 2대를 낙찰 받아 중고 항공기의 재이용과 리사이클하는 신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의욕적인 시도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그 외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는 후화(扶和)메탈이 4월 扶和드론을 설립하고, 소형무인기를 이용한 측량서비스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2019년 12월 결산기부터 3개년 중기경영계획에 따라 본업인 철스크랩사업을 강화하면서 이와 병행해 사업다각화를 표명했는데, 관련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의 도전이어서 참신함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