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다 잠긴다’ … 브레이크 걸린 영남권

2019-11-06     박준영 기자

시중 물동량 뚜렷하게 둔화되자
영남권 8주만에 인하기조 멈춰서
제품 불확실성 탓 매물심리는 유지
경인·충청권 내주 추가 인하예고
인하 직후 물동량 추이 ‘시금석’ 될 듯
일본 반등시기 반등폭이 직접 영향

이번 주 시중 물동량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시장에 기류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영남권에서는 역내 주요 제강사 입고량이 주초 이틀간 평소 정상 수준의 70%에 그치고 있다. 가장 최근 인하시점인 지난주 중후반의 인하 전후와 비교했을 때 최대 5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등 철근계열 3사의 입고량은 지난 주 단가인하 직전 일평균 4천톤 넘게 입고됐다가 인하 직후 2천톤 초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 제강업계는 입고량 감소에 대해 장기간 하락에 따른 피로감과 재고소진 및 발생량 감소에 의한 수집 및 공급여력 저하, 글로벌 시세상승에 따른 반등기대감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지역별 시장가격은 연속 누적 80~85원(kg) 떨어져 2012년 9~11월(-90원) 이후 7년만에 최대다. 그만큼 시장의 피로감과 충격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반등기대감에 의한 시장의 잠김 현상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강업계는 입고량이 처지긴 했지만 잠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 지금부터는 매물심리가 갑자기 닫히지 않고 약세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의 한 납품대상 영업관계자는 “최근 물동량 감소는 공급여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중대상 어디를 가든지 큰 재고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경인·충청권에서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오는 11일, 12일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단가인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음주 초 경인·충청권 단가인하 이후 상황에 따라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지, 아니면 ‘바닥’이 확인될지 시세방향의 ‘시금석’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단가를 내리더라도 물동량이 줄면 인하의 의미가 없고, ‘바닥’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제강사 입장에서는 다음 단계 인하시점을 정하는 것이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시기다. 

영남권의 한 제강사 구매관계자는 “지금부터는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추가 단가인하 여부를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번주 지역 입고상황과 다음주 초 경인·충청권 단가인하에 대한 시장반응을 보고 단가정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만간 ‘바닥’이 확인되더라도 반등시기와 반등폭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영남권의 한 납품대상 영업임원은 “제품시황이 워낙 안 좋아 11~12월 기대감이 크지 않다”며 “무작정 쌓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글로벌 시세방향 이정표인 터키 시장가격이 최근 6주째 올라, 아시아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지만 결국 국내 시장은 일본 시세흐름과 보폭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경험적으로 일본 시장가격이 오르는 만큼만 국내 시장이 직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바닥’ 확인과 반등시기, 반등폭을 가늠하려면 우선적으로 오는 10일 전후 개최 예정인 일본 국내외 시세방향 선행지표 관동철원협동조합 공동 수출입찰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