砲門 열린 영남권 … 바닥에선 30~40원(kg) 급락說

추석 연휴 직후 하락場 본격화 대한제강 동국 포항 선제적 인하 입고량 몰리자 한철 할당 들어가 터키 일본 등 글로벌 하락세로 2017년 상반기 가격수준 돌아가 국내시장 40원 하방 압력 생겨 국제 철광석 가격 다시 고공비행 용선원가 대비 지나치게 低평가 사우디 드론 테러사태 유가 급등 터키 하강국면 터닝포인트 임박 잠재적 반등지렛대로 작용할 듯

2019-09-18     박준영 기자

추석 연휴직후 영남권 시장을 중심으로 하락장(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연휴에서 돌아온 이번 주초 주요 제강사 입고상황이 예상 외로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터키 일본 등 해외 시장 가격이 계속 내려가자, 영남권과 경인·충청권 일부 제강사는 단가인하를 예고했다. 

대한제강, 한국철강은 19일(목),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21일(토)부터 각각 구매단가를 전 등급 10원(kg) 인하한다. 앞서 한국철강은 연휴직후 물동량이 몰리자 18일 납품협력사별로 할당(입고제한)을 실시했다. 경인·충청권에서는 16일 환영철강공업이 구매단가를 10원(kg) 인하했고,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는 24일(화) 10~15원 인하한다고 17일 시장에 알렸다.

17일 한국철강 창원공장 입고량은 평소보다 60% 늘어난 5천톤, 대한제강 녹산공장은 평상시 수준인 3천톤을 기록했다. 다만 그 외 제강사 입고량은 평소 수준의 50~70%로 업체마다 편차는 있었다. 

◇ 글로벌 하락세에 시장분위기 급변

추석 연휴 직후 예상을 깨고 매물심리가 움직인 것은 글로벌 하락세와 철근경기 부진이 겹쳐 추가 인하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남권 제강사 한 관계자는 “연휴 뒤 첫 날인 16일 오후부터 시장분위기가 바뀌었고 17일에는 물동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터키 시장가격은 주초 234달러(HMS No1&2 80대 20, CFR)로 최근 9주 연속 하락해 2016년 10월 이후 2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9주간 하락폭은 60달러로 2018년 11월 셋째 주부터 2019년 1월 둘째 주 하락장(-61달러) 이후 9개월만에 가장 길고 깊은 하강국면에 있다. 

일본 역시 터키 시장 하락세에 영향 받으며 국내외 시장가격이 2년 4개월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동경제철 관동거점 우츠노미야 공장 H2 구매 단가는 18일 현재 23,500엔으로 최근 2주간 3천엔 떨어졌다. 일본 국내외 시세방향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관동철원협동조합 공동수출입찰 평균낙찰가격은 지난 11일 24,849엔(H2 FAS)으로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17일 관서철원연합회 수출입찰에서도 단독 낙찰가격이 23,270엔으로 재차 하락했다. 미국 딥씨 한국행 수출가격은 추석 연휴 직전 현대제철이 심스메탈과 275달러(HMS No1 CFR)에 계약해 2016년 12월초 272달러 이후 2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터키, 미국, 일본 시장가격이 나란히 2년 4~11개월래 가장 낮은 가격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국내 가격이 글로벌 시세와 곧 동조화 된다고 본다면 2016년 12월~2017년 5월 사이 수준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 당시 중량A(영남권 제강사 현금 도착도 기준) 시세는 290~320원(kg) 사이로 18일 현재 중심 값 350원보다 30~60원 낮다. 바닥 유통시장에서 추석 연휴 이후 30~40원 하락가능성을 제기하는 근거다.

◇ 국제유가 급등 高용선원가 버팀목

반면에 하락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낙폭은 제한적이며 경우에 따라 반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석 연휴기간 발생한 사우디 정유시설 드론 테러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상품가격도 덩달아 들썩거리고 있어서다. 

국제유가는 16일 배럴당 62달러(WTI 선물 기준)를 돌파해 전일대비 14.6% 급등, 올 5월 21일 이후 4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터키 스크랩가격과 연관성이 깊어, 반등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터키 시장의 하락국면이 막바지에 와 터닝포인트라는 주장도 눈여겨 봐야 한다. 터키 시장 낙폭이 연속 기준 60달러 이상을 형성한 대형 하락장(場)은 최근 4년간 다섯 차례 있었다. 2015년 1월 3주~2월 2주 5주간 77달러, 2015년 8월 5주~10월 3주 8주간 69달러, 2016년 5월 3주~7월 2주 8주간 114달러, 2018년 11월 3주~2019년 1월 2주 9주간 61달러, 마지막으로 2019년 7월 4주~9월 3주 9주간(현재 진행 중) 60달러 등이다. 낙폭은 평균 60~70달러, 하락기간은 9주를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 터키 시장 하락국면은 막바지에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

철광석 대비 스크랩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반등지렛대가 될 수 있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10월초 예정된 美中 무역협상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효과로 지난 주 다시 90달러(Fe62% 중국 도착도)를 넘었고 9월 셋째 주 현재는 5년래 최고수준인 100달러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계약기준 고로사의 용선원가는 톤당 262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7년 1분기 290달러 이후 2년 6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용선원가 대비 글로벌 스크랩가격의 상관계수를 보면 현 시점에서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저(低)평가돼 있다. 3분기 용선원가 262달러 대비 현재 미국 딥씨 한국행 수출가격(275달러)과 일본 H2 한국 수출가격(25천엔, 추정치)은 상관계수가 1.05(용선원가를 1로 했을 때)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수년간 데이터에 의한 두 가격의 적정 수준(계수)은 1.3이다. 이 수준만큼 거리를 좁히려면 철광석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미국, 일본 스크랩가격은 지금보다 23~36% 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