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고점 카드 꺼낸 영남권, 가라 앉은 매물심리 되살아날까

9일부터 한시적으로 20원(kg) 올라 입고량 떨어지자 지체 없이 인상카드 너무 빠른 타이밍에 상인들도 당황 ‘수급개선효과 적고, 기대심리 부추겨’ 지적도 글로벌 시장은 약세-혼조양상 보여 일본 시세대비 추가 상승 가능성도

2019-05-09     박준영 기자

9일 YK스틸 대한제강 한국특수형강 등 영남권 주요 제강사 단가인상으로 소강상태로 흐르던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시적(~14일)’이란 조건을 달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인상인데다 인상폭도 평균 20원(kg)으로 중간 단계를 건너 뛴 것이어서, 가라앉은 매물심리를 단번에 되살릴지 주목된다. 

영남권 시장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달 5일 이후 약 한달 만이다. 월말효과가 소멸되고 5월初 연휴 전후 시중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면서 역내 주요 제강사 입고량이 평상시의 50~60% 수준으로 처지자 지체 없이 인상카드가 나왔다. 지난달 15일 이후 4주째 한국철강이 구매를 중단한 상태여서 수급상 하루 평균 3천톤의 잉여가 생기는데도 공급부족감이 드러난 것이다. 

영남권의 전격적인 인상에 대해 시장은 환영보다 당황하는 분위기다. 너무 이른 타이밍에 나온 인상카드라 실제 물동량 개선효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앞섰다. 영남권 대형납품상 영업관계자는 “재고를 쌓아 놓고 인상을 기다리는 시황이 아니라 재고를 모으는 시황에서 단가가 갑자기 올랐다”며 “추가인상 기대심리와 바닥가격만 높여 놨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너무 빠르고 큰 폭으로 단가가 떨어진 만큼(4주간 5차례 걸쳐 평균 55원 인하) 반등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며 “최소한 한차례 더 올라야 물동량이 개선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단 번에 20원(평균) 올라 중간 과정이 생략된데다 15일 이후 인상분이 철회되기 때문에 단기고점 매물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시장관계자는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5~6월 한국철강 구매중단 리스크도 있어 큰 폭의 차익을 실현할 만한 시황은 되지 않는다”며 “소신 있는 상인들 중심으로 물동량이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혼조세가 이어진다. 국제 스크랩가격 풍향계 터키 시장은 6일부터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라마단이 시작된 가운데 3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까지 겹쳐 리라화 가치가 최근 3개월 사이 18% 급락했다. 리라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세계 최대 스크랩수입 시장인 터키에는 하방 압력이 거세진다. 

황금연휴에서 복귀한 일본 시장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동경제철은 9일 입고분부터 전 공장 스크랩 구매단가를 500엔 추가 인하했다. 인하기조가 시작된 3월 28일 이후 10차례에 걸쳐 6천엔 떨어뜨렸다. 황금연휴 전 예상 밖의 속락장세가 펼쳐진 데다 연휴 이후에는 공급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강세 전환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또 다시 비껴간 것이다. 10일 개최되는 관동철원협동조합 수출입찰 결과가 나와봐야 보다 뚜렷한 시황판세를 읽을 수 있다.

반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브라질 호주의 공급차질 우려와 중국 수요호조로 5년래 최고치인 톤당 93~95달러(Fe 62% 중국 도착도)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철광석 가격은 용선원가와 제품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이끌고 스크랩시장에도 강세재료로 작용한다.

국제 시세와 비교했을 때 국내 시장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가장 최근 미국 대형모선 한국행 성약가격은 5월 초 톤당 312달러(HMS No1 CFR기준)로 이 가격을 기준으로 적정 수준의 일본-한국행 수출가격을 판단할 때 경험적으로 톤당 29,000엔(H2, FOB 기준)이 무난하다. 5월 둘째 주 국제 스크랩시장 풍향계 터키 시황단가 톤당 297달러(HMS No1&2 80대20, CFR)와도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본 동경제철이 수출경합지역인 관동지구 거점의 우츠노미야(宇都宮) 공장 H2 구매단가를 9일부터 톤당 29,000엔으로 인하했기 때문에 4월말 3만1천엔 수준이었던 한국행 H2가격이 하향 조정 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적정 수준이라 여겨지는 일본 H2의 한국행 수출 가격을 29,000엔(FOB)이라고 할 때 9일 현재 환율과 하역비용을 적용한 영남권 제강사 실제 도착단가는 350원(kg)쯤 된다. 이를 기준으로 국내 같은 등급인 경량A의 적정단가는 경험상 해상운임만큼 공제한 330원이다. 영남권 제강사 경량A 현금 단가가 300원에서 9일부터 320원(kg, 중심 값)으로 올랐기 때문에 두 가격 사이 격차는 10원으로 좁혀졌다. 여전히 국내 가격이 10원 만큼 저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여력이 남은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