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스크랩시장에서 부화뇌동·일희일비 않는 방법

2018-12-11     아마노히로야스(天野弘康) 日텍스리포트 기자

[일본 스크랩시장의 격언]

스크랩가격 예측하기 힘든 건
수급 외 다양한 경제변수와 반응하기 때문
경험과 심리요인까지 겹쳐 양극단 오가기도
과욕·독선 버리고 유연한 사고·통찰력 키워야 

필자는 주식시장에 떠도는 격언을 무척 좋아한다. 스크랩업계 간담회나 세미나에서 즐겨 활용할 정도다. 격언은 선인(先人)들의 지혜이자 여러 경험들의 결정판이기에 시황을 말하고 정의할 때 이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그만큼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 스크랩업계가 알아 두면 유익한 일본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격언들을 소개한다.

① 사람 발길 없는 곳에 길이 있고 꽃밭 있다

투자의 격언 중에 가장 먼저 회자되는 말이다. 때로는 군중심리와 반대되는 투자가 대박을 터트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같아서는 보통의 결과 밖에 얻지 못한다. 서양 속담에 「부자가 되고 싶으면 고독을 견뎌라」는 말이 있다. 「꽃밭」을 발견하는 사람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가고,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을 홀로 감당한 사람이다. 필자에게도 마음의 버팀목이 되는 이 격언은, 「자신의 판단을 소중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②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마라

지금 일본 철스크랩시장은 급락장이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하락이며, 언제 멈출지 예상하기 힘들다. 선저감(先低感)이 지배적이므로 신규 수출 성약이 저조하고, 강세 요인은 좀처럼 찾기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 딱 들어맞는 격언이다.

급락장에서의 매입은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과 같다. 잡으면 큰 상처를 입는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격이라도 칼이 땅에 떨어지고 나서, 다시 말해 바닥 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사야 한다. 실제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마라」 다음은 「바닥에 꽂히고 나서 잡아라」로 이어진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하락할 때 관망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③ '이미'는 '아직'이 되고 '아직'은 '이미'가 되고

시장은 흔히「생물(生物)」로 비유되는데, 때때로 이해하기 힘든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이미」 다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오르고, 더 오른다고 생각했는데 다 오른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직」덜 내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미」다 내렸다.

이 말은 ‘이미라고 생각될 때 아직 아니고, 반대로 아직 아니라고 생각될 때 이미일지 모른다’는 의미다. 독선적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 설명하는 것이다. 사실 사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반등해버리고, 팔아야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고점을 찍는, 그런 당혹스런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④ 과하게 많이 가는 것 또한 시장이다

가격변동성(Volatility)이 높은 철스크랩 시장에 딱 맞는 주식시장의 격언이다. 철스크랩 시장도 일단 세력이 붙으면 오버슛 하는 경우가 많다. 「行き過ぎ」이라고 말할 수준까지 상승(하락) 하고, 이후 하락(상승)도 예상을 크게 상회한다. 세력이 붙은 시장은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처럼 급제동을 걸어도 곧바로 멈추지 않는다. 가야할 곳까지 가지 않으면 결말이 나지 않아 이론을 벗어나는 수준까지 상승(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 또한 시장이며 따라서 항상 반동(反動)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일본 시장은 동경주변의 H2 로전(爐前)가격이 31,000엔 수준까지 하락했다. 11월 이후 6,000엔 하락했지만 아직 「결론 나지 않는」상황이다. 3만엔이라는 기점 가격을 밑돌아 처음으로 「도달감」이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은 「과하게 많이 가는 것 또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⑤ 생선의 머리와 꼬리는 고양이에게 줘라

하락시기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최저가’에 사고 싶고, 상승시기에는 ‘최고가’에 팔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마라」라는 가르침이다. 몸통의 맛있는 부위를 손에 넣었다면, 머리와 꼬리 정도는 고양이에게 줄 정도의 여유가 필요하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손에 넣으려고 욕심을 부리면 언젠가는 아프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의미로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격언도 있다. 발끝에서 사서 머리 꼭대기에서 팔려는 욕심은 삼가 하는게 좋다.

⑥ 남아도는 것은 부족함의 시작

본래 의미는 「풍년에는 모두 방심하고 대책없이 먹기 때문에 쌀이 부족하게 된다. 반대로 흉년에는 모두 준비하고 아껴서 수급을 조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남게 된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체감되지 않는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활동에 대입해 본다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이 품절될 만큼 잘 팔려 돈을 벌었다면 곧 경쟁이 치열해져 단숨에 공급과잉이 벌어진다. 거꾸로 남는 물건에는 관심이 멀어지고 철수하는 사람도 많아지므로 어떠한 계기로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수급은 급속히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스크랩업계에서, 남아 돈다는 이유로 신규 수출 성약을 늘린다면 다른 수출업자도 유사한 행동을 취할 것이기 때문에 막상 선적할 즈음에는 공급부족과 매입가격 급등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따라서 필자는 이 격언을 「미래를 읽고 행동해라」는 교훈으로 이해하고 있다. 남을 때야 말로, 부족한 국면을 대비해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는 때이다.

⑦ 바람이 불면 상자가게가 돈을 번다

철스크랩은 철강재와 반제품(빌레트), 철광석, 원유, 동(銅) 같은 원자재 상품시장 뿐만아니라 금리와 주식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철스크랩 가격을 예상하는 것은 때때로 연상게임과도 같다. 미국이 통상확대법 232조를 발동했을 때, 또는 중국정부가 겨울철 감산명령을 내렸을 때 철스크랩 시장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 등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인이라면 잘 알고 있는 「연상(連想)」의 가르침이다. 즉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생기고, 그것이 눈에 들어가 맹인이 늘어난다. 맹인은 샤미센(三味線 · 줄이 3개인 일본의 현악기)으로 생계를 이어가므로, 사미센 수요가 늘어난다. 사미센에는 고양이의 가죽이 필요하므로 고양이가 준다. 고양이가 줄면 쥐가 늘어나고, 쥐가 갉아먹는 상자가 많아지면서 상자 파는 가게가 돈을 벌어 기뻐한다」는 식이다.

여기서 「바람이 불면 상자가게가 돈을 번다」는 것은 어떤 현상이 일어나면 돌고 돌아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곳에도 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통찰하는 힘」을 연마하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⑧ 판단을 잘못하는 것은 정상(正常), 수정(修正)하지 않는 것은 이상(異常)

아무리 상세하게 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아무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주식 시장이고 철스크랩 시장이다. 판단이 틀렸다고 초조해하고 발버둥치면 상황은 더 악화되기도 한다. 판단착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착오하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고 착오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 투자계의 큰손 조지 소로소(George Soros)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특히 강조해 두고 싶은데, 나는 이웃사람과 마찬가지로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이다. 나는 인간의 인식은 태어날 때부터 실수를 저지르는 존재라고 확신하고 있다」

⑨ 팔아야 되고, 사야 되고, 쉬어야 되고

사고, 파는 행동 외에 「쉬는」것도 필요하다는 가르침이다. 단순히 재충전(Refresh)을 위한 휴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쉬어야 할 국면에서 매매해서는 안된다」는, 「기다려야 된다」는 가르침이다. 시장이 급격히 변동할 때, 상승할지 하락할지 판단이 안 설때, 그럴 때는 무리하게 움직여서는 안된다. 회사 조직에 속해 있으면 상사의 시선이나 회사의 업무평가가 신경 쓰이고,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오해 받지 않기 위해서도 「쉬는=기다리는」용기를 가지기란 어렵다. 그러나 쉬는 도량 이야말로 살아남는 비결인 것이다.

필자가 갓 기자가 되었을 때쯤, 자주 만났던 어느 업계 장로(長老)인 상사 OB는 「우리들 나이 만큼 살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기다리는 것이 가능했던』 사람」이라는 얘길 자주 하곤 했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 불투명하여 리스크가 클 때, 움직이는 것은 도박일 뿐이다. 「큰 손실을 내는 것은 『기다리지 않는』사람이다. 쉬어야 할 때 움직이기 때문에 중화상을 입는다」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 난다.

월가에도 「의심스러울 때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는 격언이 있다. 투자에 관한 것은 무엇이든 무리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욕심과 의욕만 갖고 투자하는 어리석은 짓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