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통車들은 바닥과 측면에 슈퍼플레이트 사용해요”

2018-12-04     윤연순 기자

[인터뷰] 김도군 한국특수스틸 이사

일본 명문대 나와 영업 18년째
전세계 특수강 한국시장에 보급
경량화 高강도 슈퍼 플레이트
스크랩운반車 방통 소재로 최적

회사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0년간의 일본 생활은 그에게 꿈과 비전을 품게 했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자신감이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큰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생각과는 달리 첫 직장으로 한국특수스틸(대표 황수백) 영업부에 입사했다. 당시만 해도 이 회사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 그의 전공과도 거리가 있었다. 무엇에 이끌려 입사를 했는지 물었고 그는 웃으며 답했다. “사장님 인상이 참 좋으셨어요.” 면접에서 본 사장님의 얼굴이 너무 너그럽게 보여 일해보고 싶었단다. 그는 “이런 분 또 못 만날 것” 이라며 “만남도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을 근무하고 있지만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다소 조용하고 꼼꼼해 보이는 성격에 시장 분석과 장악력은 치밀하고 공격적이다. 현재 한국특수스틸 영업부 수장으로 AR-PLATE(내마모강), 고장력강 등 특수강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특수스틸은 어떤 회사인가

국내 특수강 유통의 개척자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 기업이다. 1988년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을 국내 최초로 소개·판매 한데 이어 1년 뒤인 89년에는 하이 몰리 스테인리스강 역시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90년에는 스웨덴산 내마모강판과 고장력 강판, 유럽산 하이망간 강판을 국내 최초로 판매했다. 이후 92년에 내마모강판 전문 판매 기업으로 한국특수강 상사를 설립하고 전 세계 12개 철강사와 특수강 국내 독점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운용중이다. 수력, 화력, 원자력발전소, 건설중장비, 특장차, 토목장비, 산업플랜트, 스크랩장비 등에 사용되는 특수강을 직수입 판매하는 특수강 전문기업이다.
 

차세대

-AR-Plate(내마모강판)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내마모강판의 정확한 표기는 AR-Plate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내마모강판을 AR-Plate라 하지 않고 막연히 하독스라고 부른다. 이는 잘못된 표기이다. AR-Plate 안에 하독스는 하나의 브랜드에 불과하다. 19세기 독일의 한 제강사에서 해군함정용으로 개발한 소위 ‘SAAR-plate’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독일은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면서 군수용으로 합금기술(저탄소-보론강)을 고도화시켜 고경도, 고장력강 개발을 거듭해 AR-Plate에 대한 선진 기술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1940년대 초 세계 2차 대전 기간 중 독일과 동맹관계에 있던 일본은 독일로부터 AR-Plate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게 된다. 당시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의 한 제강사가 기술을 이전받아 AR-Plate를 개발하게 되었고 이후 ‘WELTEN’이라는 브랜드로 상용화되었다. 1968년 스웨덴 SSAB사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AR-Plate를 개발하게 되었고 ‘HARDOX ’라는 브랜드로 1974년 출시, 1990년도에 아시아지역에 보급시키게 된다. AR-Plate는 각 제강사마다 다른 압연, 열처리설비에 따라 생산되고 있어서 규격화가 쉽지 않은 관계로 아직까지 ASTM이나 JIS 등 국제규격으로는 등재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며 각 제강사는 자사의 브랜드로 세계 각지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스크랩산업에서 내마모강판은 어떻게 활용되나

내마모 강판은 거칠고 가혹한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그래서 스크랩 가공 장비 제작에 반드시 필요한 강판이다. 압축기와 길로틴, 굴삭기의 중요한 부분에 내마모강판이 사용된다. 이미 압축기 제작사들은 바닥과 측면에 내마모강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굴삭기의 경우 일명 바가지라는 부분의 장삽과 귀삽 부분에 내마모강판이 적용된다. 특히 향후 사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바로 방통차이다. 방통차의 바닥과 측면에 왜 내마모강판을 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도로를 주행하는 방통차는 기름 값도 감안해 자차 중량도 가벼워야 한다. 즉 경량화를 하면서 강도도 높여야 한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딱 맞는 소재가 바로 슈퍼 플레이트(EH-SP)다. 기존의 AR-Plate는 내마모성 향상을 위해 단순히 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되면서 상위 그레이드로 갈수록 밴딩과 절곡, 용접이 어려웠다. 반면 슈퍼 플레이트는 절곡성, 용접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고경도의 티타늄 카바이드를 활용해 최상의 내마모성을 갖도록 개발됐다. 기존 AR400보다 내마모성에서 수명이 3배 이상이며 AR500보다 1.5배 더 강하다. 한국특수스틸은 일본 JFE사가 출시한 슈퍼 플레이트를 국내 최초로 독점공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방통차에 내마모강판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초기 제작비용은 조금 더 들어가더라도 가성비 측면에서 결국 사용자들에게 득이 된다.

-영업 관리 및 계획은

전 세계 최고급 특수강을 수입하고 국내 시장에서 보급, 적용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특수스틸 황수백 사장님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우리 산업에 일익이 된다면 보람을 느끼는 분이다. 무리하게 회사를 확장하거나 돈을 쫓는 것보다 자존감 그리고 제품력과 고객 서비스를 우선한다. 이런 생각은 영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품을 유통시키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하자가 생기면 반드시 피드백을 준다. 일본 엔지니어들과 수시로 미팅을 하고 직접 업체를 방문하기도 한다. 영업사원들에게는 자율성이 중요하다. 누르면 단기적 성과는 나오겠지만 길게 못 간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책임감 있게 일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