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기계쟁이…AS 만큼은 자신 있어요”

2018-07-27     윤연순 기자

[인터뷰] 허성구 대한종합특장차 대표

30년 넉클 크레인 판매·수리
DY 선택한 건 확장성과 비전
폐기물 가공장비 신사업 시작
경험상 파는것 보다 AS 중요
밀양에 1300평 AS공장 가동

30년을 기계만 바라보며 살았다. 아침에 눈 뜨면 곧장 작업실로 향했고 해가 떨어져 어둑해져도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끝장을 보고서야 작업실을 나올 수 있었다.

대한종합특장차 허성구 사장은 지난 88년 광림에 입사하면서 기계와 인연을 맺었다. 차분하고 진득한 성격이 기계와 잘 맞기도 했지만 당시 숙련된 기술 하나만 있어도 남부럽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었다. 광림 생산파트에서 5년을 근무하고 신탄진 AS공장과 히아브 대리점에서도 현장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96년 자신의 일을 시작해 현재 5톤 집게차와 크레인, 각종 특장차 판매와 수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오랜 세월 부산, 경남지역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가했다.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넉클크레인 대리점, DY 선택한 이유는?

국내 스크랩 5톤 집게차는 광림, 히아브, DY(동양기전)가 삼파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광림과 히아브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DY가 경쟁에서 조금 뒤처진 게 사실이다. 이런 시장구도에서 나는 DY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DY가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넉클 크레인 부문에서는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기술과 자금력에 있어서만큼은 앞선다고 판단했다. 특히 DY는 넉클 크레인뿐만 아니라 스틱크레인, 자동세차기, 콘크리트 펌프카까지 다양한 특장차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확장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경남지역에서 DY의 넉클 크레인 점유율은 35% 정도로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경쟁력 향상의 비결은?

사실 넉클 크레인의 기술력은 경쟁사 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3사 모두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중요한 건 신뢰를 얻는 것이다. 스크랩장비는 구매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수많은 고객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안정된 성능과 편리한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존 브랜드를 선호했다. 이들의 마음을 가져오려면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했다. 나 같은 기계쟁이는 A/S로 믿음을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집게차 대리점은 영업사원 출신의 사장들이 영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공장을 운영한다. 어쩔 수 없이 AS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내가 가진 최고의 장점은 바로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영업보다 기계를 만지는 것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파는 것 보다 고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의 일상이다. 굳이 고객사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사후 관리에 매력을 느낀 고객사들의 입소문이 회사 성장에 최고의 경쟁력이 되었다.

중국 가서 눈으로 직접 확인한
폐기물 가공장비, 신사업으로 낙점


최근 몇 년 전부터 스크랩기업 경영이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다녔다. 스크랩업체들의 모임에 가끔 나가면 물량 경쟁은 치열해지고 마진까지 줄면서 운영이 힘들다는 넋두리를 자주 듣는다. 신문에 언급된 스크랩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 내외라는 기사만 봐도 그들의 경영난이 얼마만큼 심각한지 느낄 수 있다. 넉클 크레인의 주요 고객사인 스크랩업체들의 경영난 여파가 언제 장비 판매사로 옮겨 붙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사업에 대한 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요즘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뉴스가 폐기물처리에 관한 내용이다. 스크랩과도 연관이 있고 향후 폐기물 대란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끌고 갈 것이라는 판단에서 신사업은 폐기물 가공기계로 낙점했다. 그 후 중국의 폐기물 가공장비 제조사로부터 파트너십 제안을 받고 고민을 깊게 했다. 기계를 만지는 사람들은 기계를 딱 보기만 해도 성능과 가치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눈으로 직접 기계를 보지 않고서는 어떠한 판단도 내려서는 안 된다. 곧 바로 중국을 방문했다. 하덴(Harden)이라는 폐기물 가공장비 제조사인데 중국 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규모와 체계를 갖춘 공장에서는 꽤 탄탄해 보이는 장비들이 제작되고 있었다. 이 정도면 한국에서도 한 번 해볼만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하덴의 한국총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1300평 공장, 완벽한 AS 제공

신사업이라고 하지만 알고 보면 30년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이 뒷받침된 준비된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밀양에 1300평 규모의 AS공장을 가동 중이다. 모든 장비는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AS이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사실 몇 달 전 첫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기존의 넉클 크레인 고객께서 나를 믿고 선택해 주었다. 1호 장비라는 의미와 함께 믿음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