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에 놀란 비철시장, 대형 인프라 투자 기대감

2018-02-09     윤성칠 현대선물 Commodity Analyst

[LME워치]

美금리인상 시사 하락압력 받아
2월 초 비철금속 시세방향 ‘흔들’
대규모 인프라 투자 호재 등장
중 4차 PPP 7,600억 위안 발표
미국도 5만5천 곳 교량 재건축
실물수요 기대감 가격 견인할 것

2월초 비철금속은 민감하게 움직였다. 가격만 놓고 볼 때 상승한 날보다 하락한 날이 더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 대내적인 이슈보다 대외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쉽게 말해 수급이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가격이 움직였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달러다. 지난달 개선된 미국 고용지표 영향으로 인해 달러약세 기조가 흔들렸다. 이런 가운데 1월말 있었던 미국의 FOMC에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상황을 심화시켰다. 실제 유로·달러 환율은 2월1일 정점으로 하락세다.

거기에 지난 5일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다음날(6일) 비철금속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금융환경이 긴축되고 은행대출과 모기지 대출이 둔화돼 경제 하강 위험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얼마 전까지 시장을 이끌었던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긍정론이 흔들리며 대부분의 위험자산들이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흔들린 것이지 무너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공포지수가 급등하며 무조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향후 있을 중국과 미국의 정책적인 변화와 계절적 수요 등이 다시 한번 방향을 위쪽으로 지지해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발표된 중국 인프라 투자 관련 내용은 향후 비철금속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 중국 재정부가 제4차 민관협력 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 이하 PPP)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투자규모 약 7,588억 위안(396건). 이미 지난 3차까지 총 1조8천억 위안(697건)이 계획된 상황에서 이 같은 규모의 발표는 향후 비철금속 수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된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PPP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상호 협력하는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사용하여 공공서비스를 확충하거나 운영하는 방식의 사업을 지칭한다. 특히 중국의 PPP는 도로, 항만, 철도 등 규모가 큰 사회간접자본 시설 건설에 주로 나타났다. 이번에도 지난 ‘3차’와 마찬가지로 신도시 건설이나 일대일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비철금속의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 연두교서에서 인프라 투자 내용을 언급하며 최소 1조5천억 달러(약 1600조원 규모) 수준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실제 대부분의 미국 인프라 시설(고속도로, 교량, 철도, 공항 등)은 1950∼70년대 건설돼 노후화된 상태로 보수나 재건축이 필요하다. 이후 백악관은 오는 12일에 향후 10년에 걸친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날 5만5천여 곳의 교량 재건축을 포함한 세부 계획을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자금조달 방식과 계획에 대해 정치권과 지방 정부의 이견으로 연내 의회통과가 만만치 않아 계속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