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상승 유력한데도 商人들이 물건 내는 이유는?

2016-12-08     박준영

연말 전기로제강사 단가정책 혼조세
재고사정 다르고 해외 소강상태 영향
지난달 상승 폭 50원(kg) 연중 최고치
더 오르더라도 ‘털고 가자’ 심리 앞서
선행지표격인 일본 시장분위기 촉각

이번 주 현대제철 인천∙당진공장에는 입고제한이 걸려 주요 납품상들이 평소 물동량보다 많게는 절반 수준 밖에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 공장 구매단가를 7일부터 10원(kg) 내렸다. 영남권에서는 제강사마다 재고사정이 달라, 한국철강 한국제강 등은 8일(목)부터 단가인하에 들어갔고, 대한제강 YK스틸 등은 추이를 살피고 있다.

제강사마다 단가정책과 재고사정이 서로 달라 시중 상인들이 정보파악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시세방향을 제대로 읽기 어려운 이유는 수요처의 입장차이도 있지만 시중 물동량이 꾸준하게 흐르는 상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달 하순 이후 풀린 시중 매물심리는 12월 들어서도 유지되고 있다.

당초 시장관계자들은 11월 월말효과만 소멸되면 12월부터 시장이 잠기면서 내년 1~2월 시장을 준비하는 분위기로 넘어간다고 봤다. 막상 12월 들어 시장은 제강업계의 인하공세와 원활한 물동량으로 지난달 하순 이후 큰 변화가 없다.

한 시장관계자는 “지난달 시장가격이 평균 50원(kg), 일부 제강사의 경우 인센티브 포함 최대 70원 저점 대비 올랐다”며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한 번 털고 갈 때’라는 심리가 물동량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단기차익실현이 가까운 미래의 추가상승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올 들어 월별로 보면 11월에만 평균 50원(kg) 올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상승폭이 컸던 달은 5월과 8월로 각각 40원씩이다.

시중 매물심리가 닫힌다면 그 시기는 제강업계의 인하기조가 확산되거나 국제시황이 다시 랠리(상승세)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영남권의 한 대형납품회사 영업관계자는 “11월 하순부터 12월 초순 사이 단기차익을 실현한 중소상들이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한 만큼 중순 이후에는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9일 개최되는 일본 스크랩시장의 선행지표 관동철원협동조합 입찰결과도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각종 지표만 놓고 봤을 때 예상 낙찰가격은 시황단가 기준으로 지금보다 1천엔 정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 대형모선 아시아행 수출가격이 오퍼기준 12월 초 현재 280달러(HMS No1, CFR)이고 엔∙달러환율은 8일 오전 113엔대로 금년 3월 이후 9개월래 최고수준이다. 미국 대형모선 시세 기준으로 엔저효과를 감안한 일본의 한국행 수출가격은 2만6천엔(H2, FOB)에서 적정 거리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장 최근 성약가격인 2만4500~5000엔보다 1천엔 높다.

많은 시장관계자들은 현대제철 등 대형 소비자들이 넉넉한 재고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국제 시황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12월 시장은 강보합세가 전개되면서 물동량은 고(高)단가 소비처를 찾아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