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라 가제트 팔…굴삭기붐 길이 두 배로 쭉~

2016-12-06     윤연순 기자

[인터뷰] 정성득 현대중공업 거창 법인장

붐대 길이 두배, 신형굴삭기 개발
좁은 공간 구석구석 작업에 최적
6톤 굴삭기 판매 가격 6,650만원 

“나와라 만능 팔”을 외치면 TV만화 가제트 형사의 기다란 손이 튀어나오듯 버튼 하나만 누르면 굴삭기 붐대가 두 배로 길어지는 신형 굴삭기가 개발됐다. 경남 거창에 위치한 주식회사 두인에서 개발한 이 가변굴삭기는 1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현재 모든 테스트와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33년 중장비 인생, 가변굴삭기 개발에 성공

이 회사 정성득 대표(현대중공업 거창법인· ㈜두인)는 33년 세월을 중장비와 함께 했다. 김해건설공고 중장비학과를 시작으로 군 생활도 중장비가 주특기였고 제대 후 현대중공업 중장비 A/S 파트에서 근무했다. 지난 99년 정비공장을 차리면서 사업을 시작해 17년간 승승장구하며 현재 현대중공업 거창 법인장과 ㈜두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두인은 특수건설장비를 연구·개발하는 공장인데 지난 14개월간 이곳에서 엄청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정 사장은 올 6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신제품에 대한 모든 테스트와 시운전을 끝내고 내년 본격적으로 신제품 홍보와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입소문과 인터넷을 통해 6대가 판매됐고 제품을 사용해 본 구매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

굴삭기 붐대 길이 두 배, 작업효율 극대화

조금만 더 손(붐대)을 뻗으면 시원하게 작업을 마무리하겠는데 굴삭기 붐대 길이가 조금 모자란 탓에 개운치가 않다. 그렇다고 좁은 야드에서 20톤이나 30톤 굴삭기를 쓰기엔 과하단 생각이 든다. 이럴 땐 굴삭기 붐대 길이를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는 전천후 굴삭기 한 대만 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굴삭기 작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다. 정 대표는 이런 생각을 현실로 바꿨다. 머릿속으로 그린 설계도가 그리 복잡하지도 않았고 성공예감까지 더해 곧바로 제작에 돌입했다. 그리고 15억 원을 들여 전용 제작공장까지 따로 지었다. 이곳에서 하루 2대, 한 달이면 50대 이상의 신형 굴삭기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두인에서 개발한 6톤급 신형굴삭기는 최대한 팔을 뻗으면 9M까지 붐 길이가 길어진다. 기존 6톤급 굴삭기(붐 4.5M) 대비 두 배 더 길고 22톤급 굴삭기와 맞먹는 수준의 붐대를 장착했다. 판매 가격도 무리가 없는 수준에서 책정했다. 일반 6톤급 굴삭기 가격(5950만원)에서 붐대 길이를 늘이기 위해 추가되는 유압장치 비용 600만원을 더해 6550만원으로 판매가를 정했다.

굴삭기 A/S는 전국 47개소 현대중공업지정정비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효율성, 가격, A/S까지 최대한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결정했다.

휴양림 조성하면서 가변굴삭기 필요성 절실히 느껴

자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이런 생각은 12만평 자연휴양림 조성이라는 또 다른 도전으로 그를 이끌었다. 휴양림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는 “행복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 했다. 주말엔 여지없이 행복한 농부의 삶을 산다고 했다. 8년 전 시작된 휴양림 조성 작업은 지금도 진행중이며 이곳에는 다양한 산약초를 심어 지역 주민들에게 힐링과 약초 체험 공간으로 개방했다. 사실 휴양림을 조성하면서 붐대가 길어지는 가변굴삭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산과 언덕을 정비할 때 굴삭기는 더 이상 진입이 안 되고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조금만 붐대를 뻗으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더란다. 그가 느꼈던 답답함을 의외로 많은 작업자들이 느끼고 있었고 ‘내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신형 가변굴삭기를 탄생시켰다.

소신과 간절함은 기적을 만든다

두인의 사훈은 기적을 만들자(make a miracle)이다. 기적은 생각을 넘어 행동해야 만들어진다. 신형 굴삭기는 내년 기적을 만들어 낼 두인의 주인공이다. 정 대표는 “소신을 가지고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함만 있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며 “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