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메이커 장단점 파악하려 수리만 10년 했어요”

장판호 동호산업 사장

2015-04-22     윤연순 기자

외국산 장비 버금가는 기술력
국내 실정에 맞는 가공장비로
고장 없애고 작업효율성 높여

국내 스크랩시장의 하락트렌드가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장기 하락트렌드로 시장은 적응기를 거쳐 속된 말로 살궁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스크랩업체들은 야드 관리, 재고와 입출고 패턴을 바꾸고 가장 중요한 장비 운용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20년 가까이 스크랩 장비 제작에 힘써온 동호산업 장판호 사장을 만났다.

-기계쟁이라고 하셨는데 특별히 스크랩장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웬만한 장비는 유심히 관찰하고 뜯어보면 원리를 금방 찾을 정도로 기계를 좋아했습니다. 스크랩장비에 손을 대기 전 자동화기기(콘베어 등)를 했어요. 당시만 해도 모든 공장들이 자동화시스템에 관심이 컸으니까요. 98년도로 기억하는데요. 한 스크랩회사 압축기를 보고 스크랩장비 제작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다 하는 자동화기기 보다 앞으로 환경과 맞물린 재활용시장의 비전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기간 장비 제작은 안하고 수리만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맞습니다. 거의 10년간 길로틴과 압축기 수리만 했어요. 당시만 해도 국내산 보다 해외 유명메이커 장비를 선호했고 그만큼 성능도 뛰어났어요. 성급히 제작을 시작하는 것 보다 외산 장비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그에 버금가거나 더 좋은 장비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일본의 모리타, 독일의 린데만 등 해외 유명메이커 장비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특이사항은 꼼꼼히 수첩에 적어 메모도 했어요. 그렇게 선진 장비를 속속들이 알아 가는데 10년이 걸렸네요. 지금은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10년간 해외 유명메이커를 수리한 경험이 동호산업 제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은데요?

“첫 장비제작은 정읍의 한 스크랩회사였어요. 길로틴 의뢰가 들어왔는데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제작했어요. 길로틴을 제작하면서 앞은 외산을 뒷면은 국내산의 디자인과 기능을 접목시켰어요. 해외 유명메이커 장비가 좋다고 해서 똑같이 카피하는 것은 잘 못된 생각입니다. 우리(한국) 실정에 맞는 장비를 만들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국내 고철과 외국 고철은 다릅니다. 국내 고철은 무르다고 해야 하나.. 이물질이 적어 장비에 오는 무리가 덜 합니다. 하지만 외국 고철은 1차 선별이 안되고 이물질이 많아 절단이나 압축에 무리를 줍니다. 그런 특성에 맞는 장비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내 고철만 취급하는 업체와 수입산을 주로 가공하는 업체와는 장비가 달라진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철스크랩시장은 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으로 침체돼 있는데요. 스크랩장비 시황에도 영향을 미칠텐데요?

“지금은 혼돈의 시기입니다. 장비가 있어야 경쟁력이 생기는데 현금 유동성과 자금 압박이 심해 스크랩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은 재고를 쌓는 집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고철이 오늘 들어오면 바로 가공해 내일 납품해야 현금 유동성이 생깁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바로 가공할 수 있는 중급 이상의 장비를 선호합니다. 특히 중상들은 장비 욕심에 투자는 해야겠고 외산 장비는 비싼 게 현실이라 앞으로 국산장비 수요가 조금 늘 것으로 기대합니다.

-향후 계획은

“업계는 관망중입니다. 스크랩 가격이 안정화 되어야 장비시장도 활성화 되겠지요. 이제 가공장비 없인 경쟁력도 없습니다. 성능과 품질이 외산 못지않은 장비를 만들거에요. 올해는 특히 홍보에 집중해 동호산업에서 만드는 고품질의 가공장비를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