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원리 찾고 본질 꿰뚫어 보는 치밀한 전략가

강진수 스틸앤리소시즈 회장 제15회 철의 날 국무총리표창

2014-06-10     박준영 기자

9일 제15회 철의 날 국무총리표창을 받은 강진수 스틸앤리소시즈 회장(57)은 스크랩산업의 ‘혁신아이콘’으로 통한다. 기계학 전공자답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작동원리(메카니즘)를 먼저 찾고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요즘 거의 모든 스크랩야드에서 쓰고 있는 전동식 포크레인은 90년대 말 그가 개발해 최초로 특허출원까지 낸 아이디어 상품이다. 낡은 경유엔진 포크레인이 겨울마다 말썽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개발을 맘 먹었다고 한다.

인천, 평택·당진, 군산, 목포, 제주를 연결하는 해상물류네트워크 구축과 스크랩업계 국내 첫 코스닥 상장(2010년), 합자법인을 통한 베트남 시장진출(2013년) 등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작동원리를 찾아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거둔 산물이다. 지난해엔 서재석 사장과 공저로 ‘스크랩경제학’이라는 스크랩입문서도 펴냈다. ‘스크랩업을 하는 차세대들에게 생각의 틀을 깨고 큰 꿈을 꾸게 하고 싶어서’가 출간 이유다.

그는 충남 대전 출신으로 이미 20대부터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핫도그, 포장마차에서부터 딱풀제조업까지 안 해본 사업이 없을 정도였다. 결국 전공을 살려 산업기계와 스크랩업을 병행하게 된다. 스크랩업을 하면서 필요한 선별장치, 전단가공라인 등은 그가 직접 설계·제작해 만들어 썼다고 한다. 그런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에서 얻은 성공방정식이 매출 2천억 원의 국내 4위권 스크랩기업 스틸앤리소시즈의 토대가 됐다.

스틸앤리소시즈의 경영표어 ‘누군가 만들 때 우리는 분해한다’는, 만들기도 하고 해체(분해) 해보기도 한 그에게 자원순환을 통한 산업생태계, 정맥산업의 핵심가치를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폐차(슈레더)와 스틸타이어코드 재활용에 이어 건물해체시장에도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앞으로 건물·플랜트 해체시장 규모가 더 커지고 선진화된 작업공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전문성과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달 한국철강자원협회 임시 이사회에서 내년 차기(9대·3년 임기) 협회장에 내정됐다. 지난 6년 간 수석부회장을 맡아 협회행정에 관여해온 그는 앞으로 협회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청사진을 설계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골프는 이미 20대부터 시작해 5년 만에 싱글을 달성했을 정도의 실력파다. ‘성실과 노력 위에 실력이 쌓인다’는 골프지론을 사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강 회장은 1남3녀 가운데 쌍둥이(2·3녀) 딸들을 미국 명문 펜실베니아주립대와 하버드, 스탠포드 MBA를 각각 졸업시킨 열혈 아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