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4개 빠지며 40도 불볕더위와 싸워
첫 출전 참가자 140명 가운데 16위 골인
비만 때문에 시작한 마라톤 풀코스만 108회
"다음도전 목표는 그리스 스파르타슬론"

“사하라 사막을 완주하면서 얻은 최대의 성과는 자신감이죠. 다시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할 겁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6박7일간 이집트에서 열린 사하라 사막 마라톤코스를 35시간 44분 35초의 기록으로 완주한 현대제철 김창희씨(41·당진제철소 B열연 압연부 주임)는 머리 속에 또 다른 도전을 떠올리고 있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다는 아프리카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에서 펼쳐지는 이 대회는 음식과 장비를 직접 배낭에 짊어지고 외부 지원 없이 총 6개 구간 250km를 6박7일간 달리는 말 그래로 ‘지옥의 레이스’다.

김씨는 전체 참가자 140명 가운데 1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와 강렬한 태양을 하루 10리터의 물만 마시며 싸웠다. 발톱이 4개나 빠지는 고통의 순간 포기하고 싶을 때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이다

“발이 푹푹 들어가는 모래의 바다를 건널 때는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지구 반대편에서 저를 응원하고 있는 가족과 회사동료 얼굴을 한명 한명씩 떠올리며 한발 한발 나갔습니다.”

김씨가 마라톤을 처음 시작한 것은 12년 전이다.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했다가 마라톤의 매력에 빠졌다. 지난 2008년 최연소(당시 37세)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 기록을 세우는 등 지난 12년간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총 108회나 완주했다.

김씨는 마라톤 100회 완주를 기념해 올해 사하라 사막마라톤에 처음 도전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그리스에서 열리는 ‘스파르타슬론’이다. 스파르타슬론은 246km에 이르는 거리를 1박2일 동안 쉬지 않고 달려 36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장거리 레이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