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55 (금)
8월 기능한국인에 고졸출신 최초 포스코 공장장 역임했던 …
8월 기능한국인에 고졸출신 최초 포스코 공장장 역임했던 …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2.08.07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용노동부, 8월 ‘이달의 기능한국인’ 엠티에스코리아 류은상 대표 선정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8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엠티에스코리아 류은상(55세) 대표를 선정했다.

‘이달의 기능한국인’ 예순여덟 번째 수상자 류은상 대표는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지난 30년 간 공작기계 정비부터 안전장비 개발에 이르기까지 공작기계* 분야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전문 기능인 출신 CEO 이다.

* 공작기계: 기계나 기계 부품을 만드는 기계

류은상 대표는 경기도 평택 출신이다. 어린 시절 비교적 부유한 생활을 누렸던 그는 교육열이 높았던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 서울로 이주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전 재산을 잃고 다시 고향 평택으로 돌아온다.

“다시 시골로 내려오니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당장 식구들 먹여 살리기 바빴던 시절이었죠. 부모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공부해서 대학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빨리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게 됐죠.”

대학 진학을 포기한 뒤 선택한 기능인의 길, 하지만 그 선택은 그에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었다. 기계과에 들어간 그는 기계 부품을 만들고, 조립을 해서 기계를 만드는 공작기계 세계에 빠져 들면서 숨어있던 자신의 재능은 물론 일하는 기쁨을 알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계를 만드는 작은 공장에서 일했던 류 대표는 단순한 업무의 연속인데다가, 월급마저 밀리는 상황이 계속되자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안정된 직장으로의 이직을 결심, 1976년 포항제철소(현 포스코)에 입사하게 된다.

포항제철소(현 포스코)에 입사한 류 대표는 처음에는 제강공장에 배치를 받았다. 하지만 기계 분야 기술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던 그는 인사과에 건의하여 기계 부품을 수리·정비하는 공작정비공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도 그저 기계를 만들고 수리하는 일이 좋아 열심히 일했다는 류 대표. 특히 거대한 제철소 안의 모든 기계들이 자신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고 수리된다는 것에 무엇보다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1985년 광양제철소가 건립되면서 류 대표는 관리자 자격으로 광양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고, 동료들이 경쟁에 밀려 회사를 떠나는 와중에도 직무능력을 살려 초고속 승진을 거듭, 지난 2003년 제10대 광양제철소 정비 부문 공장장이 된다. 당시 고졸 출신으로 정비 부문 공장장의 지위에 오른 직원은 류 대표가 유일했다.

“지금이야 현장직에서 출발해 간부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만 그 때는 간부직은 대부분 대졸 출신이었죠. 공장 작업원으로 시작해 그 공장의 최고의 자리에 오르니 정말 꿈만 같았죠. 후배들이 제 모습을 보면서 ‘선배 저도 꿈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저도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라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그가 있던 공장에서 2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 그는 책임을 지고 공장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공장장에 오른 지 불과 10개월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포스코 내 사내벤처 제도를 통한 창업을 하기 위해 공작기계 관리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출하였고, 그것이 채택돼 포스코 사내벤처 엠티에스(MTS)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벤처 회사를 설립한 뒤 그는 새로운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공장장 시절 겪었던 안전사고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세이프티 펜스 시스템(Safety Fence System)개발에 나선 것이다.

기계 관리, 기계 정비뿐만 아니라 작업자 안전문제가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공작기계 안전장비 개발 연구에 나서 국내 최초로 국산화 하는데 성공한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현재는 포스코 외 다수의 업체에 해외 제품의 3분의 1 가격으로 우수한 품질의 안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류 대표는 사내 벤처 팀을 발판으로 2007년 (주)엠티에스코리아로 사업체를 독립, 세이프티 펜스 시스템 뿐만 아니라 공작기계 관리 및 오버홀(Overhaul)*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세이프티 펜스 시스템은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2012년 한국 기계전, 2012 안전보건용품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은바 있으며, 금년 1월에는 유럽 안전인증(CE Mark)을 획득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주)엠티에스코리아가 선도하고 있다.

* 오버홀(Overhaul): 기계류를 완전히 분해하여 점검·수리·조정하는 일

(주)엠티에스코리아는 사업을 전개한 첫 해인 2007년 연매출 12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현재 전체 근로자 52명, 총 매출액 74억(2011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누구나 도전은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기능인이 될 수는 없다’며 진정한 기능인이 되려면 부단한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류은상 대표. 마지막으로 후배 기능인과 기능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그는 ‘넓은 시야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공작기계 관리란 단순히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아닙니다. 지난 30년 간 공작기계를 관리해왔지만, 항상 그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제 시선을 고정시켜 왔습니다. 저는 넓은 시야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공작기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로, 추천은 연중 수시로 받고 한국산업인력공단 6개 지역본부 및 18개 지사, 고용노동부 지방고용노동관서에 구비 서류를 갖춰 제출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