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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의 CO2 줄이려면 … 탄소중립은 종합예술이다
1t의 CO2 줄이려면 … 탄소중립은 종합예술이다
  • 유정수 日도호쿠대학대학원 교수
  • 승인 2022.07.28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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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탄소배출량 14%는 철강산업 몫 
이 가운데 고로 책임비중 90%
2050탄소중립 철강산업에 성패
전기로 생산 전환 추진한다지만  
전력공급체계의 다양성 갖추고
熱源용 폐플라스틱 수급 풀어야
결국 에너지·환경정책의 결정판

 

일본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2억여톤으로 이 중 약 35%를 산업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또 산업부문의 약 40%를 철강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 전체의 14%, 연간 1억 6천만톤에 달한다. 철강업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고로 수소환원제철과 이산화탄소 분리회수기술을 계획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철강업계는 물론 일본 전체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고로와 전기로는 완전히 다른 공정을 가지고 있는데 고로를 중심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업체가 고로를 없애고 전기로를 도입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 현재 일본의 철강산업은 고로 생산비중이 75%, 전기로는 25% 정도로 고로 의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전기로는 스크랩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적어 자원 재활용과 환경 친화적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철강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0% 이상), 화석연료 고갈과 대기오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고급 철강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로에 의존한 철강생산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일본철강업계는 고로 비중을 줄이고 전기로 비중을 적극적으로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크랩 수요는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제철은 2030년까지 연간 400만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신설해 기존 고장력 강판보다 강도가 높은 초하이텐 강판과 전기자동차 모터용 전자강판 등 고기능 철강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동경제철의 250만톤 규모 전기로가 일본 국내에서 최대 규모인데 이를 상회하는 것이다. 연간 400만톤 규모는 일본제철의 고로(1기) 생산능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대형 전기로 가동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형 전기로를 구축한다 해도 혁신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 공급망을 구축해야만 한다. 연산 10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대략 10만kw의 전력공급이 필요한데 과연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만으로 대체가 가능한지, 아니면 폐기물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과의 조합을 고려하고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플라스틱이나 슈레더 더스트 등을 코크스 대체 환원제로서 사용하는 제강기술을 확립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사실 현재에도 플라스틱 폐기물은 고로 환원제로 이용되고 있고 일본의 자동차 재활용제도에는 폐차 프레스(압축)를 전기로에 직접 투입하는 전부 재자원화*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폐플라스틱을 환원제나 열원으로 이용하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

지금까지는 전국적으로 대량의 플라스틱 용기포장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고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조치로 폐플라스틱 확보가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일본의 폐플라스틱 재활용방침을 고려했을 때 머트리얼 리사이클(재생자원으로 재활용)의 우선 순위가 가장 높아, 폐플라스틱은 재생자원으로서의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그러므로 고로 환원제나 열원, 폐기물 발전에 사용할 폐플라스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력공급 체계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코크스 대체 환원제 확보 등 종합적이고 명확한 에너지 및 환경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

*ASR을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폐차에서 동(銅) 함유 부품을 철저하게 제거한 후 압축한 다음 폐차 한 대를 바로 전기로에 투입 용해하는 방법. 제강공정에서 폐차 스크랩은 원료가 되고, 시트 내장재 범퍼(플라스틱 부품) 등은 열원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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