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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의 끝과 세대교체의 시작점에서
고도성장의 끝과 세대교체의 시작점에서
  • 임순태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
  • 승인 2020.07.15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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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별칼럼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 환경
코로나로 변화 물결 빨라져
피해의식과 불신부터 풀어야
동반성장은 선택 아닌 필수

임순태 회장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 사회는 엄청나게 변화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누구도 가보지 않았고, 그 끝을 짐작하기도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Pandemic(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중국을 위시한 전 세계에서 이동 통제 및 공장 가동 중지와 폐쇄 등 경제 활동을 자제하다가 어느 정도 진정 기미를 보인 6월 이후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그동안의 Lockdown(봉쇄)을 풀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려고 하자 또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제조업을 비롯한 실물경제가 큰 충격을 받아 중소상공인을 살리고 내수 진작을 위하여 전국민 재난기금을 지원하였으나 반짝 효과에 그치고 있으며,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산업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7% 성장이 예상되었던 세계 철강수요에 대하여 Worldsteel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6.4%(113백만톤) 감소할 것으로 수정하고, 특히 중국을 제외하면 1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전 산업에서 생산, 내수, 수출 모든 부문에 비상이 걸리면서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각 경영주체들은 코로나19 시대에의 적응과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전례 없는 사회경제적인 불안과 위기 속에서 우리 철스크랩업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기는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위험에 빠지기도 하고, 발전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첫째, 우리 철스크랩업계는 체질변화와 세대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국내 철스크랩의 자급률은 80% 내외로 유지되고 있는데 국내 철강축적량 증가에 따라 철스크랩의 발생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봉형강 수요 부진에 따른 감산 뿐 아니라 열연용 제강설비의 가동 중지 등은 제강사의 수요 감소를 가속화시켜 양적인 측면에서의 자급도는 4~5년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러한 철스크랩의 국내 자급도가 완성되면 수요 제강사의 품질 고급화 및 거래의 투명성 요구 등으로 단순 유통은 줄어들고 가공 및 정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업체가 살아남는 업계의 구조조정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고도성장기에는 물량 확보가 우선이었지만 철스크랩의 수요가 감소하는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은 판매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째, 수요 제강사와 철스크랩 공급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 협력이 필요하다. 철스크랩업계에는 수요 제강사가 해외 철스크랩의 수입을 통해 국내 시장을 통제함으로써 수입 스크랩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이 깔려 있고, 수요사는 안정적 물량 공급보다는 재고 조정을 통해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활동에 대하여 불신하고 있는 등 상대방에 대해서 상생과 동반 성장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막연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우리 업계 스스로 확실한 품질 관리와 거래의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자정 노력을 통하여 품질에 대한 적정한 평가와 정당한 가격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수요 제강사도 중복 납품이 허용되지 않는 폐쇄적 구매 정책과 일방적인 구매 중단이나 입고 제한은 자제하여야 한다.

셋째, 코로나19로 일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비대면 경제활동에 대응하여야 한다. 창업세대와 철강 및 철스크랩산업은 대면 활동에 의존하여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이제는 비대면 사회에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사업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컴퓨터나 IT(정보기술)에 익숙한 2세 경영인들에게 IT 및 AI(인공지능)을 활용한 품질관리, 검수 공정성 제고 등 새로운 사업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업계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규제나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더 많은 소통과 공감,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으로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 철스크랩이 폐기물이라는 굴레를 벗어나는 일, 사업자의 신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물질 그 자체로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는 일, 철스크랩산업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으로 환원되는 일 등 법률 및 제도적인 문제 외에도 검수기준의 객관성 제고 등 산적한 현안이 쌓여 있다. 이런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업계 종사자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철강자원협회는 이 같은 과제 해결에 노력하고, 업계의 성장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하여 IT나 AI를 통한 철스크랩업의 산업적 토대를 재확립하고 업계의 투명성을 높여 나갈 발판을 다져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철스크랩업계의 시선이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 세계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협회에서는 이미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인접 국가들과의 정기 교류를 통하여 국제화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청장년분과위원들을 국제 교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국제 시황 공유 및 인적 네트워크 강화는 물론 국내 시장 안정화 및 투명성 제고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들이 주도하는 국내 철스크랩 시장의 긍정적 변화는 우리 업계의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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