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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시점 vs 바닥 멀어 … 美·유럽 코로나 방역에 달렸다
저가매수시점 vs 바닥 멀어 … 美·유럽 코로나 방역에 달렸다
  • 윤성칠 브이아이금융투자 원자재부문 애널리스트
  • 승인 2020.03.20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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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E워치]

중국 코로나 확산세 꺾이며 낙폭 제한
경기부양기대로 반등 전망도 나와
코로나 2라운드 사태 美 유럽시장 덮쳐
방역 붕괴 땐 추가 하락 불가피
코로나 향방에 내몰린 비철시장

고민이 깊어진다. 코로나19 우려로 비철금속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참여자들이 신규 시장 진입에 주저하고 있다. ‘지금이 저가매수 시점’인지, ‘아직 바닥이 멀었는지’ 판단할 수 없다.

지금의 하락세에는 유가폭락과 WHO의 판데믹 선언이 트리거(Trigger)가 됐다. 국제 유가는 지난 9일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OPEC+ 추가 감산 문제를 두고 러시아가 반대하자 사우디는 증산을 선언하며 충돌했고 유가는 무려 24.6% 폭락했다. 이후 다시 올라오긴 했지만 결국 30달러선이 붕괴됐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치킨게임으로 인해 유가가 50달러 아래에서 계속 유지된다면 미국의 셰일가스업체들과 OPEC 산유국 가운데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증산을 예고한 4월 1일까지 극적타결 여지는 남아 있다. 
 

유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비철금속 시장은 선방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대부분 원자재 상품들은 유가 폭락으로 큰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유독 비철금속가격은 크게 빠지지 않았다. 원유와 구리는 경기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유가폭락에도 비철금속 가격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은 이상하다. 

지난 2월 코로나19 우려가 심화되었던 시기 하락 폭을 비교하더라도 차이가 확연하다. 당시 유가와 비철금속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히 달랐다. 비철시장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믿는 구석 때문이다.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고 조만간 정부가 종식선언을 할 것이란 기대감,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노력의 대부분을 부동산과 인프라, 자동차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비철금속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을 시작으로 대부분 국가들이 내놓은 다양한 부양책으로 인해 곧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단기간 내에 안정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가능한 얘기다. 
 

중국이 코로나 정국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반면 중국 다음으로 큰 비철금속 수요처인 미국과 유로존은 정반대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미국내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판데믹 선언을 미루었던 WHO가 결국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 방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1억명 넘는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사망자는 최소 20만에서 최대 1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정도로 지금 미국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특히 미국 의료시스템을 고려할 때 의료 취약층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의 감염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추가 연준을 통해 제로금리를 결정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결국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운용했던 기업어음(CP) 매입기구(CPFF)를 다시 도입하고 백악관도 추가 경기부양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큰 수요처인 유로존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 덕분에 가파른 하락세를 피했던 비철금속은 중국 외 국가들의 상황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추가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키(Key)는 여전히 코로나19 향방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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