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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답 경영시대는 지났다
천수답 경영시대는 지났다
  • 임순태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
  • 승인 2018.07.0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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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주년 특별칼럼 : 스크랩업계에 바란다]

1세대 뿌리내렸고 2세대 성장시켜
3세대들에겐 새로운 도전 기다려
미래 주역들 협회중심으로 뭉쳐야

경영감각은 ‘촉’이나 ‘감’ 아닌
교육과 깊은 고민으로부터 체득
관련법 제도 관한 지식 갖추고
상생 위한 열린 자세 가져야

임순태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

지난날 우리 업계 1세대들이 산업의 주류가 아닌 생계의 수단으로써,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자리를 지켜 주신 덕분에 오늘날의 철스크랩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첫째, 철스크랩은 아직도 폐기물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서 수집 및 운반상의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철스크랩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 예전보다 취급이 자유로울 수 있게 되겠지만 모든 철스크랩이 당연히 순환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업자가 요건을 갖추어서 환경부에 신청을 하여 개별 사업자별로 취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분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지난 6월 18일자로 순환자원 인정 사업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생하였는데 이 사례를 참고해 봐야 할 것이다.

둘째, 그린벨트 등 철스크랩을 적치할 수 없는 곳 등에서 허가 받지 않고 운영되는 사업장에 대하여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즉시 폐쇄 또는 이전 명령을 내리고 특별관리지역에 대한 원상복구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각 사업장에 대하여 폐기물 재활용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분진, 소음, 악취 등 환경오염 유발요인으로 인해 민원 발생의 소지는 없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셋째, 철스크랩업은 세무적으로 투명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10월부터 부가가치세매입자납부 특례제도가 시행되고 있어서 사업자간 거래에 대해서는 부가세 측면의 문제는 원천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없어졌다. 그러나 자원의 최초 발생단계 또는 비사업자와의 거래는 의제매입제도를 준용하고 있지만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가공거래 또는 허위거래로 추정되어 부가가치세를 추징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고, 단 한 번의 세무조사 및 추징으로 오랫동안 생계를 유지해 오던 사업을 접어야 될 정도로 치명적일 때가 있다.

◇ 행정 세무 사각지대 ... 우리업계 둘러싼 해묵은 과제들

이외에도 우리 업계가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우리 업계는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서 수많은 변화를 겪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관련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결국은 조직의 구성원이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철강자원협회와 스크랩워치가 지면과 인터넷 공간 그리고 각종 세미나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업계 종사자의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철스크랩업계는 마치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천수답처럼 수요 제강사의 구매정책에만 의존해 왔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공급 초과 시장에서는 사업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국내 철스크랩산업이 공급과잉의 수급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거래 관행 및 사업 실태에 대하여 자체 점검을 통하여 자정 노력과 경쟁력 강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유통질서를 투명하고 건전하게 확립해야 한다. 세무상으로도 한 점 의혹을 받지 않도록 원천이 불확실한 거래를 회피하고 거래에는 반드시 증빙이 따른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야 한다. 또한 불순물과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업체간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좋은 거래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미래의 철스크랩 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천수답처럼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려서는 우리 철스크랩 업계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생명의 근원인 수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예를 보면, 철스크랩업은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세대간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1세대 창업주들은 사업이 뿌리내리도록 안정을 추구한 반면, 2세대는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을 지향해 왔고, 지금 3세대들은 성장 정체와 수요 감소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철스크랩산업의 지속 성장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우리 업계에도 젊고 유능한 2세들이 가업을 성공적으로 이어 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 경영 2~3세대 주축 새로운 스크랩산업 미래 만들자

이와 같이 산적해 있는 철스크랩업계의 과제를 해결하고, 더욱 더 성장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미래세대인 2~3세대의 젊은 주역들이 철강자원협회를 중심으로 고민하고 협의해서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먼저, 불확실한 미래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경영감각을 갖춰야 할 것이다. 경영감각이란 단순히 “촉” 또는 “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 수많은 고민을 통해 체득한 정확한 이론과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우러나오는 문제해결 능력이다. 문제해결 능력은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사물이나 사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주고자 하는 노력에서 키워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청장년분과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법과 제도에 대해서 관심과 지식을 가져야 한다. 철스크랩은 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규정되어 있어서 수집·운반 및 처분 등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철스크랩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대분류 E,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재생업”으로 분류되어 제조업(대분류 C, D)으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입지문제 뿐만 아니라 사업 활동에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먼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아서 사업 활동을 원활히 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또 부가세매입자납부제도나 의제매입세액공제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지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세금을 추징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업계 동업자간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물론 구매나 판매 부문에서 경쟁을 하겠지만 정정당당하게 거래하고, 법이나 제도와 같이 업계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와 현안에 대해서는 업계 종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그 과실은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한다. 특히 철강자원협회를 중심으로 각자가 가진 역량과 지혜를 적극적으로 모아야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창간 9주년을 맞은 스크랩워치에게도 미래 세대와 함께 나아갈 동반자로서 생생한 현장정보를 가감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고, 철강 및 관련산업의 현안과 이슈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분석, 업계 종사자들의 자질 함양을 위한 계층간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주기를 당부 드리며, 철스크랩산업 발전과 전문언론의 동반성장을 위해 우리 철강자원협회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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