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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
LG경제硏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3.12.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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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은 17일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1. 세계경제전망

선진국 소비가 세계경기 선도

세계경제는 올해 상반기중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2분기 이후 미국의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유로존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세계경기를 주도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연율 3% 내외의 세계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중 출구전략 관련 불안감으로 일부 개도국들이 외자유출과 경기 둔화를 겪었지만 중국경제가 반등하고 미국경기 상승도 지속되면서 세계경기 회복의 흐름을 이어갔다. 4분기 미국의 예산안 관련 협상지연에 따른 성장차질이 예상 되지만 출구전략 부담이 완화되고 개도국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전반적인 경기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와 유사한 3%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2년 미국의 부동산 가격 반등, 2013년 미국 가계부문 디레버리지 일단락 및 유로존 재정위기 부담 축소 등 글로벌 금융위기를 유발시킨 요인들이 순차적으로 해소되면서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안 정도 세계경기 회복의 긍정적 요인이다. 셰일오일 등 비전통원유의 생산능력 증가로 국제유가가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세계경기를 이끌어가는 지역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선진국이 될 것이다. 미국은 금년 중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지, 즉 부채조정이 일단락되면서 가계의 소비 재개여력이 커졌다. 주택가격 상승기조도 내년까지 지속되면서 생산과 고용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유로존도 국가재정위기 부담이 완화되면서 소비, 투자의 점진적 회복세가 예상된다. 금년 중에는 선진국 수요부문 중 건설 및 생산기반 투자, 수출 등이 성장을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소비 증가세가 높아질 전망이다.

출구전략이 경기흐름 바꾸지는 않을 것이나 빠른 성장 제약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크게 높아지기보다는 3% 중반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재정긴축이 세계수요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줄어들었지만 출구전략에 따른 유동성 회수가 세계경기의 빠른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그동안 주춤했던 국제금리 상승추세가 재개되고 개도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상승은 자산가격을 낮추고 소비와 투자 등 전반적인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우려 개도국의 실물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구전략 시행이 세계경기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즉 경기의 기조를 하락세로 떨어뜨리는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양적 완화 축소 시행은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이 뚜렷해지는 것을 전제로 할 것이며 미국이 시장의 기대를 크게 벗어나는 모험적인 정책을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출구전략이 세계경제의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의해 출구전략의 시점과 강도가 결정되는 측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도 세계경기의 회복이 과거만큼 빠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중국은 2000년대 세계경기 회복기에 10% 가까이 성장하며 경기상승을 가속 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성장에 따른 후유증을 축소시키지 못하면 지속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중국정부는 투자확대 속도를 조정하고 인위적인 부양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도, 브라질 등 거대 개도국들도 올해 수준의 부진한 성장을 이어가면서 개도국 평균 성장률은 올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 위험 상존, 교역증대는 빠르지 않을 것

성장률이 높아져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가 개선되는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개도국보다는 선진국 주도, 투자보다는 소비 주도의 경기흐름이 예상되면서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원자재 공급능력은 계속 확대되면서 생산비용 측면에서의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이다. 더욱이 출구전략으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계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성장세가 부진한 국가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재기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상승흐름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 확대 추세는 과거만큼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부터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까지 세계교역물량 증가율은 세계경제 성장률의 약 2배에 달했다. 달러화 기준 교역액 증가율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3배 가까이 빠르게 성장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교역액 증가율이 오히려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9월까지 세계교역 증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소비수요가 회복되면서 이처럼 심각한 교역위축 현상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리밸런스(무역불균형 조정) 현상이 진행되면서 빠른 교역확대를 제약하게 될 것이다. 내년 세계교역 증가율(금액기준)이 두자리 수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들의 고성장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출구전략에 따른 유동성 회수 작업이 진행되면서 선진국의 개도국 직접투자 둔화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 속도가 과거 회복기에 비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선진국 성장의 대외 파급효과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수출중심 성장국가들은 세계경기 상승세를 체감하는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 디레버리지 일단락되며 소비활력 확대

미국은 내년에도 세계경기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주된 원동력은 수요부문에서의 회복여력이 아직 크다는 점이다. 미국의 개인부채는 2008년 1분기 14.5조달러 규모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2012년 3분기 13.5조달러에 이른 후 올해 들어서는 하락세가 멈추었다. GDP 대비 개인부채 비중도 2000년대 이전 추세선까지 낮아진 상황이어서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지는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불안 심리가 다소 완화되면서 가계는 늘어난 소비여력을 바탕으로 소비성향을 높여나갈 가능성이 크다. 기업도 높아진 수익성을 기반으로 투자를 늘려갈 전망이다.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된 정유, 화학부문의 기반설비 투자도 꾸준히 지속되면서 고용을 늘리고 물가 및 경상수지 부담을 줄이는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주택경기가 성장을 이끌어가는 힘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택가격(20개 대도시 기준)이 아직 2006년 피크보다 20% 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반등할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2012년초의 저점 대비 20% 이상 반등했고 지역별로는 과거 정점을 회복한 곳도 있어 추가적인 상승 속도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 .

국가부채 한도와 관련된 불안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세수 확대로 재정적자가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정치적 합의 달성에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오바마 케어 시행과 관련된 혼란 및 부정적 여론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내년초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따른 정치권 갈등과 이에 따른 혼란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다소 높아진 연간 2.6%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불안한 회복 국면

유로존은 올 2분기 이후의 경기회복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남유럽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 전환은 그동안의 임금 및 가격하락으로 기업들이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수요 확대, 유로화 절하를 바탕으로 수출이 유로존의 내년 성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국가신뢰위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소비 및 투자심리도 점차 호전될 전망이다. 독일의 대연정 구성으로 재정긴축의 강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최근 금리 인하에서도 보듯이 전반적인 물가압력 하락으로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기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회복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남유럽 국가들이 경상수지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추가적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주도 부문이 없어 저성장이 길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유로존의 금융부문이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내년 중 단일 은행감독체제의 출범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은행 단일정리체제 및 부실정리기금 등 각국 재정부담이 걸려있는 부문의 합의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국민전선, 네덜란드 자유당 등 유럽의 통합 움직임에 반대하는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해당 정당들이 높은 지지를 받을 경우, 만장일치제로 결정하는 유럽의회의 많은 통합정책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더욱이 최근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금융기관의 대출축소, 디플레이션과 자산가격 하락 등 버블붕괴기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들이 재현되고 있다.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0.7% 내외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일본기업, 엔저에 적응하면서 고용 및 투자 확대

일본은 내년에도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에는 가계부문의 소비가 성장을 이끌었다면 점차 성장주도 부문이 기업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자산가격 상승과 소비심리 호전, 엔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업들은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았는데 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지속되었던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경험 때문이다. 향후 아베노믹스의 약효가 지속되어 수요가 늘고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대되면서 일본기업들은 최근 높아진 수익성을 바탕으로 점차 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가격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변화에 적응해갈 것이다. 고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물가 상승기조가 굳어지게 되면 기업들의 임금인상도 본격화되면서 가계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내년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일본정부가 GDP의 1%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부 양책을 계획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양적 완화 가능성도 크다. 소비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클 경우 일본 정부는 높아진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 효과가 극대화된 올해 보다는 성장세가 낮아지겠지만 내년에도 1%대 초중반의 성장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7%대 중반 성장 유지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지면서 중국경기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 상반기 부동산 및 유동성 규제 등으로 둔화되던 성장세가 은행권 유동성 투입, 인프라 투자 확대 방안 등으로 3분기중에는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4분기 이후 내년까지의 경기흐름은 11월 열린 3중 전회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이다. 중국은 개혁의 전면적 심화를 강조하면서 본격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공표하고 있으며 이는 그동안 중국의 고성장을 이끌어왔던 투자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정부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거품, 과잉유동성, 과잉설비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투자의 90%를 차지하는 지방정부 투자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민간부문에서도 철강, 시멘트, 조선 등 과잉설비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조정이 가속될 것이다. 주택가격 규제 강화로 부동산 투자 역시 상승속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림자 금융 문제 해결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진했던 수출은 다소 회복되면서 내년 성장을 주도해갈 것이다. 중국과 교역비중이 높은 유로존 및 미국의 수요 회복이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 정부의 소득분배 정책에 힘입어 소비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경제 성장률은 올해 7.6%에서 내년 7.4%로 완만하게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 기여도는 내년에 거의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타 BRICs, 본격적인 회복세 어려울 것

인도, 브라질 등 기타 브릭스 국가들은 내년에도 경기가 뚜렷이 나아지기 어려우며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인도는 루피화 가치 절하에 따른 수출회복과 금 수입 규제로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루피화 절하는 다른 한편 수입물가 상승을 가져와 인플레이션 부담을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취임한 라잔 중앙은행 총재는 경기 부양보다는 인플레이션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루피화 평가 절하로 유가 보조금 등 정부 부담이 커져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 경제는 올해에 이어 4%대의 부진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항공기 등 제조업 부문 수출과 월드컵 개최 관련 수요가 늘고 경상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가 선심성 지출을 줄이고 교육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향후 투자 확대 및 외자유치에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인도와 마찬가지로 헤알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정책이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가격하락으로 원자재 수출도 부진할 전망이다. 내년 하반기 월드컵과 총선 이후 재정지출이 줄면서 수요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 브라질은 올 해와 마찬가지로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국제유가 하향세와 미국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장기적 성장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내년에는 성장세가 소폭 반등할 여지가 있다.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나면서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줄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인도, 브라질에 비해 큰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내년에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 등 소비부양 노력도 이어지면서 내수경기가 올해보다 호전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100달러 내외 안정

빠른 공급 확대로 인한 수급사정 개선으로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이 성장 둔화와 통화 약세를 겪으면서 세계석유수요 증가세가 크게 높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반면 세계석유 공급능력은 셰일혁명이 진행 중인 미국에 힘입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에너지 기관들은 비OPEC을 중심으로 세계석유 공급능력이 225만 b/d 늘어날 것으로, 세계석유 수요는 115만 b/d 확대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일부 산유국의 공급차질과 OPEC의 공급조절, 비전통 석유의 높은 생산비용 등이 100달러 내외의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전 소유권을 둘러싼 중앙 정부와 지방 간의 갈등, 수송 인프라 정비 등으로 인한 리비아와 이라크에서의 석유공급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 하락기에 감산 결속력이 강화되는 OPEC의 공급조절도 유가의 하락 압력을 제한할 것이다. 연초에 석유생산량이 910만 b/d였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석유공급 차질이 심화되는 여름 동안 1,020만 b/d로 증산했다가 최근에는 970만 b/d로 감산하는 모습이다. 비OPEC 증산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타이트 오일과 심해유전 등 비전통 석유의 높은 생산단가(배럴당 80~100 달러 정도)도 고유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와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은 서방과의 화해무드 조성으로 완화될 조짐이다. 여전히 이란이 핵 개발을 고수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높출이 수십만 b/d 내에서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출구전략 시행으로 금리상승 재개, 경제충격은 올해보다 완화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출구전략 시행이라는 커다란 흐름이 글로벌 자금여건을 결정하는 가운데, 각국의 차별화된 금융정책이 상대적 통화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세계 경기의 회복기조 속에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1분기 내에는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지금껏 풍부했던 글로벌 유동성 상황도 서서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세에 비해 통화량 증가 속도가 더 빠르던 초과유동성 확장 국면이 마무리되면서 최근 등락을 거듭하던 국제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통화공급 축소로 미국 금융기관의 자산운용이 보수화되는 한편,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으로 다른 통화 대비 달러화 자산의 수익성이 높아 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흥국에서는 자본이 유출되고 미국에서는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투자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이 과정에서 급격히 높아질 경우 신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이탈이 재연될 수도 있다. 특히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 지난 8월 금융혼란을 겪었던 취약 신흥국의 경우 대내 신용버블이 심하고 경상수지가 만성적 적자기조를 보이는 등 단기간 내에 펀더멘털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또다시 자본 유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취약국가들은 금리를 인상하며 자본유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우려가 부각되며 자본이탈이 발생할 경우 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는 순환구조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일부 취약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출구전략의 충격은 올해보다는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및 일본이 통화완화를 지속하는 한편, 경기회복으로 민간 유동성 창출이 늘면서 출구전략으로 흡수되는 유동성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채울 것이다. 출구전략 예상으로 선진국 금융자산은 상황이지만, 향후 협상에서 추가 진전이 있을 경우에는 이란의 원유 수의 가격이 이미 높아져 있어 추가적인 자본유입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지난 신흥국 금융혼란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조정된 점도 개도국에서 추가적인 자본유출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출구전략의 영향은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는 내년 1분기 전후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이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통화완화 기조 지속으로 유로화 및 엔화 약세

각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과 강도가 차별화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이 유동성 환수에 나서는 반면 유로존 및 일본은 통화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 출구전략이 시작되면서 최근 다소 주춤한 달러화 강세기조가 재개될 전망이다. 다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주가지수의 추가상승 가능성이 의문시된다는 점, 부채상한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 등은 달러 강세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유로존은 미국에 비해 경기상승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남유럽 디플레이션 우려를 타개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동성 공급을 연장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적 금리인하 가능성도 있다.

다만 대미수출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약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달러/유로환율은 2014년 평균 1.31달러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엔화는 내년에도 추가적으로 더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세 인상의 영향 및 이에 대응한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이 엔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올해 이미 일본 주식시장으로 해외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도 자본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수요가 올해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단, 엔저가 지속되면서 수출이 호전되고 국제금리 상승으로 소득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는 등 경상수지 개선이 전망되는 점은 엔화 약세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엔화는 내년 평균 달러당 105엔 수준에서 등락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위안화는 출구전략으로 인한 해외자금 유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입수요 확대로 중국의 수출이 점차 회복되면서 내년 연평균 달러당 6.02위안으로 소폭 절상될 전망이다.

2. 국내경제 전망

수출, 소비가 주도하는 완만한 회복

올해 국내경기는 2010년 이후 지속되어 온 하향추세를 멈추고 회복기조를 보였다.

상반기중에는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던 건설투자가 반등하고 정부 재정지 출도 확대되면서 경기를 상승추세로 반전시켰다.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 호전으로 수출이 완만하게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1.9%에서 하반기에는 3.7%로 높아져 연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경기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선진국의 소비수요가 회복되면서 내구재와 IT부품을 중심으로 우리 주력제품 수출이 올해보다 호전될 전망이다. 그동안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수입수요가 크게 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수입수요가 소폭이지만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는 4분기 우리 수출의 활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세계교역이 과거만큼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올해와 같은 심한 위축에서는 벗어나면서 우리 수출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소비성장세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제유가의 하향안정으로 수입부담이 완화되면서 실질국민소득의 확대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내년 중 자산가격의 하향추세가 멈출 가능성이 크며 소비자물가 안정도 지속되면서 소비여건이 올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높은 가계부채 부담과 고령층의 소비성향 저하 등 구조적 제약요인으로 인해 소비증가 속도는 완만할 것이다.

원화절상이 회복속도 제약

내년 국내경기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원화환율일 것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높은 경상흑자와 원화절상 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기업들이 지속되는 엔저에 적응하게 되면 그동안 높아진 수익성을 바탕으로 점차 가격경쟁의 강도를 높이고 설비투자도 늘려나가게 될 것이다. 세계 주요 통화중 원화가 가장 높은 절상추세를 기록하면서 우리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과거에도 원화절상은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우리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수출이 경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과거 회복기에 비해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던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지만 이는 올해 미루었던 투자가 재개되는 데 따른 효과가 크며 추가적인 신규투자 활력은 높지 않을 것이다. 올해 수출과 내수부진으로 기업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원화절상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국내투자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다. 지난 3년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건설투자도 정부의 주택공급 축소방침과 SOC 예산 감소 등으로 내년에는 다시 활력이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 국내경제 성장률은 3.7%로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위축되었던 데 따른 반등효과가 크다. 전기대비 경제성장 속도는 올해 연율 4% 내외였지만 내년에는 3%대 중반으로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중기적으로도 우리 경제가 평균 4%대 성장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 다소 호전되면서 민간소비 3% 내외 회복

수요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꾸준한 회복이 예상되나 회복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의 소득여건은 호전될 것이다. 수출증가 및 교역조건 개선 등으로 수출부문에서의 소득창출 효과가 커질 것이다. 고용회복세가 유지되는가운데 물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소비를 제약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소비성향 저하였는데 내년에는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다. 유럽 재정위기 및 출구전략과 관련된 개도국 금융불안 등 심각했던 리스크 요인들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격의 하향추세도 멈출 가능성이 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층,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소비성향의 하락현상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순환적 측면에서 소비성향이 다소 호전될 여지가 있지만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의 소비성향 저하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수준이 높아지면서 저축에 대한 유인이 커지는 가운데 부채가구의 부담도 확대될 것이다. 원금상환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상환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의 소비긴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증가율은 올해보다는 높아지지만 경제성장률에는 다소 못미치는 3%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설비투자, 심한 침체에 따른 상대적 반등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출과 내수 부진에 원화도 절상되면서 기업수익성이 크게 하락해 투자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출구전략과 관련된 세계경제 리스크 및 국내 기업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결정을 미루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설비투자 여건은 올해보다 호전될 전망이다. 세계 및 국내경제 회복흐름으로 기업 투자유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일시적인 혼란이 있겠지만 전반적인 불확실성은 올해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설비투자계획조사(한국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이나 항공, 통신 등 내수기업들이 내년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철강, 석유화학 등 과잉설비 부문의 공급조정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 기초화학 기업들은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각각 32%, 14%씩 줄일 것으로 조사되었다.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그 동안 미루어두었던 투자를 집행하는 데 따른 반등효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기에는 제약요인이 크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으로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원화절상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국내보다는 해외에 투자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주택공급 축소로 건설투자 부진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 수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으나 추세적 회복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는 시행이 미루어졌던 건설공사가 올해 집중되었고 경기부양을 위한 SOC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높지만 건설수주는 부진한 상황이다.

내년 주택가격 하향추세는 진정될 전망이다. 수년간 지속된 주택투자 감소로 공급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올해의 주택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공급부족 상황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취득세 인하 등 주택경기 부양책의 효과도 가시화되면서 주택경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민간부문에서는 주택공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주택건설 투자는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주택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공공부문의 주택공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공공분양주택의 공급물량을 기존의 연 7만호에서 2만호 이하로 축소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신규 인허가 물량을 1만호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올해 증가세를 보였던 토목건설투자도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행복도시 건설이나 동계올림픽 인프라 건설 등 대규모 토목건설계획이 예정되어 있지만 전체 SOC 예산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내년 SOC 예산안은 올해 추경 규모 대비 6.8% 감소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4년에는 주택공급의 조정과 토목건설 부진으로 1%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 회복, 빠르지 않을 전망

수출은 올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EU 지역에서 자동차 및 전기전자 부문의 수입수요가 하반기 이후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 선진국의 소비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세계교역이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선진국내 제조업 생산이 개도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일부 대체하면서 내구재 생산 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상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리밸런스, 즉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무역불균형 조정의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입수요 증가 효과가 과거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원화절상 효과는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화 1% 절상시 수출은 0.5%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어 내년 중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감소 효과가 2~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원화강세에 따른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엔화약세에 따른 영향도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본기업들이 엔화약세에 점차 적응해가면서 수출단가 인하 및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 수출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다. 내년 우리 수출 증가율은 6%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흑자 400억 달러 규모

상품별로 보면 반도체, 휴대폰 및 관련 부품 등이 우리 수출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휴대폰은 선진국 경기호전에 따른 대기수요와 개도국 중산층 수요 증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대 등으로 내년에도 호조세를 보일 것이다. 반도체는 휴대폰 부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경쟁기업들의 과잉생산능력이 조정되면서 가격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철강 등 세계적 공급과잉이 조정되지 못하고 있는 장치산업의 수출부진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철강, 섬유의복 등은 원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는 세계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엔화약세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증가세가 제약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수준인 68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내년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내년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가격탄력성이 낮은 원자재 수입비중이 전체의 60%를 상회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원자재 수입은 감소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수지는 내년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상흑자 규모를 줄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환율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서비스수지 흑자를 이끌어 온 해외건설도 저가수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최근 들어 수주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4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 서비스 중심으로 취업자수 증가

올해 경기가 부진했던 데 반해 고용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취업자수 증가는 지난해 44만명에 이어 올해에도 38만명에 달해 2000년대 평균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 된다. 노후대비 부족에 따른 은퇴연령층의 노동시장 잔류,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관련 일자리 증가 등이 고용을 이끌고 있다.

내년에도 40만명 이상 취업자가 순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 고용이 늘어날 여지가 있으며 도소매, 유통 등 소비 관련 업종에서도 고용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취업자 수 증가의 절반 가량을 기록한 보건 및 사회서비스업 및 공공부문이 내년에도 고용확대를 주도할 전망이다. 교육부의 ‘초등학교 돌봄교실’, 보건복지부의 노인돌봄서비스 등 정부의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선택적 일자리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고용증가에 기여할 것이다.

고령 노동자들의 노동공급이 늘면서 50대 이상 고용이 취업자 증가를 이끌어 가는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기대수명 연장과 부족한 노후 준비 문제로 고령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남아있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50대 고용률은 70%에서 75%로 1년 사이 무려 5%p나 높아진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용근로 일자리에서도 고령층 취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에 비해 고용증가가 더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전반적인 노동 생산성이 둔화되고 고용의 질이 낮아지는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취업자 증가가 수요확대 때문이 아니라 은퇴연령층의 노후대비 부족에 따른 노동공급 증가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2% 초반의 안정세 지속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 내외에 그쳐 2000년대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반적인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및 원화절상으로 수입물가가 떨어졌고 농산물 공급 확대로 일차산품 가격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경기가 다소 풀리면서 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기상 변동성 확대를 고려할 때 올해의 기상여건 안정은 이례적 현상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가축 사육두수 확대, 일본 방사능 우려 등 올해 일차산품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던 요인들이 내년에는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공요금도 인상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다만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및 원화절상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경기가 회복되더라도 4% 이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어 총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갭이 내년에도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다는 높아지겠지만 연간 2%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금리상승으로 자금조달 부담 확대

미국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서도 국내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이 부각되면서 해외자금 유출현상이 심각하지 않았다. 내년 중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 되더라도 국내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으로 인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시중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인 유동성 확대와 경제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크게 확대되었던 채권수요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기호전으로 자금수요는 제한적이지만 올해에 비해서는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국고채의 경우 미국 금리 상승 및 달러화 강세 전망, 높아진 원화가치로 인한 환차익 기대 감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내년 상환물량 증가 및 적자국채 발행 확대로 국채발행 규모가 크게 늘면서 국고채 금리 상승요인이 될 것이다.

회사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기업 자금조달 여건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기업의 자금수요는 증가할 것이나, 국채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의 상대적 매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실기업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자금공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거시경제 여건에 비해 기업 경기가 더디게 개선되면서 일부 취약 기업의 신용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

그 경우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한편 기업 간 자금조달 여건의 차별화 현상도 심화될 우려가 있다.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신용 스프레드는 올해에 비해 축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완만한 경기회복세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물가 상승세도 높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함으로써 경기부양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달러당 평균 1,030원 전망

원화 강세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 출구전략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며 원화강세를 이끌 것이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아 원화 강세에도 수입이 크게 늘지 못하면서 환율 변화에 따른 경상수지 조정이 더디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원화강세와 경상흑자가 공존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출구전략 시행 전후에는 일시적으로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전망으로 글로벌 투자 수요가 달러화 자산으로 몰리면서 원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의 체질이 여타 신흥국에 비해 양호한데다 미국 주가지수 등 선진국 자산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년간 크게 늘었던 외국인 채권투자가 향후에는 순유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유 채권을 대거 매도하기보다는 만기도래분의 재투자를 줄이는 방식의 완만한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원화 강세 압력이 자본수지 측면에서 다소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내년 평균 달러당 1,030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3. 맺음말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통화정책은 당분간 확장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성장속도가 4% 이하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도 2% 내외로 안정되면서 통화정책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상반기 중 물가상승률이 1% 내외에 머문다면 정책금리를 한차례 인하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가가 목표하한선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상황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은 물가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낮출 수 있다.

2014년 정부예산안에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올해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 재정정책은 내년에도 확장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쳐 당초 계획보다 재정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추가적인 재정수요를 최소화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미 재정 균형 시점이 4~5년 늦추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기 성장세가 한 단계 낮아졌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적정 세수기반 하에서 중기적인 재정지출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원화의 빠른 절상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어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IMF나 미국 등 외부의 시각에서는 원화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 규모도 적정수준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국제적인 갈등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방적인 원화절상 기대심리를 막는 차원의 시장개입은 필요 할 것이다. 자본유입이 크게 늘어날 경우 자본유출입 안정화 방안의 강화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주택가격 부진 속에 전세가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주택정책 방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의 주택정책 방향은 공급을 줄이고 가격 상승 및 거래확대를 유도해 하우스푸어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목적이 크며 전세가격에는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공급조절 정책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공급 축소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정한 규모의 주택공급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유지하여 장기적으로 주택보유 부담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전세에서 월세 전환은 추세적 요인이 되고 있어 임차가구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임대료 보증제도 도입, 주택 임대관리업 활성화 등 월세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경기회복 및 자산가격 상승 움직임 등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우려가 있는 만큼 가계부채 안정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LTV, DTI 등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를 유지하고 제2금융권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저소득, 저신용 취약계층에 대해 프리 워크아웃 등 기존 제도의 유효성을 높이고, 국민행복기금 수혜자들에 대한 채무재조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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